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고향 안개가 내린 날에는
어머니가 트럭을 타고 배추를 심으러 가셨다
안개가 자욱한 길에서
어머니의 모습이 사라질 때까지 돌아보지 못했다
멀리 장말거리를 지날 때 쯤
가려서 보이지 않는 그곳을 멍하니 바라보면
마음 한구석이 아리고 아팠다
어머니가 그랬듯이 새벽안개 내리는 그 길을 걸어
나는 고향을 떠났다
먹고살기 위해 사람 냄새가 가득한
사람들의 신음이 귓가에 쟁쟁한 그곳으로 떠났다
어젯밤 어머니는 글썽거리는 눈물로
긴긴밤을 보냈고
나는 아직 땅거미가 내린 그 길을 따라
안갯속으로 사라졌다
한참을 뒤따라오시던 어머니의 모습이
안개에 가려진다
얼마나 많은 눈물을 흘렸을까
얼마나 마음 한구석에 짐이 되셨을까
지나온 안개가 어젯밤 어머니의 눈물 같아서
한참을 울먹였다
고향에서 만난 안개는 서로에게 참 아팠다
아팠다는 표현보다는
그리웠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다
안개 너머로 보고 싶은 어머니가 있다
(2016년 9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