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사 옆 전광판
화려한 빛으로
무수히 뱉어내는 세상의 단어들에
눈이 멀고
마음이 멀어
막차를 놓쳤다
서대문을 지나
독립문을 지나
무악재를 고개를 넘는데
뒤따른던 세상의 말은 잠잠하고
고요가 온다
평화가 온다
곧 집인가보다
어둠을 삼킨 달
아득한 서쪽하늘 너머로
홀로 반짝이는 별 하나의 속삭임에
눈을 쏟고
마음을 쏟아
새벽 첫차를 놓쳤다
박석고개를 넘어
연신내를 지나
불광동에 닿는데
나를 향해 달려드는 세상의 빛은
어둡고 시리다
막막하다
이제 곧 세상인가 보다
집에 들다가
세상에 들다가
고요에 들다가
막막함에 들다가
내 안에 나는 하나인데
하루를 사는 생각은 여럿이고
붉은색으로 물들다가
흰색으로 바래다가
노랗게 피다가
갈색으로 지다가
내 안의 나는 하나인데
하루를 사는 빛은 여럿이다
밤을 지나 새벽이 오기까지
첫차를 지나 막차가 오기까지
내 안에 내 빛으로 살고
내 안에 진실한 빛으로 살고
막막한 세상에 들기까지
고요한 집에 들기까지
내 안에 나로 살고
내 안에 진실한 나로 살고
캄캄한 긴 터널
지치지 않게 걷고 뛰어
태양 환한 그 곳에 닿을 때 까지
새벽으로 살고
저녁으로 살고
내 안에 빛으로 살고
내 안에 나로 살고.......
(2017년 2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