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삶의 斷想

전나무골 가는 길

by 김남웅




전나무골 가는 길

한걸음마다 희망이
한구비 마다 근심이
한 고개 마다 옛 기억이 살아서
마음에 다다르는 곳

명이나물 새싹 가득한 밭을 지나
하늘 닿은 듯 낙엽송 무리를 지나
재잘대며 속삭이는 개울을 지나
감자며 옥수수가 꿈틀대는 산밭을 지나
세월을 거슬러 오르며 닿은 곳

우리들의 아버지의 아버지와
우리들의 어머니의 어머니가
궁색한 살림살이를
이고 지고 끌고 밀며 나르던 곳
나질 것 없는 산촌의 하루를 열며
자식을 위해 내 자신의 몸뚱아리 조차
굴리고 굴려서 다 닳아버린 곳

오랜만에 찾은 전나무골 마가리에서
가난했지만 행복했던 유년시절의 꿈을 본다
아직도 꿈꾸고 있을 우리를 본다

※전나무골은 강원도 평창군 봉평면에 있는 오지마을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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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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