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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병기 Jul 12. 2019

스타벅스와 블루보틀 효과, 그리고 경쟁자들

테헤란로에서 보기 쉽지 않은 신축 오피스 '강남 N타워'를 다녀와서

역삼역 인근 '강남 N타워'에 다녀왔다. 2018년에 준공된 강남 N타워는 테헤란로에서 쉽게 찾아보기 힘든 신축 오피스 빌딩이다. 희소성 덕분에 비싼 가격에 거래됐고, 공실도 빠르게 해소됐다. 현재는 KB부동산신탁이 리츠(KB강남오피스제1호)로 소유하고 있다.

강남 N타워

강남 N타워 지하에 위치한 월향에서 점심을 먹고 로봇 바리스타로 유명한 카페 라운지엑스를 다녀왔다. 그리고 8월 중순께 문을 열 예정인 블루보틀 3호점이 들어설 자리(1층)도 보고 왔다. 간김에 오랜만에 KB부동산신탁에 아는 분도 만나고 왔다. 로비에서 기다리다가 또 다른 KB부동산신탁 분도 만나고. 이래저래 3시간 정도 머물렀는데 많은 것들을 보고 많은 분들을 만났다. 그리고 이날 이야기를 나누면서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는데 짧게 정리를 해두려고 한다.


스타벅스와 블루보틀 효과, 그리고 경쟁자들


강남 N타워에는 8월 중순 경에 50평 규모로 블루보틀 3호점이 들어설 예정이다. 애초 블루보틀이 강남 N타워에 1호점을 낼 거란 얘기도 있었다. 나 역시 관계자들로부터 직접 그런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하지만 블루보틀은 성수동에 1호점을 냈다. 1호점은 로스팅이 가능한 곳을 찾고 싶었던 것 같다. 그래도 장사는 강남 N타워가 가장 잘 될 것 같다. 이날 만난 분들도 대체로 동의했다.

8월 중순 경에 문을 여는 블루보틀 3호, 강남 N타워

재밌는 건 강남 N타워 2층에 '빌리 엔젤 케이크'입점해 있는데 블루보틀이 입점하는 조건으로 계약을 했다는 점이다. 일종의 블루보틀 낙수효과를 누리겠다는 생각이다. 이 말을 듣는 순간 종로타워에 들어선 스타벅스가 생각났다. 종로타워에 위치한 스타벅스는 국내 최대 규모 매장이다. 애초 스타벅스의 종로타워 입점이 확정되기 전 일층에는 다른 카페가 들어설 예정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스타벅스가 입점하기로 하면서 취소됐다.  너무 강력한 경쟁자이기 때문이다. 스타벅스나 블루보틀이나 커피 시장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자랑하는 곳들인데 왜 이런 차이가 날까.

강남 N타워 로비에서 바라 본 빌리 엔젤

우선 일반적으로 스타벅스라고 하면 콘센트와 많은 좌석 등이 떠오른다. 나도 그렇지만 보통 스타벅스에 가게 되면 두세시간은 머무른다. 노트북을 들고 다니며 일을 하는 입장에서는 스타벅스 만큼 쾌적한 업무 공간도 없기 때문이다(그런에 이 글을 쓰고 있는 이마빌딩 스타벅스 점은 오랜만에 왔더니 긴 테이블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콘센트가 사라졌다. 변화가 생긴 것일까.). 반면 블루보틀은 앉을 수 있는 자리를 최소화 한 점이 특징이다. 콘센트도 없다. 오래 머물기는 어려운 공간이다. 이와 달리 빌리 엔젤 케이크는 좌석이 많아 여유를 가지고 오래 머물 수 있는 공간이었다. 굳이 표현하자면 빌리 엔젤은 스타벅스와는 경쟁을 해야 하지만 블루보틀과는 공생이 가능해 보였다. 아직 블루보틀이 들어서지는 않았지만 실제 이날 빌리 엔젤에서 KB부동산신탁 관계자를 만났는데 들어설 때만 하더라도 매장 안이 한산했으나 한두자리씩 차기 시작하더니 어느새 매장 안이 사람들로 가득 찼다. 참고로 스타벅스와 빌리 엔젤이 같은 건물에 들어선 경우도 있다. 광화문에 위치한 오피시아 빌딩이 대표적이다. 매주 한 번 정도는 취재원을 만나러 오피시아 빌딩을 가는데 빌리 엔젤은 거의 사람이 없다.


두번는 강남(강남 N타워)와 도심(종로타워)이라는 지역의 차이다. 강남은 보통 차를 가지고 이동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다보니 항상 주차 신경써야 한다. 강남 N타워에 볼 일이 있어 온 사람들이라면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점심을 먹은 후에는 같은 건물에 있는 카페나 인근 빌딩에 있는 카페에서 차를 마시는 게 가장 편하다. 그렇기에 비록 빌리 엔젤이 스타벅스나 블루보틀에 비해 인지도가 떨어지더라도 유동 인구가 풍부하고, 차로 이동하는 사람이 많은 강남이라는 입지의 장점을 누릴 가능성이 생긴다. 반면 도심은 어떨까. 도심은 걸어다니는 사람들이 많다. 차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 비해 걸어다니는 사람들은 선택의 폭이 넓다. 스타벅스와 블루보틀 마니아라면 조금만 발품을 팔면 선호하는 커피 가게를 찾을 수 있는데 굳이 모험(?)을 택할 가능성이 적어지지 않을까.




로봇이 따라주는 커피, '라운지엑스'


요즘 화제인 로봇바리스타가 있는 '라운지엑스'도 다녀왔다. 한 번 정도는 가볼만 한 것 같지만 자주 가게 될 것 같지는 않다. 그래도 동영상은 찍었다. 안 찍으려고 했지만 막상 로봇바리스타 앞에 가니 안 찍을 수가 없었다..




헤란로에 대한 단상


테헤란로는 대로변을 중심으로 대형 오피스 빌딩들이 줄지어 서 있고, 바로 뒤편으로는 주거 및 상업 시설이 들어서 있다. 오피스 지구가 면으로 형성된 도심이나 여의도와 달리 직선으로 이어진 독특한 구조다. 그간 출장이나 여행 등으로 찾았던 해외 주요 도시에서도 테헤란로와 같은 형태의 업무 지구를 찾기는 쉽지 않았다. 좋게 말하면 직주근접이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오피스 지구에 근무하는 직장인들에게 좋은 환경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직장인들이 걸어다닐 만한 곳도 별로 없고. 사무실을 나가면 곧바로 큰 차선과 마주하게 되는 공간은 편치 않다.


예전에 썼던 기사. 강남 테헤란로의 역사를 알 수 있는 내용이 담겨 있다.


https://n.news.naver.com/article/011/0002719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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