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마 밑에 걸려있는 호미 들고
밭으로 간다
뜨거운 태양빛 수건으로 가리고
머리보다 높게 자란 콩밭에 쪼그리고 앉아
잡초를 멘다
한 이랑 다 지나 허리를 펴니
내 몸 어디선가 후두둑
뼈들이 자기 자리로 집합하는 소리가 들리고
다리는 저려서 내 것이 아닌 듯하다
어머니는 두 이랑 다 메고
힘든 기색 하나 없이 웃으시며
힘들면 쉬었다 하라신다
한여름 콩밭에는 꼭꼭 숨는 잡초와
없애려는 호미의 씨름이
해가 지도록 계속되다가
보름달이 지붕 위에 오를 때쯤 되어서야
처마 밑에서 쉰다
어머니의 돈벌이 수단이자
힘들 때 외로울 때 친구가 되어준 호미는
몇 년째 헛간에서 놀고 있다
어머니의 병이 낫기를
어머니가 다시 오기를
다시 올 어머니를 간절히 기다리며.....
(2015년 2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