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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월생 Jun 11. 2023

모르고 살면 손해 볼게 분명한

오늘의 책 [설득의 심리학]

무려 20주년 개정보증판, 전 세계 500만 부가 팔린 아주 아주 대단한 스테디셀러이다.

이 개정보증판에는 시대의 흐름과 기술 변화를 반영한 새로운 내용들이 대거 추가된 만큼, 이미 읽었던 사람이라도 읽어보길 권하고 싶다.

이 책을 처음 접했을 때, 그저 공감만 하면서 읽었는데 좀 더 많이 어른이 된 지금 읽어보니 나도 어느 정도는 설득 원리를 이용하며 사람을 대해왔고, 동시에 이런 원리에 여전히 속고 있기도 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5년에 한 번씩은 꼭 읽어볼 책으로 한번 더 기억해 둬야겠다고 이 책을 덮으면서 다짐했다.

모르고 살면 몹시 손해이니, 남은 생을 설득하는 쪽으로 살고 싶다면 이 책을 읽고 익히길 추천하며, 독후감을 시작해 본다. 


부채의식을 수반하는 상호성이라는 강력한 특징은 인류 문화 전반에 널리 퍼져 있다. 사회학자 앨빈 굴드너와 동료 연구진은 집중적인 연구를 통해 모든 인간 사회가 상호성 원칙을 따르고 있음을 밝혀낸 바 있다. 상호성 원칙은 모든 사회에 널리 퍼져 있으며 거의 모든 종류의 교환관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사실 상호성 원칙에서 비롯된 고도의 부채 시스템은 인류 문명의 독특한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저명한 인류학자 리처드 리키는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핵심을 상호성의 체계에서 찾았다. 그는 우리가 인간으로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선조들이 ‘의무감으로 이뤄진 명예로운 네트워크 안에서’ 식량과 기술을 공유하는 방법을 배웠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문화인류학자들은 이 ‘부채의 거미줄’을 인류만의 고유한 적응 메커니즘이라고 평가한다. 그리고 이 메커니즘을 통해 분업,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의 교환이 이루어지고 상호의존성이 발달하며 개인을 매우 효율적인 단위로 묶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부채의식의 상호성이 인류 문명의 특징이라는 시선은 정말 기발하다.

이 미래지향적 의무감이 네트워크라는 이름으로 엮여 서로 간의 협력을 가능하게 만들었다는 것이 사회 전체에 엄청난 이익으로 작용되어 왔다는 사실은 이 책에 적혀있어 처음 알게 되었고, 생각해 보니 정말 그랬다.

인간 사회에서 상호성 원칙이 상당한 경쟁적 우위를 차지하게 해 준다는 사실을 학습받은 사회 구성원들은 자연스럽게 상호성 원칙을 따르고 신뢰하게 된다는 사실이 재밌었다.

파렴치함. 배은망덕함. 무임승차자. 같은 말을 듣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상호성 원칙을 지지하는 문화적 압력에 맞서는 것이 어려워서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부채의식은 인간에게 불편한 감정이라는 말은 정확했다.

호혜적 관계가 필수적인 사회이기에 누군가에게 신세를 지면 불편한 느낌이 들게끔 조건화되어 있다는 말에, 인간 역시 로봇과 비슷하게 어느 정도는 세팅되어 있는 존재인가? 싶은 생각이 들기까지 했다.

한 가지 충고를 한다면, 호의를 베풀고 그로 인해 감사를 받을 때는 너무나 흔한 말로 호의를 별것이 아닌 것으로 만들어 상대방에게 상호성의 의무에서 벗어나게 해서는 안 된다.
예를 들어 ‘대단한 일도 아닌걸요’, ‘괘념치 마세요’, ‘누구에게라도 그랬을 거예요’와 같은 말은 하면 안 된다. 그 대신 ‘입장이 바뀌었다면 당신도 제게 똑같이 해주었을 거예요’와 같은 말로 보답에 대한 의무감을 남겨 놓으라고 권하고 싶다.
그렇게 받는 보답이 상당할 수도 있으니 말이다. 

이 챕터에서 가장 기억하고 싶은 말.

'너라도 그랬을 텐데'라는 말을 해주라는 것. 이 저자의 똑똑함에 한번 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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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득의 심리학은 기존의 방식으로 의미 있을 내용들을 필사해 독후감을 적어 내려 가기엔 그런 내용이 한두 개가 아니었다.

책의 내용이 많기도 하고, 그 내용들이 전부 증명된 알찬 것들이어서 위의 방식으로 쓰자니 끝이 없지 싶었다.

이 방식의 독후감으로 브런치를 쓸 수 없음을 알고는, 남겨두고 싶은 내용을 읽고도 그대로 지나 보내며 그저 계속 읽었다.


책은 다양한 연구 사례와 설득의 원리 그 자체를 제시하며 우리가 얼마나 타인의 말에 영향을 받는 존재인지 알려준다.

흔한 사례를 통해 알려주고 있어서, 그 원리에 내 삶을 적용시키는 것이 어렵지 않았다.

상호적인 관계에서 보답의 의무를 갖는 상호 연대성 원리.

선택한 행동이나 결정을 지속하려고 노력하는 약간의 의지력 원리.

불확실한 상황에서 타인을 모방하려는 사회적 증거 원리.

자신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더 많이 긍정하게 되는 좋아함 원리.

권위 있는 전문가의 의견일수록 순응도가 높아지는 권위 원리.

한정적이거나 얻기 어려울수록 원하게 되는 희귀성 원리.

위의 설득의 원리들은 단순히 문장으로 읽으면 와닿지 않을 수 있지만 사례를 읽어보면 놀랍도록 정답이다. 사람이 이토록이나 다루기 쉬운 존재였던가 싶으면서도 나 역시 위의 원리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는 인간이라는 사실을 책을 보면서 깨닫게 된다.


마케팅과 영업 업무에 종사하지 않더라도 누군가에게 부탁하거나 설득해야 할 상황은 자주 존재한다.

부탁받거나 설득되어야 하는 상황도 마찬가지이다.

포인트는 그런 상황에 놓인 줄도 모르고 자동적으로 긍정의 답을 하게 되는 경우가 사람에게 생각보다 아주 자주 발생하게 된다는 것이다.

타인의 혹은 기업의 설득의 기술에 걸려드는 때가 말이다.

아마 이 책을 읽지 않는 사람이라면 평생토록 자신이 설득을 당했다고 여기지도 않을 것이다.

그게 그들이 하는 설득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이 책을 통해 사람들의 행동을 심리학적으로 이해하는 것을 넘어 스스로에게 적용시켜 설득력을 높인다면 이건 정말 삶의 무기로 사용될 수도 있는 것이라고 확신했다.

타인의 행동을 몇 가지 원리를 통해 예측하는 게 가능하다는 것만으로도, 의사소통에 있어서 굉장히 유리한 지점에 있을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생각보다 사람은 매번 똑똑하고 분명한 결정만을 내릴 수 없는 존재라는 것을 책을 통해 알고 있는 것만으로도 협상에 있어 마음이 편해질 수도 있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많은 사례와 실험들이 위 원리들을 뒷받침 하고 있으니 꼭 한번 읽어 비즈니스에 아니 삶 전반에 유의미한 효과가 있어지기를 바라며, 이젠 이곳이 아닌 나만의 노트에 따로 이 책을 정리하러 가보아야겠다.

위에서 말했듯 적어둘 내용이 너무 많고, 이걸 숙지하지 못한 채로 살면 설득 당할일이 많이 생기게 될 것이 분명하지 싶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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