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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월생 Jun 10. 2023

[읽는 넷플릭스]_ 승리호

#12

2021년 | 한국
넷플릭스 오리지널
*스포일러 포함

한줄요약 : 한국도 돈만 있으면 만들 수 있는 우주 영화.


나는 이 영화가 사람들에게 굉장히 환영받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개봉 직후 혹평이 더 많았었음에 의아했던 기억이 난다.

화려한 도입부와 달리, 마지막 부분에 한국영화 특유의 기----승---전---결-. 식의 빠른 끝맺음이 조금 아쉽게 느껴지긴 했지만, 그래도 한국에서 이런 영화가 나올 수 있었다는 것에 박수를 보내고 싶었다.

한국식 끝맺음이어서 오히려 이따금 한 번씩 생각나는 영화였기에 [읽는 넷플릭스]를 적기 위해 또 한 번 승리호를 시청했다.


줄거리를 소개하자면 승리호의 배경은 2092년이다.

이때의 지구는 병들어있고, 인류는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아 우주로 눈을 돌려, 위성궤도에 새로운 주거지인 UTS를 건설하는데, 이를 가능하게 만든 사람은 기업인 설리반이다.

그렇게 UTS에 살 수 있는 인류는 단 5%, 설리반의 선택을 받아야 한다.

나머지 95%의 사람들은 하루하루 목숨을 걸고 일을 해도 힘든 세상에서 살게 된다.

이런 시대에서 세명의 주인공은 우주 쓰레기 청소차 '승리호'에서 총알보다 빠른 우주 쓰레기를 치우는 일을 한다는 설정이다.

저마다의 이유로 승리호로 모이게 된 주인공 네 명은 각자의 능력치가 월등해서, 우주 쓰레기 청소계의 원탑으로 불리며 쓰레기를 모으곤 했는데, 어느 날 사고 우주정을 수거하던 승리호 선원들은 그 안에 숨어있던 인간형 로봇 '도로시'를 발견하게 된다.

도로시는 사실 어린아이의 모습을 한 대량 살상 무기였고, 뉴스에서 이를 찾는 모습을 본 승리호 선원들은 200만 달러의 거금을 받고 도로시를 넘겨주기로 한다.

하지만 알고 보니 도로시는 로봇이 아닌 나노봇이 이식된 사람이었고, 설리반의 지구 파멸 계획의 핵심 인력이었다.

도로시를 데리고 있다는 이유로 설리반에게 쫓기며, 각자 원하는 바를 얻을 것인지 인류를 구할 것인지에 관한 선택 사이에서 인류를 구원하기를 선택하게 되는 승리호 선원들.

그렇게 이들이 자신들의 목숨을 바쳐 남은 지구 사람들을 구하게 된다는 그런 내용이었다.

물론 목숨을 잃기 직전에 도로시, 즉 꽃님이의 도움으로 살게 되는 해피앤딩이다. 


유쾌하고 짧게 집중해 볼 수 있는 영화.

물론 마지막 갑자기 주인공 모두 가득 가지게 되는 인류애가 갑작스러울 수 있지만, 인간은 막상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되면 모순적으로 타인을 돕게 된다고 하니 영 말이 안 되는 일도 아니라고 생각된다.

또 지구가 멸망 직전일 때, 오염되지 않는 곳의 개발을 성공한 기업은 돈을 벌게 되는 것이 아니라 '신' 그 자체가 됨을 보여주는 건 정말 현실성 있다고 생각했다.

이 영화를 보고 자연스럽게 우주 개발에 힘쓰고 있는 기업가 일론 머스크가 떠올랐다.

물론 그가 이 영화의 설리반이라는 악역처럼 불순한 의도를 가지고 그런 일을 연구하는 것은 아닐 테지만 어쨌든 기업이 그 일을 해내면 그때부터 해당 기업주는 신격화될 것이 당연하기에 그 자체가 위험이라고 생각된다

뭐, 국가라고 다르기야 하겠냐만 적어도 나머지 95%의 눈치를 조금은 보지 않을까..?


또 SF 영화이지만, 주인공들이 엄청나게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점도 좋았다.

그저 발전된 기술을 사용하는 인간이었고 여전히 노동자였다는 시각이, 오히려 독특한 설정이라고 생각되었다.

스토리 전개는 어쩌면 조금 작위적이고, 신파 코드에 호불호가 갈릴 수 있지만 우주와 신파를 결합한걸 한국영화가 안 하면 또 누가 할 수 있을까 싶다.

한국영화는 늘 그렇듯 정 있는 연출을 정겨움과 어울리지 않는 장르에 추가해 한국식의 영화산업을 발전해나갔으면 싶다.

우리나라에서 이렇게나 스펙터클한 우주영화가 나왔다는 것은 그 자체로 환영할 일이라고 생각된다.

승리호를 기점으로 더 다양한 장르의 한국 영화에 투자 가능성이 생기지 않았을까 기대해 본다.

우리나라도 돈만 있으면, 이런 영화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그런 영화였다는 평을 끝으로, 오늘의 읽는 넷플릭스를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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