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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병기 Apr 18. 2021

'그랜드 조선 제주'는 어떻게 탄생했나


최근 지난 1월 문을 연 '그랜드 조선 제주' 탄생에 큰 역할을 SK D&D, 그리고 SKM건축사사무소 관계자와 함께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애초 한 시간 정도를 예상하고 SKM건축사무소를 찾았는데 세시간 삼심분 가까이 이야기를 나눴다. 아마 금요일 저녁이 아니었으면 이야기가 더 길어졌을 것 같다. 개별 프로젝트에 대한 이야기부터 부동산금융 시장의 흐름, 건축가의 역할, 도시 계획과 사회 이슈까지 폭넓은 주제를 가지고 대화가 끊기지 않았다. 그 중에서도 이번에는 그랜드 조선 제주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SK D&D는 2018년 이랜드그룹으로부터 제주도 중문에 위치한 켄싱턴제주호텔을 인수했다. 중문은 신라호텔과 롯데호텔이라는 양대 산맥이 자리잡고 있는 곳이다. 켄싱턴호텔의 위상은 상대적으로 떨어졌다. SK D&D는 켄싱턴호텔을 리모델링하고 남는 부지에 최고급 호텔을 새로 지어 경쟁력을 높일 계획을 세워두고 있었다. 호텔 운영사는 일찌감치 신세계 조선호텔로 정해졌다. 설계는 SKM이 맡았다. 이날은 전 객실을 스위트룸으로 채운 신관 '힐 스위트'에 대해 주로 이야기를 나눴다.


중문을 대표하는 최고급 호텔


힐 스위트는 '하이엔드(high-end)'로 포지셔닝을 했다. 중문에서 내세울만한 럭셔리 호텔을 만드는 게 목표였다고 한다. 이에 조선호텔에 스위트룸으로만 구성된 객실을 제안했다고 한다. 실제 힐 스위트의 숙박비는 27평은 하룻밤에 최소 65만원, 50평은 최소 140만원에 달하는 가격이다.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봤다. 한국인들이 해외 여행에서 쓰는 비용을 감안하면 힐 스위트 숙박비를 충분히 지불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이와 관련해 SKM 관계자는 "주변에 해외 여행을 다녀온 사람들이 불편함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한다. 그런데 그러한 불평이나 불만도 다녀왔기 때문에 이야기 할 수 있는 것이다. 같은 비헤비어(behavior)라고 한다면 승산이 있다고 봤다"고 말했다. 또한 가까운 동남아라도 하루 이틀은 이동하는 데 써야 하는데 제주도는 1박 2일로 가더라도 이틀을 온전히 즐길 수 있는 장점도 있다. 럭셔리 호텔에서 호캉스를 즐기는 이들이라면 굳이 비행기를 타고 외국에까지 안 나가도 된다고 본 것이다. 사람들의 비헤비어를 담은 최고급 라이프스타일 호텔을 만드는 것이 SK D&D의 목표였다.

힐 스위트 투숙객 전용 프라이빗 라운지


힐 스위트가 제안하는 '라이프 스타일'이 만들어지기까지


SK D&D는 힐 스위트가 제안하는 라이프 스타일이 이미 한국에 존재한다고 판단했다. 리서치도 충실히 했다. SK D&D는 빅데이터 분석가로 탁월한 역량을 보여주고 있는 송길영 바이브컴퍼니 부사장에게 리서치를 맡겼다. 흔치 않은 경우라고 한다. 또한 한국에서 최고급 리조트 설계 경험이 가장 많은 SKM에 설계를 맡겼다. SKM은 아난티 리조트 설계로 유명하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힐 스위트는 투숙객들이 호텔 안에서 모든 것을 다 해결할 수 있는 장소를 추구했다.


힐 스위트 루프탑도 그런 생각으로 만들어졌다. 애초 설계 당시 힐 스위트 루프탑은 제일 많이 고민을 한 부분이라고 한다. 켄싱턴호텔에 이미 유명한 루프탑 수영장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대로 힐 스위트 투숙객들이 호텔 안에서 모든 것을 다 해결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결국 만들게 됐다고 한다. 아울러 조식뿐만 아니라 석식, 그리고 와인까지 숙박비에 모두 포함되어 있는 것도 특징이다.


운영뿐만 아니라 투자까지하며 공들이는 신세계


그랜드 조선 제주는 지난 1월 문을 연 후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얘기가 들린다. 지금까지 모습뿐만 이나라 앞으로도 기대가 되는 이유가 있다. 신세계가 장기 마스터리스 구조를 계약을 맺고 있기 때문이다. 호텔 산업은 변동성이 크게 때문에 호텔 운영사 입장에서는 장기 마스터리스 구조는 부담이 크다. 신세계가 그만큼 그랜드 조선 제주에 자신감을 가지고 있고, 공을 들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뿐만 아니라 신세계는 디앤디인베스트먼트가 그랜드 조선 제주를 기초자산으로 만든 리츠에 보통주 출자를 했다. 신세계가 앞으로도 계속된 설비 투자를 통해 호텔 운영에 공을 들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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