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의지대로 되는 세상은 아니지만
아직 살아갈 수 있기에 감사하고
살아갈 힘이 있어 감사하고
살면 살수록 어려운 것이 삶이라고
그렇게 어려운 삶을 지금까지 살았으니
난 참 행복한 사람이라 했더니
나이가 몇인데
팔순 노인처럼 얘기하느냐 묻기에
지천명이 되고 보니 이런 생각도 든다고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적어서
마음 한구석이 징하게 저리고
달빛에 눈물 한 움큼 흘리기도 한다고
바람에 떨어지는 낙엽이 가엽고
사람에게 밟히는 은행이 나 같아서
늘 내 몸에 시린 바람이 분다고
새벽에 내린 이슬이 마르기 전
아침에 핀 벚꽃 바람에 흩어지기 전
동쪽의 해가 서산을 넘어 밤으로 가기 전
아직 남아있는 소망을 닻을 올려
뜨거운 태양이 내리는 산을 넘고
차가운 바람이 부는 바다를 건너
누구도 닿지 않는 나만의 섬에
지천명(知天命)을 지나 이순(耳順) 까지
이순(耳順)을 지나 백수(百壽) 까지
그 길을 가고 싶다
그렇게 하루를 열고 싶다
(2017년 2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