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삶의 斷想

마음의 사진

by 김남웅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말

잠시 나눈 대화 몇 마디로

잘 꾸며진 사진 한 장으로

이메일 한 통으로

그 사람의 마음을 다 알 수 없다는 말이다

내 마음도 잘 알 수 없는데

남의 마음을 아는 일이 어찌 쉽겠는가


어느 날 내 마음이 알고 싶어서

아무 생각도 없는 주말 아침

햇살이 스며드는 거실 한쪽 거울 앞에서

떨리는 마음으로

내 마음의 사진을 찍는다


하얗고 깨끗한 마음이길 바라고

투명하고 맑은 마음이기 바라고 찍은 사진에

까맣고 더러운 마음이 보이고

칙칙하고 어두운 마음이 보인다

누가 볼까 봐 사진을 쓰레기통에 버리고

다시 사진을 찍어보지만

여전히 어둠이 가득하다


나이를 먹으면서 맑고 밝고

투명한 마음을 갖는다는 것,

누군가에게 나를 비춰 부끄럽지 않고

떳떳하고 자랑스러워하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 일인가를

깊어져 가는 주름만큼 선명하게 깨닫는다



그럼에도 투명하게 맑은 생각과

빛처럼 환한 미소로

마음이 하얗게 반짝일 때 까지

노력하며 살 일이다

매일 거울 앞에서 환하게 웃는 얼굴로

내 마음의 사진을 찍어볼 일이다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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