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범벅이 되게 놀이터에서 뛰어놀아줘서 고마워
오늘은 리한이에게 고마운 게 많은 날이다.
그림 그리고 싶다고 이야기하고 그림 그려줘서 고맙고
놀이터에서 신나게 땀나게 놀아줘서 고맙고
집에 오자마자 개운하게 씻어줘서 고맙고
밥 잘 먹어줘서 고맙고
감사쪽지의 포인트는
단 한 가지를 적어야 한다는 것이라
이 중에 고민하다 고른 최고의 고마움은
놀이터에서 땀 범벅되게 놀아준 것이다.
리한이에게 고마운 점을 떠올릴 때
활동, 운동에 관련된 게 많다.
밖에서 활동하고 움직이는 것이
몸도 마음에도 건강한 것이라는 생각이 크기도 하고
리한이가 유난히 집에 한 번 들어오면
데리고 나가는데 큰 힘이 드는 아이이기 때문이다.
리한이는 예민하고 불안도가 높은 기질이어서
익숙한 환경에서 낯선 환경으로 변화하는 것
아주 작은 변화도 크게 느낀다.
리한이가 좀 더 어릴 때
(지금도 좀 그렇긴 한데..)
차에서 잠이 들었다가
내려야 하는 상황이 되면
극도의 스트레스 반응을 방출한다.
운이 좋게도 '금쪽같은 내 새끼'에서
오은영 박사님이 이와 똑같은 사례를 이야기해 주시면서
예민한 기질의 아이들은
이 작은 변화도 힘들어한다는 걸 알려주셨다.
그래서 리한이를
집에서 밖에 나가게 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
그래서 야외에서 활동하는 것이
매우 고맙다.
동생 어린이집 하원을 위해 함께 나섰다.
한참을 놀다 적극적으로
다른 놀이터로 이동하더니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처음 보는 동생들이나
사람들한테 말을 걸기도 했고
리호랑 놀아주기도 했다.
언덕 위를 뛰어 점프해 올라오는걸 계속 연습했고
리호가 지쳐 집에 들어가자 해도
더 놀고 싶다고 버텼다.
머리도 옷도 땀에 젖은 모습으로
집에 돌아가는데
너무 고마웠다.
밖에서 뛰어놀 줄 아는
마음과 몸이 건강한 아이로 자라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