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네이션 한송이, 어머니 사진 옆에 두다
무악재역 작은 꽃 집
예쁜 옷을 입은 카네이션이
촉촉하게 물방울을 머금은 채
초롱한 눈빛으로 나를 본다
타오르는 아름다운 장미도
은은한 안개꽃도
앙증맞은 이름모를 꽃들도
고운 소리로 나를 부른다
봄을 시샘하던 눈이
펑펑 내리던 3월 마지막 날
사랑하던 나의 어머니
숭고하고 아름다운 삶을 뒤로하고
길고 긴 여행을 떠났다
이전의 꽃은 보기 좋고
선물하기 좋고
그냥 지나치는 꽃이었지만
지금의 꽃은 늦은 후회의 꽃
감사와 희생의 꽃
사랑과 그리움의 꽃이다
저 꽃 보고 웃으시며
고맙다 하시고
조금의 용돈에 미안해 하시던
떠나는 자식의 주머니에
깊숙이 넣어 주시며
난 필요없으니 도로 가져가라시던
허리가 굽고
머리가 희고
주름 깊은 어머니
카네이션 하나
어머니 사진 옆에 놓았다
오늘 밤 꿈에 어머니를 만났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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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5월 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