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밤은 그렇게 우리를 지나갑니다
밤이 달을 몰고 가을속으로 지나갑니다
낮 동안 모두에게 남겼던 긴장과 삶의 수고를
긴 잠 속에 묻어두고
잊을 만큼 훌쩍 커버린 가슴을 움켜잡으며
베개 하나 의지하여 시름을 잊어버리는
가을밤은 그렇게 우리를 지나갑니다
새벽이 별을 몰아 가을속으로 지나갑니다
농부의 아름다운 수고와 땀을
빨간 단풍과 누렇게 익은 곡식 속에 담고는
하얀 서리 가득할 겨울을 향해
아직 잠들지 않은 달하나 남겨두고
가을밤은 그렇게 우리를 지나갑니다
(2015년 11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