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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경희 Feb 26. 2020

다카마츠-사누끼 우동의 본고장

일본 소도시 4 - 헨로미치 순례자들에게서  길을 찾다

4개의 주요 섬으로 이루어진 일본, 가장 작은 섬 시코쿠에는 4개의 나라가 있었다. 현재도 4개의 현으로 나뉜다. 면적이 가장 작은 가가와현은 세토내해를 끼고 혼슈를 바라보는 북동지역에 위치한다. 가가와현은 사누키 우동의 본고장이다.  사누키는 가가와 현의 옛 이름. 이곳 사람들은 하루에 한 끼는 우동을 먹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우동을 즐긴다. 평균 1인당 연간 230그릇을 소비한다고 한다. 일본 내에서도 이곳에 우동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다양한 종류의 우동집이 무려 800개 이상이다. 밀 재배가 많았던 이곳에서  특화시킨 굵은 면발과 쫀득하고 탱탱한 식감, 목을 치고 넘어가는 후루룩! 어디를 가더라도 쫄깃한 면발, 맛있는 육수, 다양한 재료의 우동을 맛볼 수 있다.


가가와 우동 리플렛


 우동투어는 다카마츠 역에서 출발하여 정원이 예쁜 와라야의 목조 우동집, 한적한 곳에 위치하여 대를 이어오는 야마다야 우동집에서 우동을 먹는 로컬 여행이다. 이곳의 우동학교는 20개가 넘는다. 실제 학교가 아닌 관광 체험형이다. 사누키 우동 학교에서 우동 면 만들기 체험도 가능하다.  예약 사이트에 들어가면 요일별 운행내용과 인기있는 우동 종류도 안내되어 있다.

 

다카마스 우동 투어 예약 사이트 http://www.kotosan.co.jp


현청 소재지 다카마츠 공항은 규모가 작다. 입국 절차를 마치고 나와 공항버스로 1시간 정도 이동 후 다카마스 중앙공원에서 내렸다. 길 건너 100미터 정도 떨어진 도미 인 다카마츠 호텔에 짐을 풀고, 바로 옆에 위치한 중앙상가로 나갔다.  

 다카마츠 중앙 상점가2.7km에 이르는  일본에서 가장 긴 아케이드 상점가이다.  총 8개의 상가 거리에 약 800개의 상점과 백화점 두 개가 포함되어 있다. 시코쿠 지역 중 매일, 가장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다. 체인점부터 고급 상품까지 다양한 쇼핑이 가능하다. 곳곳에 맛있는 간식을 먹을 수 있는 곳이 있는데 교차로 부근에 자리 잡은 슈마이 집. 얇은 피에 고기와 새우, 게살 슈마이가 판매된다. 5개에 800엔 새우 슈마이를 먹어보니 맛이 환상이다. 달콤 짭짤한 당고도 먹고 가와라마치 역 부근 미츠와 정육점의 치킨 꼬치구이도 맛있게 먹었다. 서툰 일본어에 맞춰 대화를 해주는 점원들이 친절하다.   

 

따끈한 김이 모락모락 슈마이


다음날, 아름다운 정원으로 조성된 리쓰린 공원에 갔다. 밤나무 숲을 뜻하는 리츠린 공원은 에도 시대인 약 370년 전에 사누키 지방의 영주인 이코마 다카토시에 의해 약 100년에 걸쳐 지어졌다. 이후 영주들의 별장으로 이용되었다. 미슐랭 가이드 최고 평가를 받은 국가 특별 명승지 정원 중 최대 규모 정원이다. 폭포, 민가, 산책로, 꽃과 나무, 돌 등이 아름답다. 동쪽 언덕 위에서 도키와바시 호수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으니 무척 아름답다.  언덕 위에 전망대에서 리쓰린 공원의 조경을 가장 멋지게 바라볼 수 있는 곳이다.  호수의 나룻배를 탈 수 있으나 정원을 두루 산책하는 즐거움을 갖고자 걸었다. 여섯 개의 연못과 열세 개의 구릉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 전통 다실이 두 군데 있으나 기쿠게쓰테이라는 곳에 들어갔다. 고요하고 여유로운 이 분위기에 녹차 한잔, 신선 부럽지 않다. 중요한 것은 시간이아니고 마음의 여유이다. 마음이 내켜야 산책을 제대로 즐길 수 다. 사는 것도 그렇다. 마음도 비워져 있어야 새로움이 채워진다. 때때로 걸음을 멈추고 주변을 둘러보는 여유가 필요하다.    


호수와 나무로 둘러싸인 리쓰린 정원의 다실


곳곳에  가위질을 하며  나무를 손질하는 정원사를 바라보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열심인 분들 잊지 말자 생각이 든다. 북쪽 정원에 연꽃이 피어 있는 "부용의 늪"과 옛날 영주들이 오리사냥을 벌였다는 "군오지" 연못을 만난다. 나름 시원한 경관이다. 정원 내부에는 지방 특색 살린 수공예품을 전시하는 사누키 민예관을 둘러보니 전통 자체가 자원이다. 황금 잉어들이 다가오는 린츠린 다리 부근으로 돌아와 멈춰 섰다. 언덕 위에서 찍은 사진 속으로 들어가고 싶었다.  이곳의 소요유, 시간과 풍경과 느낌을 오래 기억하고자 맘 속에 담았다.   


도키와바시 호수와  황금 잉어


시코쿠에서는 헨로 미치(1.200km 다니는 시코쿠 불교 순례 의식)라는 흰옷 입은 순례자들을 종종 만나게 된다. 그들은 나루토에서 시작하여 코보 대사의 발자취 따라 88개 사찰을 찾아다닌다. 순례 의식은 나루토를 찾아오면서 끝을 맺는다. 길 위의 동행 이인처럼 그 길은 혼자 걷는 길이 아니다. 함께 만나고 나누며 격려한다. 주민들도 순례자에게 베풀어 주는 오셋다이 접대 전통이 있다. 힘든 과정을 함께 나누는 전통은 우리나라  스님께 시주하는 문화와 맥락이 같다. 살다 보니 진짜 필요한 것은 바로 삶의 방향이다. 어디로 가는지에 대한 물음이 어떻게 가는 가의 물음에 앞서야 한다고 본다. 시코쿠 헨로 미치에서 얻을 수 있는 소박한 가르침이다.




야시마지는 84번 순례지이다. 절 입구부터 너구리 동상이 보인다. 시코쿠 너구리 총대장 다사부로를 모시고 있는 사당이다. 너구리의 도움을 기억하여 받드는 그들의 이야기가 재미있다. 야시마의 상징 너구리는 1부 1처제를 유지한다.  다산과 평화를 상징하고, 암컷 조각상은 새끼에게 젖을 물리고 있는 모습니다.

야시마지는 당나라 간진화상에 의해서 창건된 사찰로 보현 보살을 모시다 십일면천수관음을 모신다. 이 곳은 겐지와 헤이케 일족 간의 전투가 벌어졌던 역사적인 장소로 수많은 중요 문화재가 있다. 또한 일본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수족관으로 알려진 야시마 산정 수족관에서는 다양한 희귀종의 생물들을 관람할 수 있다.  


야시마지 너구리 부부 조각상

야시마 절에서 전망대로 향하는 길가에 생겨난 작은 가게들이 하나둘 모여 상점가를 형성했다. 주로 기념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지방 특산품부터 독특한 물건까지 다양한 상품을 갖추고 있다. 아기자기한 기념품 구경하다  너무 예쁘게 만들어진 설탕 과자, 콩 절임을 샀다.


 야시마는 사자가 포효하는 모습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293미터, 세토내해와 항구가 보이는 경치 좋은 야시마 전망대에 도착하니 바람이 거세다. 하얀 구름에 파란 바다가 훅 들어온다. 선포트 항구도 멀리 보인다. 석양이 아름다워 일본 경치 100선에 뽑힌 명소이다. 다카마츠 도시 전경과 세토내해 경치를 감상하는 포인트 지점답게 멋지다.


야시마 전망대에서 바라본 다카마츠와 세토내해


 다카마쓰 역에서 버스로 약 한 시간 정도 달리다 보면 나오는 일본 특유의 오래된 감성이 묻어나는 마을이 고토히라. 마루가메 제면에서 생우동에 튀김과 오니기리를 넣어 점심 해결하고, 해발 512미터 조즈 산 중턱에 있는 고토히라 궁으로 향했다. '사누키 곤피라상'이라 불리는 바다의 수호신을 모시고 있는 고토히라 본궁까지 785계단, 등롱이 길을 안내하고 본궁 앞에 서니 사누끼 평야가 한눈에 들어온다. 경내 상품 판매는 안되지만 신에게 공헌한 다섯 백성에게만 허용되어 후손들이 고토히라 명물  가미요아메라는 물엿과 설탕을 졸인 사탕을 판매하고 있다. 아사히노야시로와 석등, 오모테 서원, 오쿠 서원 등의 사적 외에 미술공예품을 전시하고 있는 학예 참고관을 지나 본궁에 도착. 소원을 적은 애마, 곤삐라 이누가 판매하는 오미구지가 올라오는 길에 만나 이누상을 연상한다.  


고토히라궁과 등롱


곤삐라 이누를 기리는 동상

 

재미있는 것은 곤삐라 이누 이야기. 주인이 바쁘거나 건강이  여의치 않을 때  주인을 따라다니던 개들이 주인을 대신해서 신사에 다녀온다. 개들은 목에 헌금통을 걸고 계단을 올라간다. 신사에서 개의 목에 걸린 헌금을 빼면 다시 주인에게 돌아간다. 충성스러운 개들의 이야기를 기리고자 곤삐라궁에 개들의 조각상이  곳곳에 세워져 있다. 우리 집 강아지 두 마리를 보면 충분히 이해되는 이야기이다. 코끼리 모양  눈 위치에 세워진 신사에는 코끼리 조각상, 낡은 배에서 가져온 프로펠러, 하늘에서 내려온 백마 이야기에 맞춰 살아있는 말을 배치해 놓았다. 스토리 강국의 면모가 유감없이 드러난다. 오쿠사까지 다하면 약 1,368개의 돌계단이 이어져 있으나 고토히라 궁은 건강과 액막이에도 효험이 있어, 민간신앙이 성행했던 14세기의 무로마치 시대 이후 찾아오는 사람들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고토히라 오쿠사에서 바라보는 풍경


카와라 마치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붓쇼잔에 갔다. 붓쇼잔은 온천과 카페로 알려져 있는 곳이다. 1,000엔 주고 역에서 온천 부채를 사면 지하철과 온천을 프리하게 즐길 수 있다. 붓쇼잔 역무원의 친절한 안내로 역에서 왼쪽으로 15분 정도 걸으면 현대적 외관의 온천지역이 있다. 매끈하고 따끈한 물로 여독을 풀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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