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삶의 斷想

산촌의 밤

by 김남웅




달빛에 젖은 나뭇잎 검푸

잎파리 흔들며 도란도란 속삭이는 밤

별빛이 들려주는 동화에든 삽살개는

흐뭇한 미소를 띄우며 꿈나라 갔다


논을 지키느라 서럽게 울던 개구리도

호젓함에 젖어들어들고

하얀 달빛에 벼가 기지개를 켜고

매미의 합창에 호박은 꽃을 피운다


조용히 내려앉은 이슬에 옥수수 한뼘 자라고

밤 별들의 노래에 감자는 꽃망울을 틘다

바람이 버들개지 흔들면 피라미는 물살을 가르고

송아가루 날리는 향기에 달맞이꽃이 웃는다


문득 저 멀리 철수네 백열전구 켜지면

잠들었던 어둠이 물러가고

우리는 소원만큼 만만치 않은 세상에

새가 되어 힘차게 날아가리



(2015년 8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