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크리스마스가 다 지나간 이 마당에 나는 왜 이렇게 화가 났는지 모르겠다.
눈이 오지 않아서도 아니고,
오후에 일 하러 나간 것 때문도 아니고,
내일 갚을 대출금이 없어서도 아니고,
퇴사할 때 제대로 정리안 된 세금 문제 때문도 아니고,
저녁을 못 먹어서 그러는 것도 아니고,
밤 11시 40분에 집에 들어와서 난장판이 된 집을 봐서도 아니고,
한 밤 중에 20분씩 공들여 청소를 했기 때문도 아니고,
맥도날드를 들르지 않은 것 때문도 아니다.
바뀔 생각이 없는 너를 봐서일 것이다.
개선하려는 생각의 의지나 노력이 보이지 않아서일 것이다.
하지도 않은 너의 변명이 내 귀에 들리기 때문일 것이다.
이 밤중에 어딜 나가는지 묻지도 문자를 보내지도 않은 것 때문일 것이다.
대화를 통해 상태를 점검하려 들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늘 그랬듯 나에게 아무렇지도 않은듯 대할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