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씁니다.

주제가 조금 무겁습니다.

by 이완

지금 쓰는 책 원고는 솔직하다. 실제 자살에 실패한 경험을 최대한 떠오르는 대로 썼다. 내 이야기 뿐만 아니라, 여러 언론에서 다룬 과거 자살 사건도 내 방식대로 원고에 옮겼다. 베르테르 효과를 걱정했지만, 솔직한 경험을 공유하는 것이 자살을 예방하는 데에 도움된다는 이야기가 있어서 원고에 실화를 실었다.

"자살에 대해 솔직한 대화를 나누는 것은 자살행위를 장려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자살생각을 하는 사람에게 더 나은 선택의 길을 열어주거나 자살을 하고자 하는 결정에 대해 다시 생각할 기회를 제공한다."
- 국제보건기구, 2019 자살예방 문헌집, 중앙심리부검센터 옮김.

베르테르 효과와 반대되는 '파파게노 효과'도 있다. 파파게노 효과란 대략 이런 내용이다. 언론인이 기사에 자살 행동의 원인이나 대응법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함께 실으면, 자살 예방에 기여할 수 있다. 내 원고는 실화와 함께 청년 자살의 원인과 그 대책에 대해 나름 연구한 것을 공유하는 것이니, 베르테르 효과보다는 파파게노 효과와 가까워질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고 있기는 한데, 걱정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다. '혹여나', '만에 하나'가 자꾸 신경 쓰인다. 위태로운 사람이 많으니까. 어떤 식으로든 사회에 마이너스가 되고 싶지는 않다. 그렇다고 인생을 건 원고를 출간하지 않을 수는 없으니, 원고를 고치는 것도 각오해야 할 것 같다.

우리는 자살에 대해 더 많이 대화해야 한다. 물론, 적절한 방법으로.


사진은 올해 2월 말에 작성한 출간 계약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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