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하론 자 트럼프, 그의 당선이 금융시장에 끼칠 영향은?
전 대통령이자 11월 미 대선의 공화당 측 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현지시각 13일 펜실베이니아에서 대선 유세 도중 피격당했습니다.
일요일 오전 6시쯤에 일어나 휴대폰을 하던 저는 Breaking News로 해당 소식을 접했습니다.
사건 자체에 대한 내용은 뉴스를 보면 상세히 나오니, 해당 글에서는 따로 다루지 않겠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트럼프의 피격과 그로 인한 트럼프의 정치적 이득과 금융시장에서의 반응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트럼프는 대표적인 금리인하론 자이며 약달러를 이용하여 미국의 무역수지를 개선하고 보호주의적인 정책을 펼쳐 해외 공장을 두고 있는 미국 기업이 다시 본토로 돌아와 본토 미국인을 고용하는 것을 주요 정책 목표로 삼았습니다.
이것이 바로 그 유명한 Reshoring입니다. Offshore에 반대되는 개념으로 기업들로 하여금 다시 본토로 오게 하기 위해 많은 정책적 유인책을 개설한 것이죠.
그러한 정책 tool에는 당근과 채찍이 모두 존재합니다.
당근: 법인세 인하, 낮은 수준의 금리 유지 등 미국 본토에서 기업을 운영하는 데 도움이 되게 하는 것
채찍: Tariff! 높은 수준의 관세; 대 중국 무역 전쟁 선포
그렇다면 트럼프는 성공적으로 "Let's Make America Great Again!"이라는 구호를 첫 번째 임기 내에 실현했을 까요?
그의 보호주의 정책을 평가할 수 있는 지표는 다음과 같습니다: the number of reshoring and FDI jobs, the level of trade deficit by types of goods, dollar index
미국으로 돌아온 기업이 창출한 일자리의 수, 품목 별 무역적자의 수위, 달러지표로 살펴보는 달러 강세/약세 여부입니다.
트럼프의 첫 번째 임기가 지난 후 과연 위의 정책이 성공했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평이 많이 갈립니다.
또한, 코로나19 기간 기업이 공급망 리스크의 관리를 위해 미국 본토와 그 근처 국가로 공장을 옮긴 것이 트럼프의 성과는 아니라는 시각도 존재합니다.
다만, 중국에 공장을 둔 미국계 기업이 인도로 공장을 옮기는 등 경제적 이인자를 견제하겠다는 미국 정부의 국제정치적 목표는 어느 정도 달성한 것으로 보입니다.
트럼프는 재임기간 동안 Tax Reform (세제 개혁)을 통해 법인세를 감면해 주며 국채 발행을 늘리게 되어 결과적으로 정부의 빚이 증가하게 되었습니다.
그가 재임에 성공한 후 앞선 정책을 다시 반복하게 되면, 채권 공급의 증가로 인해 채권 가격은 빠지게 되고 금리는 반대급부로 상승하게 되어 그가 원하는 약달러가 아닌 강달러의 상황이 지속되게 됩니다.
앞서, 트럼프는 금리인하론 자라고 설명드렸습니다.
금리는 인하하고 싶으나, 법인세 감면은 해줘야겠고, 그 상황에서 국가를 운영하려면 국채 발행을 늘릴 수밖에 없고, 그런 행위는 시장에 도는 돈을 감소시키는 (reduced amount of money in circulation) 효과를 가져와 금리상승이라는 결과를 낳게 됩니다.
금리와 달러는 대체적으로 같이 간다고 볼 수 있습니다. (uncovered interest rate parity라는 간단한 공식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수학 공식이 아닌 직관적인 이유를 설명드리자면, 금리는 해당 통화를 보유하고 있는 것에 대한 대가와 같다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고금리 시대에 달러 파워가 강해지는 것은, 선진시장 중에서 미국 국채 수익률이 가장 높은 축에 속하며, 이것은 단순히 달러를 구매해서 달러표시 국채를 가지고만 있어도 4% 후반대의 YTM (Yield-to-Maturity)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간에 나오는 모든 이자를 YTM으로 재투자했을 때의 경우입니다)
그가 임기동안 달러 약세를 통한 무역수지 적자 개선이라는 목표를 이루지 못했던 이유는 Tax Reform으로 인한 채권 발행의 증가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위와 같은 이유로, 최근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으로 낮은 수위의 약세를 보이던 Dollar index는 곧바로 상승하였으며, 며칠 연속으로 떨어지던 미 국채 금리에 대한 선물금리가 다시 상승하였습니다.
트럼프가 재임에 성공하면 첫 번째 임기 때 보였던 것처럼 세금감면을 통해 재정정책을 완화할 것이고, 늘어난 비용은 국채로 충당할 것이기에 미 국채 금리가 상승하는 것입니다.
또한, 트럼프가 당선되면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준의 독립성이 훼손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정부의 부채부담은 줄이고 싶고, 세금 감면 또한 하고 싶다면, 결국에는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가 동반되어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연준의 독립성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입니다.
그리고 재정정책 완화 + 통화정책 완화가 동시에 이루어지게 되면 경기 과열로 인해 다시금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살아날 수 있다는 점까지 반영된 것이 미 국채 선물 가격의 하락, 즉, 선물 금리의 상승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트럼프 입장에서는 당선 직후 파격적인 세금 감면과 국채 발행의 증가를 하기에는 많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습니다.
트럼프가 대통령이던 시절에 비해 현재 금리가 너무 높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는 국제정치로 눈을 돌려 인플레와 민감하게 연결된 일부터 처리하려고 할 수도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입니다. 트럼프는 본인 특유의 외교력을 발휘하여 러-우 전쟁을 조기에 종식시키려고 할 것입니다. 그것이 우크라이나에게 좋은 결과이든 아니든 트럼프 행정부는 크게 신경 쓰지 않을 수 있습니다.
또한, 중동에서 이스라엘의 전쟁을 가능한 한 빠르게 종식시키려고 할 것입니다.
이를 통해 유가를 안정시키고, 나아가서 물가를 더욱 빠르게 안정시켜 연준이 금리인하를 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준다면, 트럼프 행정부는 그때부터 첫 번째 임기의 reshoring 정책을 실행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만약 이런 시나리오가 현실화된다면 미 국채 금리가 높은 수준에서 유지될 필요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물가가 안정되지 않았음에도 트럼프 행정부의 압박으로 금리를 인하하는 것이 아니라, 충분히 금리를 인하할 수 있는 상황이 되어 내리는 것이라면, inflation risk에 대한 spread를 굳이 높게 가질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즉, 금리가 높은 수준에서 유지되지 않을 것이라는 겁니다.
이렇게 '트럼프가 재임에 성공한다면'에 대한 금융시장의 반응을 살펴보고, 저의 생각도 함께 정리 보았습니다.
앞으로도, 금융시장에서 흥미로운 사건이 발생하면 따로 다뤄보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시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