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한국 불평등 수준

출처 : 세계불평등연구소

by 이완


세계불평등연구소에 2024년 불평등 자료가 올라왔다.

세계불평등연구소는 파리 경제학교가 운영하는 곳이다. 파리 경제학교는 유럽 최고의 경제 연구기관이다. 토마 피케티 등 이름 있는 경제학자들이 일부 그랑제콜의 경제 연구소를 통합해서 설립했다. 지금 파리 경제학교의 이사장은 우리나라에도 번역된 저서 '힘든 시대를 위한 좋은 경제학'을 쓴,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에스테르 뒤플로다.

세계불평등연구소는 정기적으로 세계불평등보고소를 발간한다. 홈페이지에서도 분위별로 세전 소득과 세후 소득, 자산과 탄소 배출 등 여러 불평등 자료를 공개한다. 여기서 연구소가 말하는 '세후 소득'은 전체 소득에서 세금을 빼고 현금, 현물 복지를 더한 값이다. 다시 말해, 재분배를 거친 다음에 남은 소득이다.

가장 최근 자료가 2024년 수치다. 여기서는 먼저 각국의 성인을 세후 소득 순서로 줄세운 다음 백등분한다. 그리고 상위 1%와 상위 50% 그룹의 평균을 비교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두 그룹의 평균 세후 소득 격차가 15.5배 수준이다. 미국보다는 작지만, 독일보다는 크다. 유럽에서도 가장 격차가 적은 편인 덴마크는 6.9배 정도다. 우리나라의 절반 이하다.

진보와 보수를 초월해서, 우리나라 정부는 느리지만 꾸준히 재분배를 강화해 왔다. 그 중에는 다소 비효율적인 제도가 많지만, 재분배가 전혀 작동하지 않는 상황은 아니었다. 그런데 2024년에 다시 격차가 벌어졌다. 아무래도 건전재정을 앞세우면서 부자 감세부터 추진한 윤석열 대통령 때문인 듯하다.

물론 모두가 동등한 소득을 가져갈 수는 없다. 완전히 균등한 분배는 매우 불공정할 뿐만 아니라 반사회주의적이다. 그렇다고 모든 불평등이 공정한 것은 아니다. 특히 경제 지대가 초래한 부분은 예로부터 많은 경제학자로부터 부당하다고 비판받았다. 공정한 불평등이라고 해서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니다. 지나친 불평등은 사회통합을 위협할 수 있다. 또한 불평등이 오래 축적되면 기회 격차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어디까지 평등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정답이 없지만, 불평등은 적절히 관리되어야 한다. 사람들의 공정성 감각을 거스르지 않으면서도 사회 문제를 자극하지 않는, 흐릿한 골디락스 존을 찾아야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민주화 이래로 줄곧 근본 없는 작은 정부론에 갇혀 있었다. 지금처럼 정부 예산이 400조, 600조 원으로 증가한 것은 박근혜, 문재인 대통령 시기다. 그 이전에는 200조 원만 넘어도 사회주의 소리가 나왔다. 그렇게 증가한 부분이 모두 재분배에 투입된 것도 아니었다. 이제라도 보다 효율적인 재분배가 필요하지만, 새 정부에 그럴 의지가 있는지 아직 모르겠다.


세계불평등연구소 데이터베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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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불평등연구소의 개념 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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