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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남웅 Aug 10. 2020

04. 인왕산의 겨울 (2007. 01. 01)

새해 새아침 인왕산에 오르다





나는 새해 아침을 인왕산에서 맞이했다.

탁트인 도시를 바라보며

살아온 시간을 돌아보고

잘못된 것은 반성하고

새해를 이렇게 살겠노라 다짐하기 위함이다.


아침에 간단하게 먹을것을 챙기고

따뜻한 물을 보온병에 담고

인왕산을 오른다.


응달마다 눈이 쌓여있고

가지마다 잎들을 쏟고

스스로 움추려 체온을 유지하며

혹독한 겨울을 견디고 있다.


뿌연 하늘은 우리가 걸어가야 할

불투명한 미래를 보여주고

가파른 계단은 우리가 걸어가야 할

고된 삶을 보여준다.


힘들다고 가지 않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다 가야하고

누구나 견뎌야할 과정이며

그 길에서 꿈과 사랑과 행복을 찾아야 한다.


눈보라와 추위를 이겨내고

비와 바람을 견디고

작열하는 태양을 지나서

내가 바라는 꿈을 이루어야 한다.


그래서 새해에는 산에 오른다.

마음 속에 남은 후회를 꺼내고

그 자리를 소망과 사랑으로 담아서

꿈을 향해 나아가는 새해가 되기를 바란다.


두 아들과 함께 인왕산에 올랐다.

나의 후회와 새로운 다짐 속에

아이들의 얼굴이 교차하며 지나간다.


새해에는 아이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더 사랑하고 더 함께하고 싶다.




아래쪽은 서촌, 가운데는 경복궁이다. 겨울의 도시는 칙칙하다. 웅크리고 숨죽여있다가 봄이되면 파랗고 빨갛게 살아난다


응달에는 눈이 쌓여있다. 바위와 그 바위에 억척같이 뿌리 내린 소나무가 주는 감동이 있다.


인왕산의 서쪽, 서대문구 홍제동과 홍은동의 모습. 나도 이곳에 살고 있다. 우측 중간 작은 동네가 개미마을이다.


인왕산 정상에서 이어진 성곽이(중간)이 북악산으로 이어진다. 북악산 성곽을 오르는 길은 어마어마한 계단을 올라야 한다. 지금은 누구나 오를 수 있도록 개방되어 있다.


아래쪽이 부암동, 왼쪽 중간이 구기동, 위쪽이 평창동이다. 드라마에서 대기업 회장들이 살고있는 평창동, 이곳에 가서 눈으로 보면 그 이유를 알수있다.


아래쪽이 홍은동벽산아파트, 왼쪽 아래가 홍은동풍림아파트, 그 뒤로 보이는 큰 동네가 녹번, 불광, 연신내로 이어지는 은평구다. 사진속에 몇명이나 살고있을까....


사람들이 올라선 곳이 인왕산 정상이다. 거창한 정자나 정상석도 없지만 이곳에서 바라보는 서울의 경치는 최고다.


물을 따라 얼음이 미끄럼을 타고 있다. 아이들은 새해 어떤 소원을 가지고 있을까? 아마 시간 제한없이 게임하고 싶다는 소원이 제일 큰 소원일 것이다.







(2007년 1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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