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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athan Mar 26. 2020

누가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는가?

[읽으면서 배우고 쓰면서 성장하는]


평소 관심 있는 분야의 새로운 공부 혹은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는 누구나 열정이 넘치고 의욕이 넘친다.  무언가를 "시작"할 때에는 모두가 동일 선상에서 출발을 하지만 기간이 지속되면서 점점 포기하는 사람들이 생겨나고 결국 끝까지 해내는 소수만이 그 분야의 전문가라 불리게 된다.


나 또한 새로운 공부나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에는 나도 무언가 큰 업적이나 커리어 적인 기록을 남기며 성장할 수 있을 거라는 막연한 확신과 함께 열정을 가지고 시작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열정은 계속되는 배움 속에서 점점 난이도가 증가함에 따라 실패를 맞닥뜨리게 되고, 그와 동시에 "재능"이라는 소음으로  나를 낮추고 남과 비교를 시작하게 된다. 그러면서 "나와 맞지 않다."라는 핑계와 함께 다른 분야, 쉬운 길을 쳐다보게 만든다.


"재능"이라는 소음


어떤 분야든 "인재'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있다. 현재 내가 공부하는 소프트웨어 혹은 공학 분야에서도 영재라고 불리며 어릴 때부터 지속적으로 수학적인 사고력에 두각을 보이며 유명 고등학교, 대학교를 진학하며 자신의 재능을 맘껏 발휘하는 사람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리고 나 또한 그런 사람들을 보거나 같이 대화를 하다 보면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낄 때도 있었다.  그리고 그런 경험을 할 때마다 믿음은 점점 약해지고 "재능"이라는 소음으로 나를 점점 한계를 짓기 시작한다.


그렇다면 정말 "재능"이라는 것이 특정 사람들에게만 존재한 것 일까?


위에 대한 대답은 당연히 No이다.  그러면 한발 더 나아가 왜 우리는 '재능'이 특정 사람들에게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 재능이라는 소음에 자꾸 얽매이게 되는 것일까? 또한 한 분야의 탁월한 전문가들은 자신의 "재능"을 어떻게 신뢰하고 지속하는 힘을 가지고 있는 것 일까?



부정적 신호



여학생들에게 준 부정적 신호

스탠퍼드대학 교수인 스틸과 그의 동료들은 상위권 대학의 학문 수준이 높은 여학생들에게 고난도의 문제를 풀게 하면서 다음과 같은 배경 조건을 제시했다.

"학생도 알다시피 여성이 남성보다 수학을 못한다는 연구에는 논란이 많습니다. 우리는 이 논란을 파헤칠 겁니다. 수학에 좋은 점수를 보였던 당신이 선발된 이유죠."

그리고 고난도의 문제를 던져주면서 같은 문제에 대해 과거 비슷한 여학생들이 형편없는 점수를 받았다는 신호를 보냈다. 물론 그 신호는 조작된 것이다. 학생들의 결과는 어땠을까?

스틸은 상당히 놀라운 결과를 얻었다. 위 도표를 보면 오른쪽에 찌그러진 깡통처럼 눌러진 여학생들의 점수를 볼 수 있다. 신호를 받지 않았을 때는 남학생들과 별반 다를 것 없던 왼쪽 성적과 비교해보면 현저히 떨어졌다. 

<하버드 상위 1%의 비밀 - 128~129 page> 



백인 남학생들에게 준 부정적 신호

"지금 치는 시험은 아시아 남학생들과 경쟁하게 됩니다."

 아시아 남학생들의 수학 점수는 이미 아이비리그에서 평가 기준을 상향시킬 만큼 인상적으로 높다. 이후 여학생과 비교되면서 올라갔던 백인 남학생들의 점수는 아시아 남학생들이 옆자리에 앉자마자 눈에 띄게 떨어지는 현상이 목격되었다. 엘리트로 불리다가 갑자기 더 뛰어난 엘리트와 경쟁하게 되자 점수가 형편없이 떨어지는 것이다.

<하버드 상위 1%의 비밀 - 130 page> 


위 예시는 스탠퍼드 대학교에서 "환경의 신호"로 인한 학업 성적에 대한 실험 결과이다. 위 실험 결과를 보면 알 수 있듯 엘리트라고 불리던 많은 학생들도 본인보다 "더 뛰어난 사람"을 만나고 주변의 부정적인 신호가 끼자마자 학업에 대한 성적이 현저히 떨어진다고 한다. 이 실험은 크게 2가지를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나의 열등감은 누군가에게는 우월감의 원료로 쓰일 수 있다.

"재능"이라 함은 환경적 신호에 재해석된다.


여학생들과 비교되면서 우월감으로 가득 차면서 성적이 올라갔던 백인 남학생들이 본인보다 더 뛰어나다고 판단되는 아시아 남학생들과 시험을 보자 우월감은 열등감으로 변하고 시험 성적이 뚝 떨어졌다.


즉 열등감과 우월감은 상대적인 비교에 따라 달라짐을 알 수 있고, 열등감과 우월감은 환경적 신호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게 된다는 것이다. 또한 이런 환경적 신호에 따라 내가 가진 재능은 제대로 발휘할 기회도 없이 사라지는 것 된다.


이처럼 우리는 "재능"을 논하기 이전에 주변, 그리고 본인 스스로가 주는 환경적 신호를 통제하며 "차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차단"이 되는 순간 자신에 대한 믿음이 생기면서 내가 하고자 하는 공부, 일에 있어 끝까지 물고 늘어지면서 해낼 수 있는 힘이 생겨날 수 있다.



부정적 신호를 받아들이면 편하다

하지만 부정적 신호를 차단하기란 쉽지 않은 과정이다. 인간은 진사회성 동물로써 사람들과의 신뢰와 관계 속에서 생존을 이어갔다.(사피엔스 & 진화의 배신 참고) 그래서 사람들의 "평판"과 "소리"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진화해왔다. 때문에 주변이 주는 신호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어찌 보면 환경적 신호에 민감한 게 어떻게 보면 당연한 부분일 수 있다. 그리고 내 경험에 빗대어 여기서 추가로 한 가지 더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신호를 받아들이면 편하다"라는 것이다. 주변에서 그리고 스스로에게 주는 "나는 이 분야에 재능이 없어", "내 적성과는 맞지 않다"와 같은 부정적 신호들은 나의 부족한 노력에 있어 자기 위로를 줄 수 있는 좋은 핑곗거리가 된다. 그래서 주변의 부정적 신호를 받아들이면 나는 노력을 덜 해도 되고 "재능과 적성"이라는 핑계로 자기 위로를 끊임없이 되풀이하며 포기해도 되는 이유를 만들어 낼 수 있다.  나 또한 부정적 신호를 인정하는 순간부터 노력을 서서히 멈추고 다른 분야, 쉬운 것들에 더 눈이 간 적이 많았다. 하지만 결국 부정적 신호는 어느 분야를 가든 언젠가는 부딪힐 수 있고 그걸 결국 차단하지 못하고 나아가지 못한다면 어느 분야든 지속하기 힘들어진다.  그래서 우리는 "환경적 신호"에 민감하지만 의식적으로 차단을 하며 지속성을 갖춰야 한다.



어떻게 "전문가"가 될 수 있는가



"십여 개에 달하는 과학 분야에서 선정한 백여 가지 서로 다른 사례를 훑는 것보다 한 분야, 예를 들면 암의 발병 원인이나 가난 또는 스트레스를 깊게 탐구함으로써 '과학자처럼 생각하는 법'을 익혀아 한다."

"천재란 없습니다. 만일 세계가 가치 있다고 주목하는 어떤 결과물을 누군가가 만들어냈다면, 그것은 순전히 실용적인 목표 하나만을 끈질기게 추구한 노력에 의한 것입니다."

 <하버드 상위 1%의 비밀 - 212~213page> 


전문가가 되는 방법은 심플하다. 한 분야를 깊게 탐구하고 결과물을 만들 내면 된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한 분야를 탐구하면서 수많은 신호들과 부딪치게 되고, 나보다 뛰어나고 소위 말하는 "재능"이 있는 사람을 만나게 되면 그때마다 한 번씩 움츠리고 권위 있는 주변 사람들이 하는 말에 나의 재능의 의심을 품게 된다. 그리고 그때 오는 부정적 신호를 잘 차단하지 못하면, 결국 스스로 한계를 정해 탐구를 멈추게 된다. 그리고 지속을 멈추는 순간 발전은 없다. (하지만 앞서 계속 말했듯이 사실 "재능"이라 함은 얼마나 오래 지속하고 깊게 고민하느냐에 따라 달린 문제이지. 선천적으로 결정된 것이라고 보기는 힘들다. 만약 그렇다면 학습 장애를 가지고 있던 사람이 어떻게 한 분야의 최고 전문가가 되고, 유명 기업의 CEO가 될 수 있겠는가)


그래서 우리는 재능을 따지기 보단 부정적 신호를 어떻게 차단하고 나만의 긍정적 신호를 만들어 가는 것에 진짜 전문가로 가는 지름길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러니 남 그리고 내가 하는 부정적 신호를 차단하고 의미 있는 목표 하나를 끝까지 노력해본다면 누구든 전문가가 될 수 있다.



P.S 나부터 전문가가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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