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월생 Jun 12. 2023

사업을 시작해보고 싶은 사람에게 묻는 질문

오늘의 책 [당신은 사업가입니까]

내가 감히 말하건대, 많은 사업들이 실패하는 가장 큰 이유는 사업체를 시작하거나 인수해 경영하는 대부분의 사업가들이 애초부터 사업가가 되지 말았어야 했기 때문이다. ‘사업가 적합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다양하다. 개인의 성격적 특성이 사업에 적합하지 않거나, 사업가를 열망하는 사람의 재무적 상황, 맡고 있는 일들, 경험 부족 등으로 인해 적합하지 않은 시기에 사업을 시작하기도 한다. 이유가 무엇이든 간에, 문제는 그 기본 가정 안에 도사리고 있다. 당신이 사업가로서의 소질이 없다면, 사업가라는 직업이 당신에게 맞지 않는다면, 혹은 창업 타이밍이 삶의 다른 일들과 잘 맞아떨어지지 않는다면, 얼마나 많은 조언을 들었든 간에 당신의 사업은 악전고투를 거듭하다가 십중팔구 실패하고 말 것이다.

도입부터 매섭다.

애초에 사업가가 되지 말아야 하는 사람이 사업을 하면 무슨 일이 있어도 실패하게 될 것이라는 말은 창업을 하고 있는 사람, 하려는 사람 모두가 이 책을 읽어야 할 이유가 된다.


하지만 책을 읽기에 앞서  이 말을 읽어보길 바란다.

나는 사람들이 듣고 싶어 하지 않을지라도 여지를 두지 않고 거침없이 솔직하게 진실을 말한다. 나는 매우 일반적이지 않은 견해를 주장하기 때문에 내 방식은 사람들의 이목을 재빨리 끌 수 있다. 누군가 내게 뭔가를 이야기한 다음 내 의견을 물을 때면, 나는 보통 이렇게 대답한다. “진짜 답을 원하나요, 아니면 제가 당신의 생각에 동의하길 원하나요?”
그들이 진짜 답을 원하거나 진실을 듣고 싶어 한다는 느낌이 들면, 나는 마음껏 내지른다. 이것이 ‘당신의 이에 낀 시금치’라는 내 철학의 뿌리다. 당신의 이에 시금치가 끼었거나, 코에 코딱지가 붙어 있거나, 바지 엉덩이 밖으로 화장실 휴지가 삐져나와 있다면 나는 당신에게 그것을 일러줄 것이다. 물론 그런 걸 지적하면 처음엔 좀 불편하겠지만 당신에게는 사실을 아는 편이 좋다. 아는 게 힘이라고 하지 않는가? 당신은 당신에게 정보를 주지 않는 사람에게서 조언을 구하고 싶은가? 당신 이에 시금치가 끼었다고 말해주지 않는 사람이 조언해주길 바라는가?

이에 낀 시금치의 존재를 남의 입을 통해서 듣는 것이 낫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어봐도 좋지 싶다.

그런 사람이라면 불편할 테지만, 그럼에도 결국 아는 편이 좋았다고 느낄 테니 말이다.


책에 나오는 개념 중 잡-비즈니스라는 것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사업이 아니라 스스로에게 직업을 만들어주는 것을 저자는 잡 비즈니스라고 이름했다.

본인 없이는 돌아가지 않는 비즈니스를 운영 중이라면 그건 스스로 일자리를 만들어 준 것이지 사업을 하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었다.

너무 많은 사업가들이 1명의 직원, 즉 소유주만으로 구성된 것을 사업이라고 이름한다고 한다. 그들의 성공 확률은 매우 낮은데, 이는 사업체가 본인 없이 매각될만한 사유가 없기 때문이다.

혼자만의 인맥과 재능으로 유지되고 있는 비즈니스라면, 그 사람 없이는 그 회사의 가치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라 사업의 가치가 자본화될 리 없다고 했다.

즉 자본의 가치를 가지며 특정 개인에게 의존하지 않는 것. 그것이 사업이라고 한다. 내가 사업을 위해 일하는 것보다 사업이 나를 위해 일하도록 만들어야 하며 더 많은 이들에게 진정으로 도움이 되는 일이어야 한다고 했다.


사업을 하게 되면 내가 생각할 수 있는 모든 일은 물론 상상한 적도 없던 수많은 일들까지 내 몫이 된다고 한다.

남 탓도 할 수 없고 남에게 맡겨둘 수도 없는 내 일이 말이다.

모든 질문에 대답하고 방법을 찾고 결정하는 것은 자신의 몫이라고.

또 창업하면 누구의 지시도 받지 않아도 될 것 같지만 오히려 '모셔야 할' 사람이 더 많아진다고 했다. 더 많은 사람들을 대응해야 하고 더 많은 사람들이 내 미래와 내 급여에 영향을 미친다고.

조금만 생각해 봐도 당연한 일이다.

다만 그걸 글로 적어놓으니 조금 더 현실을 현실로 받아들이는데 도움이 되었다.


손님이 왕이다는 말을 괜히 나온 게 아니다.

모든 서비스엔 소비자가 있고, 그 소비자가 곧 고객이고 손님이다.

그들이 없으면 사업도 없으니 그들의 역할은 당연히 중요하다.

과외만 해봐도 알 수 있다. 액수와 상관없이 돈을 받고 돈을 주는 쪽과 받는 쪽이라는 관계성이 생겨버리기에 어쩔 수 없이 상사를 대하듯 그들이 원하는 시간에 그들이 필요한 답을 줘야 하는 경우가 있음을 말이다.


책에서는 사업체를 갖는 것이 아이를 갖는 것과 다를 게 없다고 말하고 있다.

"당신에게 어떤 일이 발생하든 당신은 그 아이의 유일한 책임자다."

가장 무서운 말이었다.


사업가가 된다는 것은 일찍이 본 적 없던 최고 난이도의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과 같다. 무엇보다 당신은 당신 돈을 들여 롤러코스터를 손수 만들거나 사야 할뿐더러, 그것을 만들면서도 직접 타기 전까지는 어떤 모양일지 알 수조차 없다. 당신은 롤러코스터가 어느 지점에서 턴을 하고 회전하며 낙하하는지, 또 그 횟수는 얼마나 될지 모른다. 게다가 그것을 타려면 무척 긴 줄에 서서 순서를 기다려야 한다. 또한 롤러코스터를 타자마자 광적인 질주에 대비하기 위해 안전벨트를 매야 한다. 흥분도 있고 두려움도 있다. 아무것도 아닐 수 있는가 하면 타자마자 패닉에 빠질 수도 있다. 롤러코스터는 아무리 잘 만들어도 질주 도중에 고장을 일으킬 수 있어서, 그 안에 갇힌 채 제발 고장 난 부분이 수리되어 무사히 빠져나가길 바랄 수도 있다. 사업이라는 롤러코스터는 세상에서 탑승 시간이 가장 길고 한 번 올라타면 중간에 빠져나올 수 없다는 말은 굳이 하지 않겠다. 

이 책은 주로 응원하기보다는 경고한다.

사업하면 너무 좋으니 사업을 권하는 책들만 보다가 이런 책을 보니 신선했다.

사업을 하고 있다면 따끔하거나 괜히 더 울적해지는 문장이 많을 테고, 창업을 앞두고 있다면 안 그래도 많은 걱정에 걱정이 추가될 수도 있다.


하지만 저자의 모든 말은 결국 이걸 읽는 사람들이 사업으로 다치지 않기를 바란다는 것이 책 마지막 '제정신 체크' 부분으로 또 한 번 알 수 있었다.

이 책을 다 읽고도 어떤 아이디어가 생겨 사업을 벌여보고 싶다면 제정신 체크를 거쳐보라며 31장을 간략한 표로 정리해 둔 것을 덧붙여 놓은 것이다.

사업이 이렇다 겁을 주려는 것도, 하지 말라는 것도 아닌 그저 이 모든 걸 다 알고 시작하라는 말.

이 책을 읽은 모든 독자들이 사업을 통해 망하지 않기를 바라는 저자의 진심이 느껴졌다.


준비하는 데 실패하면 이미 실패를 준비하고 있는 것과 다름없으니 이 책을 다 읽은 후 전체적인 검증을 거치라는 저자의 말은 이 책을 꼼꼼히 전부 읽게 만든다.

사업가가 되고 싶다면 자격이 있는지를 확인해 보는 게 가능한 책이니 읽어볼 것을 추천하며 오늘의 독후감을 마무리한다.

작가의 이전글 모르고 살면 손해 볼게 분명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