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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병기 Apr 16. 2020

군산을 대표하는 3대 향토기업

백화양조, 한국합판, 경성고무가 남긴 유산

군산은 제조업의 도시로 잘 알려져 있다. 두산인프라코어, 현대중공업, GM(구 대우자동차), OCI 등 한국을 대표하는 제조업체들이 자리를 잡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지금은 제조업 도시로서의 이미지가 많이 퇴색됐다. 현대중공업과 GM은 문을 닫았고, 태양광 폴리실리콘을 생산하던 OCI 군산 공장도 얼마전 가동을 중단했다. 앞으로도 군산이 제조업 경쟁력을 유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두산인프라코어의 군산 공장



여기까지는 이번 출장을 가기 전에도 어느 정도 알던 이야기다.


이번 출장에서는 그보다 앞서 군산 지역의 경제를 이끌었던 향토기업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바로 '백화양조', '한국합판', '경성고무'다. 많은 이들이 알고 있듯이 군산은 일제 시대 일본이 한국의 쌀을 수탈해가는 항구로 번성했던 지역이다. 자연스레 쌀과 관련된 산업이 많이 발달했다. 정미소, 양조장이 많이 들어섰다. 실제 이번에 출장 중에도 곳곳에 정미소가 눈에 띄었다. 그리고 술도 빼놓을 수 없다. 군산은 청주가 유명하다. 청주는 쌀을 원료로 하여 발효시킨 술이다.  또한 군산은 나라쓰케라고 불리는 울외장아찌가 특산품이다. 이는 군산 지역에서 전국 울외의 70~80%가  생산되고 이 장아찌에 술 찌꺼기가 들어가기 때문이다.

군산 백화수복

한국을 대표하는 백화수복을 만든 백화양조가 바로 군산 향토 기업이다. 1945년에 설립된 백화양조는 군산을 대표하는 기업이었으나 더 성장하지 못하고 1985년 두산그룹에 인수되었으며, 지금은 롯데로 넘어갔다.  또한 군산은 항구 도시인데다 금강이 있어 일찍이 합판산업이 발달했다. 한국합판이 바로 군산을 대표하는 합판 기업이었다. 한국합판은 1985년 북선제지와 합병해 세풍제지로 변경되었으며, 2003년 페이퍼코리아로 이름이 바꼈다. 그리고 마지막은 경성고무다. 군산은 일본인들과의 교역이 빈번해지면서 1920년대부터 고무 산업이 발달했다고 한다. 경성고무는 일본에서 온 사업가가 세운 고무신공장을 이만수 사장이 인수해 1932년에 설립한 회사이며, 1983년에 선경에 완전히 매각되면서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참고로 경성고무 창업주인 이만수의 아들 이용일은 KBO 초대 사무총장을 지내기도 했다. 야구 사랑이 대단했던 그는 군산 지역에 야구 인프라를 마련하기 위해 초등학교 네 곳 중학교 두 곳, 고등학교 한 곳에 야구부를 만들었다고 한다. 그 중 한 곳이 바로 역전의 명수라는 별명이 붙은 '군산상고'다. 김봉연, 김성한, 조계현, 조규제 등 숱한 스타플레이어들을 배출한 야구 명문고다.


그렇게 군산을 대표하는 향토 기업들의 흔적은 술과 야구 통해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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