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새아침 인왕산에 오르다
나는 새해 아침을 인왕산에서 맞이했다.
탁트인 도시를 바라보며
살아온 시간을 돌아보고
잘못된 것은 반성하고
새해를 이렇게 살겠노라 다짐하기 위함이다.
아침에 간단하게 먹을것을 챙기고
따뜻한 물을 보온병에 담고
인왕산을 오른다.
응달마다 눈이 쌓여있고
가지마다 잎들을 쏟고
스스로 움추려 체온을 유지하며
혹독한 겨울을 견디고 있다.
뿌연 하늘은 우리가 걸어가야 할
불투명한 미래를 보여주고
가파른 계단은 우리가 걸어가야 할
고된 삶을 보여준다.
힘들다고 가지 않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다 가야하고
누구나 견뎌야할 과정이며
그 길에서 꿈과 사랑과 행복을 찾아야 한다.
눈보라와 추위를 이겨내고
비와 바람을 견디고
작열하는 태양을 지나서
내가 바라는 꿈을 이루어야 한다.
그래서 새해에는 산에 오른다.
마음 속에 남은 후회를 꺼내고
그 자리를 소망과 사랑으로 담아서
꿈을 향해 나아가는 새해가 되기를 바란다.
두 아들과 함께 인왕산에 올랐다.
나의 후회와 새로운 다짐 속에
아이들의 얼굴이 교차하며 지나간다.
새해에는 아이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더 사랑하고 더 함께하고 싶다.
(2007년 1월 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