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인만으로는 고객을 잡아둘 수 없어.
최근 커머스 시장에 관심이 많아졌습니다. 그 이유는 제가 커머스로 이직을 했기 때문입니다. 그 중에서도 최근 제일 관심을 두고 있는 건, 어떻게 하면 커머스에서 충성 고객을 만들 수 있을까 입니다.
아시다시피 국내 여성 패션 커머스하면 생각나는 앱은 3개(지그재그, 에이블리, 브랜디)가 있고, 일반적으로 이 앱들을 이용하는 유저들은 세 앱을 모두 깔아놓고 각 앱에서 상품이나 가격 등을 그때그때 비교하며 구매합니다(제 생각에는 3사 패션앱을 쓰는 유저들은 보세의류나 그때그때 유행하는 옷을 선호하는 편이기 때문에 특정 브랜드나 스타일에 대한 뚜렷한 선호가 없는데 이런 성향이 서비스를 사용할 때도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때문에 각 사에서는 할인이나 쿠폰으로 고객을 끌어오려 하지만 이렇게 만들어진 거래로는 고객과의 충성관계를 유지하기 힘들 것입니다(쿠폰을 안주면 어? 여기 이번달 쿠폰 왜 안줭. 딴데 가야지~ 할거니까). 그렇담 구매가 목적인 커머스에서 대체 어떻게 해야 충성고객을 만들 수 있을까가 궁금하신 분들은 저랑 같이 아래글을 읽어보면 좋을 것 같아요.
아래 글은 Andy Nemes가 쓴 커머스에서 충성고객을 만드는 방법에 관한 글을 번역, 요약한 것입니다. 필요에 따라 일부 불필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날렸습니다.
커머스 시장은 지난 수십년간 꾸준하게 성장했고, 근래들어 꼬로나를 겪으며 특히 더 급성장했습니다. 필수적인 생필품을 판매하는 커머스건, 그렇지 않은 커머스건 분명한 것은 그 어느때보다 고객의 충성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해졌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사람들은 늘 사야할 물건이 있고, 전보다 인터넷에서 상품을 검색하고 상품들을 비교하는데에 더 많은 시간을 씁니다. 그리고 할인에만 의존하는 것은 아마존 같은 거대한 경쟁자들을 대항하기에 충분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잦은 구매 빈도와 거래액, 치열한 할인 경쟁만이 커머스의 핵심은 아닙니다.
높은 구매율 유지는 커머스의 주요 KPI입니다. 그러나 구매와 관련된 접점만 가지고 있다면 고객과의 긍정적인 관계를 유지하기 어렵습니다.
흔히 구매를 하고 나서 받는 포인트[리워드]와 연결지어서 이를 생각해볼 수 있는데, 구매시에만 리워드를 지급하는 것은 (당연하지만)구매를 해야만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애초에 구매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매력적으로 느껴지기 어렵습니다. 이것은 어떻게 보면 충성고객을 만들기 위해 손을 쓰고 있는 것이 아니라, 이미 충성고객이 된 사람에게 보상을 주는 후행조치에 더 가깝죠.
구매에 대한 보상으로만 제공하는 [리워드]를 [구매가 아닌 다른 액션]에도 제공한다면 고객과의 긍정적인 관계를 형성하는데에 도움이 됩니다. 예를 들어, [리뷰를 작성]할 때 포인트를 지급하는 것이 있습니다.
15가지는 좀 많은 것 같긴 하지만... 어떤 의미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합니다. 저 중 몇가지는 사용자가 신경써서 받기위해 노력할 테니까요. 그렇다면 사용자는 네이버의 포인트 제도를 머릿속에 잘 인지하고 있게될 것 이고, 더 자주 방문하고 웬만하면 네이버페이 서비스를 이용하려고 할 것입니다. 그렇지 않은 경우(구매에만 리워드를 지급하는 경우)에는 구매목적이 있는 경우에만 서비스를 찾기 때문에 내가 여기에 포인트가 얼마나 있는지, 있긴 했는지 자체도 잊고 쉽게 다른 서비스로 갈아탈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때문에 로그인(출첵), 친구 추천, 리뷰 작성, 사진 업로드, 설문 조사 같이 부가적인 활동들을 리워드로 장려해서 우리서비스를 자주 방문하게 해야합니다.
정서적인 유대는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고객에 대한 심리적인 공감을 보여주고, 우리가 생각하는 핵심 가치(우리 기업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 고객한테 전달하고 싶은 핵심 가치 같은 것)를 보여줌으로써 고객의 신뢰와 지지를 형성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특정 커머스의 주요 가치가 eco-friendly일 때, 사용한 옷이나 중고 제품을 다시 가져오게하거나 자선단체에 기부한 고객에게 리워드를 줌으로써 고객과의 정서적인 유대를 만들 수 있습니다.
위의 예시는 작년 겨울 진행한 마켓컬리의 캠페인입니다. 해피 컬리 박스는 직접 만날 수 없는 소중한 사람들에게 마켓컬리가 대신 행복을 선물하는 이벤트였습니다. 단순히 음식, 식재료를 파는 것이 아니라 거기에 담긴 소중한 사람이나 나 자신을 위하는 마음, 행복을 판다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마켓컬리의 식재료는 조금 높은 가격군이 형성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마켓컬리를 좋아하는 이유입니다.
미국에서 온라인 쇼핑의 절반은 아마존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그렇다고 우리가 아마존을 똑같이 따라하면 아마존에 대항할 수 있을까요? 충성 고객층 없이 아마존을 따라하려고 하는 것은 아주 위험합니다. 시장에는 아마존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와 비슷한 규모의 경쟁자들(충성 고객을 만들려고 하는) 견제하고 살펴야 합니다.
아마존의 인기 이유는 아마존의 리더들이 구매 편의성이 가격만큼이나 고객에게 중요하다는 사실을 아주 빨리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고객들은 제품 추천, 원스톱 결제, 빠른 배송 같은 아주 훌륭한 이커머스 경험을 기대합니다(ㅜ). 가격이 제일 중요할 것 같은 커머스에서 구매만큼 경험이 중요하다는 사실이 사실 믿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80%에 가까운 미국 소비자들은 속도, 편의, 읽기쉬운 정보 그리고 친절한 서비스가 구매 경험에 가장 중요한 요소들이라고 꼽았습니다. 그중 73%는 고객 경험이 구매를 결정짓는 요소라고 말했습니다.
미국 외의 고객들은 미국 소비자들보다 속도를 더 중요하게 생각합니다(한국은 말할 것도 없을 것 같습니다). 속도는 단순하고 즉각적인 서비스나 빠른 배송을 의미할 수도 있습니다. 몇몇 경우에는, 사람들은 거기에 추가적인 돈을 지불합니다. 40%가 넘는 응답자들 당일 배송에 돈을 더 지불할 생각이 있다고 말했기 때문입니다.
커머스 시장에서 고객의 서비스 인게이지먼트(engagement)는 고객 접점(touchpoint)로 측정해볼 수 있습니다. 인게이지먼트란 사람들이 프로덕트를 사용하는 정도와 방식을 말합니다(책 린 분석 중). 프로덕트에 대한 고객의 심리적인 상태도 포함됩니다.
많은 고객 접점은 고객과 소통할 수 있는 더 많은 기회를 의미합니다. 거래를 높이기 위해서는, 리워드 시스템과 관련해서 고객의 인게이지먼트를 높일 수 있도록 창의적으로 고민해봐야 합니다(네이버 페이처럼요).
가장 오래된 충성 고객 프로그램 중 하나인 [포인트]는 포인트를 주고, 쓰게하는 방법입니다. 좀 더 최근의 접근 방법에서는, 구매뿐만 아니라 SNS 상품 공유, 프로필 채우기, 마케팅 동의 등 다양한 방법으로 포인트를 벌 수 있습니다. 포인트 시스템은 관리하기 쉽고, 빠르게 시행할 수 있어서 빠르게 리워드 시스템을 적용하고 싶은 회사에 적합합니다.
등급 기반 프로그램은 온라인 쇼핑을 즐겨하는 고객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프로그램 입니다. 왜냐하면 이 시스템은 그들이 더 많은 돈을 쓰거나 더 많은 점수를 받음으로써 더 나은 혜택을 얻으면서 등급제 안에서 나아가도록 하기 때문입니다. 높은 등급은 더 많은 특별 서비스와 많은 사람들이 얻고싶어하는 VIP 리워드와 관련있습니다. 등급은 커머스 안에서 지위를 나타내기 때문에 고객들은 그들의 지위를 잃지 않기 위해 부가적인 구매를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끝으로, 등급을 올라가는 것은 고객들로 하여금 적지않은 노력을 필요로 하는데 이것은 고객들이 다른 커머스로 옮겨타기 위해 우리 커머스에서의 혜택을 포기할 가능성이 적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공평 프로그램은 모든 고객에게 조건 없이 베네핏을 주는 것입니다. 공평 프로그램은 당신이 유니크한 서비스를 갖고 있거나 고객들과의 친분을 쌓고 싶을때 좋은 접근입니다. 이런 이유로, 이 프로그램은 쇼핑 경험을 더 즐겁게하는걸 목표로 하거나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는 커머스에게 적합합니다. 고객에게 쿠폰을 뿌리는 게 일종의 공평 프로그램에 해당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커머스는 아니지만 토스 뱅크가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넓히기 위해 2% 이자율을 주는 것도 생각나네요).
대부분의 경우에, 이커머스 회사들은 효율을 극대화하고 특정 KPI를 달성하기 위해 위의 프로그램들이 섞여있는 하이브리드 충성 고객 프로그램을 선택합니다. 이 프로그램은 게이미피케이션(배지나 챌린지) 같은 부가적인 충성고객 로직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온라인 충성 고객 프로그램의 가장 큰 매력은 무료라는 점입니다. 고객은 서비스를 쿠폰과 선물을 공짜로 얻을 수 있는 것으로 바라봅니다. 심지어 이것들을 얻는 것이 그들로 하여금 구매를 하거나 특정 액션을 하게 하는 데도요. 그러나, 만약 정말 잘 만든 커머스가 있고 정말 많은 사람들이 원할만한 서비스가 있다면(아마존 프라임 처럼) 구독 기반 프로그램을 시도해 볼 수 있습니다. 몇몇 사람들은 멤버십을 가입하지 않고 그냥 지나칠지도 모르지만, 가입하는 사람들은 서비스에 더 많이 참여하고, 구독을 최대한 활용할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뱃지, 온라인 챌린지, 복권, 돌림판, 투표 : 게이미피케이션의 형태는 다양합니다. 어떤 방식을 사용하건간에, 목표는 같습니다. 바로 고객들로 하여금 충성 고객 프로그램 더 참여하게끔, 더 재밌게끔 하는 것입니다. 게이미피케이션은 반복된 행동을 장려하기 위한 가치있는 충성 고객 프로그램 요소입니다. 예를 들면, 일주일에 적어도 두 번 이상 로그인한 고객에게 뱃지를 주는 것은 회원들이 정기적을 서비스를 확인하는 습관을 갖도록 합니다.
VIP클럽은 충성고객 안에 있는 틈새 공동체입니다. 초대를 받아야만 들어갈 수 있거나, 돈을 주고 들어갈 수 있습니다. 클럽에 가입한 대가로 인기상품에 먼저 접근할 수 있거나, 클럽 멤버 전용 컨텐츠에 접근하는 등의 추가적인 베네핏을 얻습니다. VIP클럽은 고객들로 하여금 서비스를 계속 사용하도록 동기부여하고, 독점적인 제안과 콘텐츠로 유인합니다.
제가 인상적이었던 것은 고객을 돈(?)으로만 대하면 고객도 우리 프로덕트를 돈(?) 관점으로만 접근한다는 점이었습니다. 금전적 혜택중심으로만 고객과 관계를 형성하면 그 금전적혜택이 없을 때 쉽게 무너지는 것 같습니다. 고객과의 좋은 관계 형성을 위해 어떤 방법들을 시도해볼지, 우리 서비스가 거래를 넘어 진짜 사용자에게 주고 싶은 가치가 무엇인지 한번 생각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결론 :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