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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병기 Feb 05. 2021

집에서 더 가까워진 집무실

2호점 서울대점과 3호점 석촌점을 다녀와서

집에서 더 가까워진 집무실. 이번주에 집무실 2호점 서울대점과 3호점 석촌점을 다녀왔다. 서울대점은 첫 오픈 후 최근 변화를 줘서 다시 열었고, 석촌점은 지난 4일 문을 열었다. 집무실 1호점 정동점이 일종의 쇼룸 성격이 강했다면 2호점과 3호점은 집무실이 표방하는 '집에서 가까운 사무실' 이념이 보다 잘 구현된 현장이다. 현재 준비 중인 4호점은 서울이 아닌 경기도권역에 위치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 집무실이 점점 더 자신들이 추구하는 색깔을 구현해내는 것 같다.


2호점 서울대점과 3호점 석촌점을 다녀온 후 김성민 집무실 대표에게 몇 가지 떠오르는 질문들을 해봤다.


-서울대점은 오픈 후 다시 변화를 줬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부분을 바꿨고,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첫째, 공간의 중심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장치를 마련했습니다. 정동 본점의 수려한 경관이나 스토리가 일반 주거 지역에는 없기에 이를 만회할 수 있는 '공간의 주인공'이 필요했습니다. 에드워드 호퍼의 '밤을 지새우는 사람들'이라는 그림에서 영감을 받아 '바스테이지(BAR STAGE)'라고 명명한 공간을 개발했어요. 모르는 사람 간에 프라이버시는 유지하면서 어느 정도의 느슨한 연결이 가능해 혼자 있다는 외로움을 덜 느끼게 해주는 공간이라고 생각했거든요. 8시에 위스키 한잔을 크루에게 제공받으며 가벼운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곳이 있다면 저희가 기대하는 중심 역할을 충분히 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에드워드 호퍼의 '밤을 지새우는 사람들'

. 둘째, 공간의 다이나믹을 높이는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기본적으로 인간은 다양한 자세로 일하고, 사유할 때 능률이 오르고 좋은 에너지가 생긴다고 믿고 있습니다. 아파트의 시초라 할 수 있는 르 코르뷔지에의 유니테 다비타시옹 프로젝트에서 활용된 '모듈러(Modular)' 사진 한장이 많은 영감을 줬습니다.

유니테 다비타시옹 /구글어스
유니테 다비타시옹에 적용된 르 코르뷔지에의 모듈러 이론은 성인 남성의 키 183cm를 기준으로 가장 편안함을 느끼는 황금비율을 수치로 개발해 최적의 공간을 제시한 것이다.

사람의 신체 비율을 고려했을 때 정말 다양한 자세가 공간에 녹아들 수 있는데 너무 업무하는 자세만 워크모듈로 고집했던게 아닌가라는 반성을 했습니다. 모듈러에 나온 다양한 자세들이 '자유롭게 허락되고 선택할 수 있는' 공간이라면 더 훌륭한 공간이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집무실 서울대점, 석촌점의 경우 이런 다양한 자세들을 녹일 수 있는 존들을 구성했어요. 자세가 달라지면 사용 상황도 거기에 맞게 변화할 것이다라고 보고 특정 상황을 연상하며 가구들을 선택했습니다.


-말씀하신대로 서울대점과 석촌점의 경우 '바스테이지(BAR STAGE)'라는 새로운 공간이 생겼습니다. 어떤 의도를 가지고 만든 공간이고,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는지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 부탁드립니다.

저희는 집무실이 단순히 일만 하는 공간이 되는 것을 바라지는 않습니다. 퇴근 길에 지친 몸을 이끌고 들어와서 바에 앉아 위스키 한잔 마시며 책을 보고 충전된 기분으로 집에 들어가는 모습을 일상에 녹이고 싶었습니다. 일종에 퇴근길의 마침표가 되는 공간이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할까요. 위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바 특유의 분위기와 기능을 극대화시켜 내가 존중받고 있다는 기분을 들게 하고 싶었습니다. 멋진 크루분들이 나의 취향을 기억해주고 별 대단한 이야기는 아니지만 위스키 한잔 제공하며 건네는 말 한마디에서 온기가 느껴지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브랜드 런칭 초기 '무인화'를 강조했던 것에 비해, 지금은 '무인화'라는 단어를 아예 외부적으로 사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공간에서 '사람'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뒤늦게나마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시간제 서비스를 도입했습니다. 코로나19 이후 공간 비즈니스를 하는 곳들이 시간제 서비스를 도입하는 경우가 늘고 있는데요. 집무실이 시간제 서비스를 도입한 이유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많은 고객 분들이 코로나19 이후 재택근무 상황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선뜻 월 단위 몇 십만원을 상회하는 금액을 내는 것을 부담스러워 합니다. 저라도 그럴 것 같은데요. 머문 만큼 지불할 수 있다면 합리적일 뿐만 아니라 공간을 음미하는 태도 역시 달라지지 않을까라고 생각했습니다. 월 3만 3,000원을 고정 회원료로 내고 시간당 3,300원을 지불한다는 것이 어찌보면 적은 금액이 아닐 수 있습니다. 비교의 기준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을 것입니다. 기존 공유오피스의 상품 언어로 비교하자면 합리적으로 인식될 것이고 카페와 비교하면 비싸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공간과 서비스가 제공하는 가치에 동의한다면 사치재를 소비하는 마음으로 본인에게 기꺼이 지불할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서울대점과 석촌점을 잇따라 오픈했는데 각 지점의 특징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서울대점은 전용 108평 단층, 석촌점은 한층당 전용 66평, 총 132평의 연층 구조입니다. 정동본점 전용 48평에 비해 규모도 크고, 연층 구조라는 점도 저희에게는 테스트이자 새로운 도전입니다. 석촌점의 경우 연층 구조이기에 두개 층을 각각 조금 다른 색깔로 풀어보았습니다. 4층은 조금 더 개방적이고 자유로운 분위기의 라운지 풍으로 풀고, 3층을 조금 더 집중할 수 있는 환경으로 구성했습니다. 음악 DB도 다르게 관리합니다. 서울대점은 단층의 개방감이 극대화된 넓직한 곳, 석촌점은 연층의 아기자기함이 테스트 포인트죠. 초기 지점에서 부동산 관점에서 다양한 조건과 환경을 테스트해보는게 필요했습니다. 입지 관점에서는 두 곳 모두 주거지역 주요 지하철 역에서 도보 5분 이내에 위치한 곳입니다. 저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역시 접근성입니다."


-집무실 서비스를 시작한 지 시간이 꽤 지났는데요. 그간 소비자들의 반응과 이용방식에 대한 경험도 많이 쌓였을 것 같습니다. 그간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지정석을 지정석과 자유석으로 혼합하고 시간제 회원권(무제한 요금제, 지정석 요금제는 옵션으로 풀어줌)을 도입했습니다. 초기에는 여느 공유 오피스처럼 월단위 지정석 모델으로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 이후 상황이 변해 고정적으로 한달 비용을 지불하면서 사용하기 보다는 유동적인 상황에 맞출 수 있는 업무 환경을 갖춘 서비스를 필요로 한다는 점을 발견했습니다."


-집무실이 선택하는 공간의 특징이나 기준이 있을까요.

"정동본점과 같은 플래그십의 경우 '이야기', 제너럴 모델(GM)의 경우 '접근성'에 조금 더 무게 중심을 두고 찾고 있습니다. 얼마전 발견한 건축가 김중업 선생님의 썬플라자 건물이라든지, 용도가 다한 산업시설을 재생 관점에서 탈바꿈시킨다든지, 내 친구 지인에게 구전할 수 있는 매력적인 이야기가 있느냐가 플래그십에서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반면 GM의 경우 주거 지역 주요 지하철 역 인근 도보 10분 내 거리와 같은 요소가 가장 중요합니다."


-로켓펀치와의 시너지를 어떻식으로 구현할 계획인가요.

"로켓펀치 프리미엄 서비스와 집무실 회원권을 결합한 통합 멤버십을 곧 출시할 예정입니다. 월 3만 3,000원으로 일과 관련된 다양한 혜택들을 멤버십 내에 풀어가는 것이 목표입니다. 일을 하는 직업인이라면 하나쯤 가지고 있으면 요긴하게 쓸 수 있는 멤버십을 목표로 합니다. 일로 연결되는 온오프 통합이라는 관점에서도 이야기 드릴 수 있겠네요."


-그 외 1호점과 비교해 2, 3호 점은 어떤 점이 달라졌을까요.

"사실 가장 크게 바뀌고 고객들의 호응이 뚜렷하게 좋아진 부분은 음악입니다. 기존에는 클래식 음악을 주로 틀었는데 공간 분위기와 일치되는 면은 있으나 너무 차분해지는 경향이 있었거든요. 음악을 Lo-fi 계열 비트감 있는 음악 위주로 변경하고 나서 업무 효율과 분위기가 훨씬 더 좋아졌다는 평을 받고 있습니다."


**집무실 서울대점


**집무실 석촌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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