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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완 Sep 20. 2023

사회주의학 개론

사회주의의 다양성

개인이 자기 이익만을 위해 사회적 규제를 받지 않고 토지와 자본을 통제하는 상황, 사회주의자는 이런 무질서가 온갖 사회문제를 만든다고 진단합니다. 자기 이익을 위한 규제 없는 소유가 불로소득과 착취, 근로빈곤의 원인이라는 겁니다. 그런데, 모든 사회주의자가 같은 문제해결 방법을 제안하지는 않았습니다.

앙리 생시몽은 하나의 거대한 투자은행이 더 유능한 사람에게 토지와 자본을 투자하며 경제를 움직이는 사회를 그렸습니다. 생시몽은 경제 전체를 하나의 기업처럼 유기적이고 합리적으로 조직하기를 바랐습니다. 생시몽 이전에는 중앙에서 경제를 계획한다는 생각을 내세우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리처드 토니는 구체적인 청사진보다는 윤리를 강조했습니다. 토니는 개인이 자기 이익만을 위해서 아니라, 공공 이익에 부합하게 토지와 자본을 이용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사회가 소유권을 폐지하기 보다는 규제해야 한다고 여긴 것입니다. 이런 생각을 윤리적 사회주의라고 부릅니다.

존 스튜어트 밀은 지대에 더 많이 과세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노동자가 주주들과 똑같이 기업 지분과 경영권을 나눠받거나, 아예 노동자가 기업을 소유해야 한다고 여겼습니다. 훗날 밀의 지대론은 페이비언 사회주의의 이론 기초가 되고, 밀의 노동자 소유 기업은 길드 사회주의로 발전합니다. 적어도 영국 사회주의에서는 마르크스보다 밀의 지분이 더 큽니다.

닐스 칼레비는 국가가 근로시간을 규제하고 산업안전에 개입하는 만큼 경제를 사회화하는 것이라고 정의했습니다. 또한 소득을 재분배할수록 시장경제에서 대중이 생산을 결정할 수 있다고 여겼습니다. 국가 규제와 재분배는 그 자체로 사회주의라는 겁니다. 이런 칼레비의 사회주의관은 스웨덴 사회민주노동당의 이론 기초가 됩니다.

시드니 웹은 지방정부가 자기 지역의 중요한 토지와 자원을 통제하고 중앙정부가 지대에 과세해야 공공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웹은 페이비언 협회의 핵심 구성원이었고, 웹의 생각은 페이비언 사회주의로 이어집니다. 페이비언 사회주의를 지방자치 사회주의라고도 부릅니다.

흔히 사회주의라고 하면 '소유권 폐지'를 떠올리지만, 소유권을 폐지해야 한다는 생각은 사회주의가 나타나기 전부터 유행했고, 모든 사회주의자가 소유권 폐지에 동의하지는 않았습니다. 특히 초기 사회주의자는 소유권 그 자체보다는 소유권을 다루는 방식을 공격했습니다. 사회주의도 사회주의 나름인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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