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으면서 배우고 쓰면서 성장하는]
나는 현재 '초록우산 재단'에 월 1만 원씩 후원을 하고 있다. 1만 원이라는 금액이 큰 금액은 아니지만 아직 학생인 내 입장에서는 큰 금액을 정기적으로 후원하기는 쉽지 않았고 그래서 만원이라도 후원을 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이들을 위해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고 싶은 마음에 시작했다. 그리고 이제 1년 정도 넘게 한 거 같다.
내가 이런 기부와 사회 기여 관련해서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던 것은 특정 계기가 있었던 것은 아니고 부모님의 영향을 크게 받았던 거 같다. 누구보다 이타적이고 헌신적인 부모님께 교육을 받다 보니 남을 돕는 것에 있어 자연스럽게 생각이 자리 잡게 되었던 거 같다.
하지만 '남을 돕는다'라는 것은 아직까지 너무나 막연하고 구체적이지 못했고, 단순히 유니세프, 초록우산 재단과 같은 큰 재단을 통한 기부 혹은 봉사활동과 같은 것 이외에는 '남'을 도울 수 있는 '효율적인' 방법들에 대해 고민을 해본 적이 없었다.
"무분별한 선행은 오히려 무익할 때가 많다."
<냉정한 이타주의자 - 23page>
선행이라고 하면 모든 것이 좋을 거라고 생각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사실관계를 따지지 않는 무분별한 선행은 무익하고 오히려 해로운 경우가 있다. 그리고 냉정한 이타주의자라는 책에서는 플레이 펌프라는 사례를 통해 효율적인 이타적인 행동에 강조를 하고 있다. 플레이 펌프는 회전 놀이기구 "뺑뺑이"와 펌프를 결합시켜 아이들이 기구를 돌릴 때 발생하는 회전력으로 지하수 물탱크까지 끌어올리는 펌프이다. 당시 이 아이디어는 화제를 끌었고, 개발한 트레버 필드는 적극적으로 많은 가난한 나라의 해당 기구를 설치하였고 '세계은행 시장개척상'이라는 큰 상을 받을 정도로 사회적인 영향력을 펼쳤다. 하지만 플레이 펌프의 명성은 오래가지 못했고, 실제 설치한 나라에서 끊임없이 문제가 발생했다. 실제 아이들의 놀이기구의 역할을 할 수 있었다던 플레이 펌프는 물을 끌어올리는 동력을 공급하기 위해 쉴 새 없이 힘을 가해 돌리다 보니 아이들은 금세 지치고 심지어 플레이 펌프를 타다 다리가 부러지거나 구토 증세를 보인 아이들도 많이 있었다고 했다. 플레이 펌프는 점점 아이들의 놀이기구가 아닌 노동기구가 되어버렸고 여자들에게는 모욕적인 일거리로 변하게 되어버렸다.
플레이 펌프는 처음에는 사회적으로 혁신적인 제품이라 불리며 많은 붐을 일으켰지만 당시 상황과 제품의 효율성 등 사실관계를 따지지 않은 결과는 참담했다. 이처럼 적절한 피드백이 없는 상태에서 이타적인 행위는 실제로 남한테 득이 되는지 실이 되는지 알 수 없다. 또한 내가 지금 하는 이타적인 행위가 과연 가장 효율적인 방법인지에 대한 고찰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남을 도우려 할 때 돈을 '잘' 쓰는 것과 '가장 잘' 쓰는 것의 차이는 어마어마하다. 그렇기 때문에 '이 사업을 시행하는 게 돈을 가장 잘 쓰는 일일까?라고 묻는 데 그칠 게 아니라 ' 이 사업을 시행하는 게 돈을 가장 잘 쓰는 일일까?'를 물어야 한다."
<냉정한 이타주의자 - 78page>
"방치된 분야를 더 찾아 더 집중적인 노력을 쏟는 것은 우리의 직관에 반하는 이처럼 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바로 그 이유 때문에 널리 알려진 영역에서는 큰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 수확 체감의 법칙을 감안해 상대적으로 자원이 덜 투입된 분야에 집중해야 더 큰 효과를 누릴 수 있다. "
<냉정한 이타주의자 - 98page>
'기부'를 하는 활동 자체는 너무 좋다. 하지만 내가 하는 '기부' 역시 점검을 할 필요가 있다. 많은 사람들이 자선단체에 기부를 진행할 때 티브이에 나오는 영상 혹은 팸플릿을 보고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이런 결정이 틀리거나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누구나 내가 하는 '기부'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도움을 받기를 바랄 것이다. 그래서 최소한 내가 기부하는 곳이 정확히 어떤 기부활동을 하고 실적을 남기고 얼마나 큰 부가가치를 내는지에 대해서는 알고 기부를 진행하다면 같은 금액이라도 수십 명, 수천 명의 목숨을 더 구할 수 있다.
또한 많은 자선 단체에서 하는 캠페인 활동이나 홍보들은 사람들이 주목할 수 있는 주제나 사연으로 진행하기 때문에 단순히 '동정'과 단편적인 스토리에 기부를 진행한다면 더 많은 부가가치 높은 기부 활동을 포기한 셈이다.
사실 기부라는 '행위'에 대해서는 평가를 진행할 수 없지만 기부를 통한 '결과물'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평가를 할 수 있다. 그러니 기부에 있어서 '부가가치' 측면을 항상 고려하며 결정을 가져가야 한다.
"어떤 행위의 잠재력을 평가할 때 '그런 일은 절대 일어날 리가 없다'는 이유로 묵살하면 안 된다. 지금은 상식이 된 대다수의 윤리적인 관념들도 과거에는 매우 급진적인 것으로 간주되었다."
<냉정한 이타주의자 - 136page>
우리는 대게 추측과 예측을 통해 의사결정을 많이 가져간다. 하지만 현재와 같은 급변하는 세상 속에서 우리의 예측과 실제는 많이 다른 경우가 많다. 그래서 단정을 짓는 결정은 매우 위험한 행위 일 수 있다. 그리고 이 부분은 선행의 측면에서도 똑같이 적용된다. 어떤 행위나 일에 대해 가능성을 닫아둔다면 큰 기회를 놓치거나 위기가 찾아올 수 있다. 그래서 어떤 행위에 있어 가능성을 열어두면 해당 행위가 일어날 확률이 낮다 하더라도 일어날 경우에 그 파급력이 크다면 과감히 투자나 행동을 옮길 필요가 있다.
선행을 하는 많은 사람들은 세상을 올바른 방향, 좀 더 나은 세상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일 것이다. 그래서 더더욱 열정을 가지고 삶을 살아갈 것이다. 하지만 정말 세상을 바꾸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턱대고 시작하는 열정보단 부가가치, 데이터, 지표를 따지며 세상을 제대로 바라보는 '냉정함'이다.
나 또한 단순한 '열정'과 '동정'만으로 선행을 했던 경우를 많이 반성하며 올바른 '냉정함'을 갖추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추가로 이타적인 행동에 있어 올바른 사고와 행동에 대해 더욱 자세히 알고 싶다면 '냉정한 이타주의자'라는 책을 꼭 읽어보기를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