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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남웅 Aug 14. 2020

07. 인왕산의 여름 (2007. 06. 09)

인왕산 푸른 하늘, 푸른 꿈, 푸른 내일!!




하늘이 파랗다.

며칠의 장마 끝에 열린 하늘은

그 푸른 빛을

그 찬란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


그냥 집에 있기에는

하늘이 하늘답고

구름이 구름답고

산이 산답다.

푸르고 아름답다.


간단한 식사 후 인왕산을 오른다.

인왕산은 파란하늘을 이고 있고

그 파란하늘을 찌르기라도 하면

금방이라도 파란 물감을 쏟아낼 것 같다.


천만 시민들이 살아가는 도시.

사람만 많은 것이 아니라

자동차도 많고 공해도 많아서

이렇게 맑은 날씨를 볼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다.


왠지 숨겨놓은 비밀을 공개하듯

산의 깊은 속살까지 아낌없이 보여준다.

나무 한그루, 바위 하나, 꽃 하나.

그리고 하늘의 구름까지

바라보는 이에게 설렘과 기쁨을 준다.


인왕산의 높이 339.8m

남산의 높이 270.8m

서대문 안산의 높이 295.9m

서울 도심을 감싸고 있는 산 중에서 제일 높은 산이다.


인왕산은 산 전체가 바위로 이루어져 있고

경사가 심하고 산세가 험하여

그 모습이 아버지 같다.


안산은 산의 정상에서 동북쪽은 바위지만

남서쪽은 완만한 경사가 이어지고

약수터와 숲과 쉴 공간이 많아

그 모습이 어머니 같다.


남산은 인왕산과 안산 사이 남쪽에 있고

산세는 부드럽고 경사도 완만하며

가벼운 차림으로 오를 수 있기에

그 모습이 자녀같다.


아버지 인왕산과 어머니 안산

그리고 아들 남산.

이렇게 산 가족은

그곳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기쁨과 위로를 주고 있다.


태어나고 사라지고

만나고 헤어지고

있다가 없어지는 사람 속에서

언제나 같은 자리에서

넓은 품으로 우리를 안아주는 인왕산.


우리는

그 산에 오르며 꿈을 꾸고

그 산을 오르며 도전하고

그 산을 오르며 미래를 향해 나아간다.

 


저 바위의 끝에 파란 하늘이 있다. 지치지 않고 좌절하지 않고 오르고 도전하다 보면 우리는 파란하늘 파란 꿈을 이룰 것이다.


중간 아래가 무악청구아파트, 그 위로 홍제한양아파트. 멀리 산아래 동네는 홍은동, 그 뒷산이 백련산이다.


인왕산에서 본 안산(鞍山). 안산 정상까지 이어진 바위를 오르는 암벽등반가를 종종 본다. 나는 인왕산보다 안산을 많이 올랐다. 집에서 더 가깝기 때문이다


인왕산과 어울리도록 나무로 지은 건물, 특수 목적으로 사용하지만 언젠가는 관광 안내소로 사용되는 날이 빨리 오길 바란다.


홍제동 풍경, 왼쪽아래 빌라촌도 2019년부터 아파트를 짓고 있고, 오른쪽 아래 빌라촌도 아파트촌으로 변했다. 아파트를 선호하는 우리나라의 모습이 풍경에도 그대로 나타난다. 


범바위, 바위 위에 바위를 쌓고 그 바위 위에 바위를 쌓아서 인위적으로 만든 것처럼 보인다. 사람이 쌓았다면 획일적이겠지만 신은 누구도 흉내내지 못할 아름다운 바위로 만들었다. 


인왕산 339.8m, 남산타워 479.7m(남산 243m+서울타워 236.7m). 남산타워 전망대에 오르면 인왕산이 내려다 보인다.


홍제동의 북동쪽은 인왕산, 남서쪽은 안산, 북서쪽은 백련산으로 둘러쌓인 공기 좋은 동네다. 동서로 내부순환도로, 남북으로 통일로 길이 열려있는 살기좋은 동네다.


아래 중간 도로는 무악현대아파트(무악동)과 청운공원(청운동)을 이어주는 도로이다. 차량의 왕래가 적어서 등산과 운동하는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는 한적한 길이다.


인왕산 정상에 서면 슈퍼맨이 되고 싶다. 저 푸른 하늘과 서울 도심을 날고 싶다. 자주 나타나는 까마귀나 비둘기가 부러운 날이 오늘이다.  


저 바위가 인왕산 정상이다. 정상석 없는 평범한 곳이지만 저곳에 올라 바라보는 서울은 웅장하고 아름답다. 


2017년 3월 10일은 국민들이 청와대의 주인을 바꾼 대통령 탄핵의 날이다. 권력은 국민에게서 나온다는 진리를 다시 한번 깨우쳐 준 대한민국 역사의 중요한 날이다.


사진속에 몇 세대나 살고 있을까? 몇 명이나 살고 있을까? 이곳 만큼은 재개발이라는 명분으로 이 아름다운 풍경이 사라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경복궁과 서촌)


인왕산 기차바위에 보면 북한산 보현봉과 문수봉의 웅장한 모습이 다가온다. 북한산의 문수봉, 승가봉, 비봉, 향로봉, 족두리봉을 지나 불광동으로 이어진다.


남산은 남산타워까지 셔틀버스를 운행하기 때문에 편하게 산을 오를 수 있다. 걸어서 가고 싶다면 서울역에서 힐튼호텔을 거쳐 남산 성곽을 지나 남산 정상으로 갈 수 있다.


서울에 사는 것이 맨손으로 절벽을 오르는 것 같은 기분일때가 있다. 힘들고 외롭고 지칠 때 인왕산에 올라 답답한 마음을 바람에 날려보자. 그리고 새로운 마음을 채우자.


우측 윗쪽 봉우리가 북한산 족두리봉이다. 은평구의 불광, 연신내, 구파발과 멀리 고양시까지 조망할 수 있는 멋있는 바위다. 인왕산 정상보다 30여m 높다.


정상으로 가는 길. 왼쪽의 계단은 지금도 이용하고 있으나 중앙부분의 정상으로 가는 돌계단은 출입을 폐쇄하였다. 위험하기 때문인것 같다.
산을 넘으면 산, 그 산을 넘으면 또 산. 서울은 산과 산으로 이어지는 섬과 같은 공간이다. 그래서 많은 외국인이 인왕산에 올라 산과 도심을 동시에 보며 보면서 기뻐한다.


기차바위 옆에 있는 해골바위, 바위 이름에서 섬뜩함이 느껴진다. 저 모습이 되기 까지 빗물과 바람과 눈을 맞았을까? 얼마나 아픈 시간을 견뎌왔을까? 


인왕산의 남, 동, 서쪽은 높은 빌딩과 주택이 빼곡히 들어서있는 삶의 공간이지만 북쪽은 북한산과 북악산에 둘러싸인 쉼과 힐링의 공간이다. 눈 앞에 펼쳐지는 푸르름에 마음이 열린다.







(2007년 6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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