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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병기 Dec 01. 2020

아무리 사이가 나빠도 호주 부동산은 사는 중국 큰손

CIC, 호주 시드니 대형 오피스 빌딩 지분 인수


#재미있게 본 호주 드라마 중에 '시크릿시티'가 있다. 드라마 속에는 호주와 중국 간의 정치, 경제적 이해관계를 알 수 있는 내용들이 나온다. 또 다른 호주 드라마 '파인갭'도 중국과 호주의 관계를 그리고 있다. 영미권 첩보동맹인 '파이브아이즈'에 속해 있는 호주는 정치, 군사적으로는 미국과 동맹 관계이지만 경제적으로는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절대적이다. 호주의 주요 수출품인 농축산물과 철광석은 중국 의존도가 높다. 뿐만 아니라 호주 경제에 크게 기여하는 유학생들 중에서도 중국인 비중이 가장 높다. 중국 역시 오래 전부터 호주에 많은 투자를 해왔다. 중국인들은 호주 부동산 시장에서도 큰 손으로 통한다. 2016년 초에 리츠 취재를 위해 호주 시드니로 출장을 간 적이 있는데 호주 일간지인 '디 오스트레일리안'이나 '시드니 모닝 헤럴드'에는 매일 중국인들의 호주 부동산 매입 기사가 실렸다.

대형 오피스 빌딩이 건설 중인 호주 시드니 전경. 2017년 여행 당시 찍은 사진


#그런데 최근 호주와 중국과의 관계가 심상치 않았다. 지난 2018년 호주 정부가 화웨이 보이콧을 선언하면서 어색해진 양국 관계는 올해 들어 갈등이 극에 달했다. 지난해 중국의 호주 투자는 23억 9,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58.4%나 감소했다. 이는 2007년 이후 13년 만에 최저치다. 여기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이후 양국 관계는 되돌릴 수 없는 지경으로까지 악화됐다.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가 지난 4월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의 기원을 국제 조사하는 방안에 지지를 나타내면서 중국 정부의 발표에 대해 불신을 나타냈기 때문이다. 이에 중국 정부는 호주 소고기·와인의 중국 수입을 중단하고, 중국인 학생과 관광객의 호주 방문에 대해 재고하게 될 것이라고 협박하기도 했다.


#이런 와중에 최근 한국투자공사(KIC)와 같은 중국외환투자공사(CIC)가 호주 시드니에 위치한 대형 부동산에 투자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CIC는 호주 운용사인 덱서스(Dexus)가 운용하는 리츠와 펀드로부터 그로스베너 플레이스 지분 50%를 6억 7,400만달러에 사들인다고 한다. CIC는 이번 지분 인수 전에 이미 그로스베너 플레이스 지분 25%를 소유하고 있었다. 호주에서는 이번 CIC의 그로스베너 플레이스 인수를 코로나19로 침체에 빠진 호주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살아나고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동시에 그간 악화일로를 겼던 호주와 중국 간의 관계에도 불구하고 중국 큰손이 다시 호주 부동산을 사들이기 시작했다는 점도 흥미로운 대목이다. 지난해 중국의 호주 투자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던 것은 농축산물이며, 그 다음이 부동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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