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먹고 사는 것이 해결된다면 ,
현실적인 이야기들을 하면서 살 것이다.
삶의 이유에 대해 어렵지 않게 고민할 것이고
하고 싶은 일을 위해 헌신할 것이며
공공의 일을 위해 뛰어들게 될 것이고
심장이 시키는 일을 할 것이다.
시키지 않아도 책 읽는 인구가 늘 것이고
가족을 위해 일찍 퇴근할 것이며
가치 있는 일을 찾아 몰두하게될 것이다.
우리는 해방때부터 줄곧
눈 앞의 돈이 필요했다.
그것도 당장.
돈이 없는 것은 곧 죽음이었다.
우리 아버지 세대는
오로지 돈 버는 것만이 생존이었고
그래야 하는 줄 알았고
그래야 화목한 가정을 이룰 수 있는 줄 알았다.
수 십년이 지나서
나라가 발전하고 강대국이 됐지만
우리 자식들이 그렇게 자신들과
똑같이 살 줄은 몰랐을 것이다.
지금도 당장 눈 앞의 돈이 없다면
이번달 학자금 대출을 갚을 수 없고
가족을 먹일 수 없고
저녁 한끼 때울 6천원을 벌 수 없다.
월세를 낼 돈이 없어서
하루 4시간씩 왕복 출퇴근을 할 수 밖에 없다.
우리가 생각하고 바라는 그림같은 희망들은
어쩌면 우리 자녀 세대에서도 안 될지 모른다.
평범한 개인의 노력이 헛되지는 않지만
희망적이지도 않다.
가족과 함께 저녁을
보내고 싶지 않은 사람이 누굴까
마음이 움직이는 일을
하고싶지 않은 사람이 누굴까
사소한 행복들이 현실에 묶여
이룰 수 없는 희망이 되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