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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삶의 斷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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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남웅 Nov 30. 2019

가을의 봄,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






가을에도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있다


가을의 봄은 잎들이 물든다

새봄 꽃 피 듯 가장 여린 곳부터 조금씩 물든다

아직 햇빛은 쟁쟁하다


가을의 여름은

한 여름 물 길어 온 몸이 푸르 듯 확연히 가을색으로 물들어간다

이제 햇빛이 오후 3시를 가리킨다


가을의 가을은

탱글탱글 빨갛고 노랗게 물든 잎들이 늦가을 바람에 마른다

해가 서산에 기울어 긴 그림자를 낳는다


가을의 겨울은

아주 작은 바람의 일렁임에도 마른 잎들을 쏟는다

해가 서산을 넘어 밤 속으로 사라졌다


가을의 봄, 여름, 가을, 겨울을 지나야

비로소 가을이 된다

가을이라고 다 가을은 아닌 것이다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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