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남웅 Sep 06. 2020

17. 인왕산의 겨울 (2016. 01. 01)

2016년 새아침을 인왕산에서 열다





우리에게 많은 시련은 있었지만 그 어려움을 인내와 노력으로 극복하고 2016년 새아침을 맞았다.

2015년 한해 동안 대한민국을 위험에 빠뜨린 메르스 사태, 김영삼 대통령 서거,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 피습, 역사교과서 국정화, 성완종 리스트 파문, 북한의 파주 인근 비무장지대(DMZ) 지뢰를 매설 등 굵직한 사건이 있었다. 그럼에도 국민들은 그 모든 어려움을 인내와 노력으로 극복했고 화합과 사랑으로 이겨냈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입국한 환자가 5월 20일에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시작한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는 한국 사회를 혼란에 빠뜨렸다. 메르스의 빠른 전염으로 환자가 186명까지 급증하고 38명이 세상을 떠났다. 환자 수가 0명이 될 때까지 190일이 걸렸고, 대형마트를 비롯한 상업시설에 전염을 걱정한 사람들의 발길이 줄어들고 2천 여곳의 학교에 휴교령이 내려졌다.

한류로 중국 관광객이 넘쳐났으나 메르스로 인해 한국을 방문하지 않아 관광산업에도 큰 타격이 있었다.


발열, 기침, 호흡곤란 등의 증상과 메스꺼움, 구토, 설사 등의 증상이 있으며, 증상은 감염 후 최소 2일에서 14일 사이에 나타났다.

자주 비누로 손을 씻고, 씻지 않은 손으로는 눈, 코, 입을 만지지 않아야 하며, 기침할 때는 입과 코를 휴지로 가리고, 발열이나 기침이 있는 사람과는 접촉을 피하도록 했다.


내가 이 글을 쓰는 2020년 9월 메르스보다 더 강력한 코로나바이러스로 한국 뿐만 아니라 세계 모든 나라가 방역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중국에서 시작된 코로나바이러스로 2020년 1월 20일 한국에서 1명의 전염병 환자가 발생한 이후 230일 동안 20,850명의 확진자가 발생했고 이 중에 330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기존의 메르스가 중동에서 시작해서 일부 국가에 영향을 미쳤다면 코로나바이러스는 세계 2,600만명이 확진되었고 865,000여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친구들이나 사랑하는 사람들을 만나고 싶을 때 만나지 못하고, 세계 각국을 여행하고 싶어도 여행할 수 없고, 악수를 하거나 같이 노래를 부르거나, 함께 모여 운동도 할 수 없는 고립에 가까운 생활이 지속되었다.

학교도 학원도 놀이동산이나 노래방, PC방 등은 상점 문을 닫아야 했고, 식당은 저녁 9시 이후에는 포장이나 배달 외에 식당 안에서 식사를 할 수 없었다.

경복궁, 덕수궁과 같은 궁궐은 물론 도서관, 박물관, 영화관 등이 문을 닫았고, 축구, 야구, 농구를 비롯한 운동경기는 무관중으로 경기가 진행되었다.

예배와 미사 같은 종교활동도 중단되어 그야말로 혼자서 무인도에 사는것 같은 환경이 계속되고 있다.


"살려면 사람을 멀리하라"

"당신이 착용한 마스크가 백신이 된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간격을 띄우는 거리두기가 지속되면서 모임 약속은 미루거나 취소되었고 소상공인의 매출감소, 경제침체 등이 문제로 이어져 대한민국이 IMF 보다 훨씬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메르스 전염병을 이겨낸 것 처럼 코로나바이러스도 극복하고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사랑하고 섬기고 나누는 시간이 꼭 오리라 믿는다.





2016년 1월 1일 새아침에 큰아들과 함께 인왕산에 올랐다.

응달에는 눈이 녹지 않았고 물이 흐르던 자리는 얼음으로 덮여있고

찬바람이 북쪽에서 남쪽으로 밀려들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새해를 맞이하여 인왕산을 찾았다.

지난해 힘든 일 어려운 일이 많았지만 슬기롭게 잘 이겨왔다.

경제, 직장, 자녀, 국가적인 어려움들이 우리를 에워쌌지만

우리는 그 모든 것을 이기고 오늘에 서있다.


내 가정을 지키고 내 직장을 지키고

내 삶의 지켜야 하는 고단한 삶에서

좌절하지 않고 낙심하지 않고 힘차게 달려

새해를 맞이했으니 나는 멋진 사람이다.


때로 넘어져도 오뚜기처럼 일어났고

때로 슬픔에 무너져도 자리를 툴툴 털고 세상으로 나갔다.

나는 두 아이를 둔 부모니까

지쳐하고 쉬어갈 시간 없이 벌떡 일어서서

일이라는 전쟁터로 나갔다.


이 세상에 꽁짜는 없다.

노력이 없다면 결실도 없고

행동이 없다면 삶도 없다

그렇게 달려 새로운 길에 섰다.


내가 더 건강하고 행복해서

나로 인해 가족 모두에게 웃음이 넘쳤으면 좋겠다.

내가 더 섬기고 나누어

나로 인해 이웃들의 삶이 아름다워졌으면 좋겠다.

내가 더 생각하고 행동하여

나로 인해 새해의 꿈들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우리가 사는 지금이 긴 겨울이라해도

봄이 올테니 기다리고 참아내자.

우리가 겪는 고통이 긴 겨울이라해도

그 끝이 있을테니 사랑하며 이겨내자.




[정상 가는길] 물이 흐르는 곳 마다 얼음이 얼었다. 저 얼음속으로 봄을 기다리는 물이 흘러 강으로 이어진다. 이 모든 어려움을 이기고 우리도 봄으로 가자.


[범바위 가는 길] 성곽을 쌓은지 얼마 안되어서인지 성곽은 말끔하게 세수를 하고 있고 황토는 젊어서 윤기가 탱탱하다. 이곳을 오를 수 있는 건강을 주셔서 감사하다.


[성곽과 범바위] 뿌연 먼지에 도시가 잠겼다. 새해에는 우리를 힘들게 하는 많은 문제들이 깨끗하게 해결되어 기쁨과 사랑이 넘치는 한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성곽] 서울에 15년이나 살았지만 한해동안 서너번 정도만 눈이 올 정도다. 눈이 많이 내리면 교통이 마비되고 출퇴근에 어려움은 있겠지만 그래도 눈이 펑펑 왔으면 좋겠다.


[성곽] 머리와 몸통, 나무로 만든 팔과 다리로 만들어진 눈사람. 눈사람이 귀하고 아름다운 것은 봄이 되면 녹아서 없어지기 때문이다. 사라질 줄 알면서도 만드는 우리는 바보인가! 


[인왕산 정상] 이곳에 올라 새해를 이렇게 살겠다고, 가족의 건강과 꿈과 행복을 위해 기도한다. 기도하는 순간 만큼은 모두가 효자이고 자녀를 사랑하는 부모다.


[인왕산 정상] 하늘에서 검은 구름 사이로 빛이 내린다. 새해에는 먹구름이 걷히고 밝고 찬란한 태양이, 희망과 꿈이 다가오길 바란다. 가끔 하늘에서 돈다발도 뚝 떨어졌으면 좋겠다.


[인왕산 정상] 많은 사람들이 인왕산을 찾았다. 날씨는 춥지만 마음은 따뜻한 새해 새아침을 보내고 있다. 집으로 돌아가는 발걸음이 가볍고 새해로 이어진 길도 발걸음 가볍게 가리라.


[기차바위 가는길] 아들과 함께 인왕산에 올랐다. 부모의 바램은 자식이지만 자식의 바램은 부모가 아닐 수도 있다. 그 바램이 무엇이든 새해에는 꼭 이루어지고 건강하기를 기도한다.


[종로구 풍경] 우리는 나의 미래를 알 수 없다. 우리의 미래를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상태로 살아간다. 그러기에 하루 하루 최선을 다하면 후회 없도록 살아야 한다.


[정상에서 기차바위로 가는 길] 응달이어서 눈이 아직 남아있다. 내년에는 저기 희미하게 보이는 북한산에 올라 멋지게 새해를 열어보리라 다짐한다. 그럼 혼자가야 할것 같다.


[인왕산 정상] 인왕산 정상에서 아래로 이어진 전깃줄. 성곽과 초소에 불을 밝히기 위함이다. 새해에는 도둑, 강도, 불안, 초조, 질병, 죽음 등이 우리에게서 사라졌으면 좋겠다


[인왕산 정상] 아들이 먼곳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 아들에게 닥친 많은 어려운 문제가 해결되고 희망과 용기, 사랑과 행복, 감사와 섬김이 함께 하기를 기도한다. 


[홍제동, 홍은동 풍경] 많은 사람들이 서로 아끼고 사랑하고 존경하며 섬기고 함께 기뻐하고 울어주는 새해가 되길, 그런 대한민국이 되길 바란다.


[기차바위에서 본 정상] 인왕산의 북쪽은 눈이 그대로 있다. 추운 겨울을 조금만 더 기다리자. 저 눈이 녹으면 우리들 마음에도 봄이 올것이다. 


[홍제동 풍경] 안산이 보이고 우측 아래 홍제동 아파트촌이 보인다. 홍제동은 양쪽에 산이 있어 서울의 다른 지역에 비해 공기가 좋고 조용하다. 그래서 이곳에 살고있다.


[구기동,평창동 풍경] 인왕산의 높이와 같은 곳까지 건물들이 들어서있다. 통제도 하지 않으면 문수봉 꼭대기 까지 집들이 이어져 있을 것이다. 보존의 지속이 미래를 위한 길이다.






(2016년 1월 1일)

매거진의 이전글 16. 인왕산 개미마을 (2012. 09. 06)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