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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목 Oct 03. 2019

주도적인 삶과 균형감

어렸을 때 커다란 제도용 모눈 종이에 부루마블 게임을 만들었다. 나라도 60개가 넘었었나 그랬다. 만들때만 해도 재밌을 줄 알았는데 막상 해보니 재미가 없었다. 한 바퀴 도는데도 많은 시간이 걸렸고 땅 사는데 돈이 계속 들어가기만 할 뿐 상대가 내 땅에 걸리는 경우가 없었다.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고 재미도 없길래 떄려 치우고는 놀러 나갔다. 


오히려 본 게임보다는 게임을 만드는 것이 더 재밌었다. 기대감에 부풀어 있었던 것이다. 이 게임을 하면 재밌겠지? 완전 대박 게임을 만드는 것 같아. 그리고 주사위를 굴릴수록 재미가 없었다. 


시간이 지나니 지금은 양상이 좀 달라졌다. 본 게임(사업)도 콘텐츠 제작도 재미가 없다.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재미는 없다. 못해먹겠다 싶은 정도는 아니어서 나름의 노하우를 쌓으며 만들어 가는 중이다. 본 게임을 하는 것도 그닥 재미는 없다. 아직까지도 콘텐츠를 계속 만드는 입장이다보니 본 게임의 맛을 못 봐서 그럴수도 있겠다.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어서 버틸 수 있거나 그런 건 아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은 노는거다. 여유로운 한 때를 보내는 것을 좋아한다. 하지만 이걸로는 삶을 영위할 수가 없다. 


좋아하는 일을 하는 사람도 버텨야 된다. 그건 좋아하는 일을 하든 싫어하는 일을 하든 똑같다. 하지만 좋아하는 일을 하는 사람이 더 많이 버틸 수 있는 이유는 자신이 주도적인 삶을 살고 있기 때문이다. 잘하는 일을 하든, 좋아하는 일을 하든, 평범한 일을 하든 관계가 없다. 자신이 선택한 삶을 살도록 놔두면 사람들은 자기 자신과 자기 주변을 잘 가꿔 나간다. 그렇게 하나씩 균형감을 찾아가는 거다. 재미 없으면 뭐 다 때려치우고 뭐 뛰쳐나가 놀믄 되는데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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