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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장준 Aug 28. 2017

직장인의 워라밸 유지하기

"적당히 벌고 아주 잘 살자!"

전주 여행의 필수 코스 중 하나인 남부시장 청년 몰의 벽화에 그려져 있는 재미있는 문구입니다. 과거와는 달리 직장과 직업을 선택할 때 ‘돈’보다 ‘삶의 질’을 선호하는 분위기가 생기면서 많은 청년들에게 공감대를 사는 문장으로 유명합니다.


이러한 현상을 잘 반영하는 또 다른 단어가 있는데, 바로 ‘워크 앤 라이프 밸런스(Work and Life Balance)’의 줄임 말인 ‘워라밸’입니다. 일과 삶의 균형을 맞춰 행복을 추구하고자 하는 요즘 구직자들 사이에서 정말 많이 사용되는 단어입니다.


실제로 취업 관련 사이트에서 취준생을 대상으로 시행한 설문조사에서도 ‘야근 없는 회사’가 이상적인 직장의 모습 1위로 뽑혔다는 뉴스를 본 적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도 리쿠르팅을 진행하면서 최근에는 ‘워라밸’을 고려하는 구직자들이 많아졌음이 느껴지곤 합니다.

이러한 트렌드를 보고 ‘역시 요즘 젊은이들은 고생하기 싫어하네'라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워라밸이 직장을 선택하는 중요한 요소로 떠오르게 된 이유는 과거와는 산업 구조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70년대와 지금의 산업 환경을 비교해보세요. 제조업이 우리나라의 경제를 책임지던 70년대에는 공장에서 오래 일할수록 많은 제품을 생산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요즘에는 좋은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혁신을 이끌어내는 것이 핵심입니다. 그래서 사무실에 오래 앉아있는 것보다 퇴근 후 취미 생활이나 자기 계발을 통해 개개인의 역량을 기르는 것이 중요해졌죠. 때문에 많은 회사들의 경영진도 직원들의 워라밸을 보장해주는 것이 업무 효율을 높이는 방법임을 인지하고, 복지 제도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워라밸은 직장을 선택할 때도, 직장 생활을 하는 중에도 중요한 요소입니다. 그렇다면 워라밸을 보장받을 수 있는 직장에 다니려면 어떤 점을 염두해야 할까요? 또 직장 생활을 하면서 어떻게 일과 삶의 균형을 맞출 수 있을까요?


하나, 나만의 기준 세우기


현재 취업 준비생이거나 이직을 준비하는 분들이라면 자신만의 워라밸 기준을 정리해봐야 합니다. 절대 주변인이나 미디어에서 말하는 기준을 절대적인 기준으로 생각해서는 안됩니다. 평소 자신이 갖고 있는 일에 대한 가치관, 연봉 기준, 지원하는 직무의 특성, 라이프스타일 등을 종합하여 현실적인 기준을 마련하는 게 좋습니다.

참고하실 수 있도록 제 지인들의 사례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두 명 모두 입사 전 생각해두었던 자신만의 기준을 바탕으로 직장을 선택했고 지금까지 일과 삶의 균형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먼저 직장인 A는 올빼미형 인간으로 아침 일찍 출근하는 것을 힘들어하지만 조금 늦게 퇴근하는 건 괜찮다고 생각했습니다. 또 주말에는 꼭 가족과 시간을 보내자는 주의였죠. 그래서 A는 주 5일 근무제의 IT회사에 입사를 했습니다. 많은 IT회사들이 야근이 잦은 대신 직원들의 출근 시간은 자유롭게 해준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반면 직장인 B는 쉬는 날에는 한적한 카페에서 책을 읽거나 혼자 영화관에 가길 좋아합니다. 그리고 월세 비용을 감당하기 위해 연봉은 4,000만 원 이상으로 기준을 잡았습니다. 그래서 B는 대기업 백화점에 취업을 했습니다. 백화점은 신입사원의 초봉이 높은 편이라 B의 연봉 기준을 충족할 수 있었습니다. 또 스케줄 근무제라 보통 주말에 하루 나오는 대신 평일에 하루를 쉽니다. 남들이 일하는 평일에 하루를 쉴 수 있으니, 원하는 방법으로 휴일을 보낼 수 있게 되었죠! 

만약 A와 B 두 사람의 회사가 바뀌었다면 두 사람 모두 일과 삶의 균형이 깨져버리고 말겠죠. 이렇듯 먼저 자신만의 기준을 세우고, 그 기준을 충족할 수 있는 회사를 찾아 선택해야 워라밸을 지킬 수 있습니다. 물론 완벽하게 들어맞는 회사를 찾기는 어렵겠지만 우선순위를 정해놓는다면 훨씬 수월하겠죠.


둘, 취미 생활 하기


워라밸을 지키기 위해서 취미 생활은 일종의 원동력이 될 수 있습니다. 업무 시간 내에 일을 마칠 수밖에 없는 일종의 장치를 마련해두는 것이죠. 그리고 취미 생활은 일상에 활력을 불어넣기 때문에 삶의 질이 높아지고, 업무 효율을 제고하는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그러니 한 번하고 끝나는 일회성 취미 활동보다는 주 2~3회 정도 규칙적으로 할 수 있는 취미 활동을 만드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수영이나 요가 같은 운동을 취미로 삼으면 체력도 기를 수 있습니다. 요즘에는 러닝 크루(Running Crew)라고 해서 비슷한 동네에 모여 사는 사람들끼리 저녁에 함께 달리기를 하며 친목을 도모하는 동호회도 있다고 합니다. 또는 취업 전 너무 하고 싶었지만 금전적으로 여유가 되지 않아 즐기지 못했던 취미를 시작해보면 어떨까요? 이제는 금전적인 여유가 되니까요. 

특별히 하고 싶은 취미 활동이 없다면 자기 계발을 위한 외국어나 자격증 공부를 시작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당장은 필요 없는 것처럼 보여도 미리 준비해두면 승진이나 이직 등 좋은 기회가 찾아왔을 때 도움이 됩니다.


셋, 업무 시간에 집중하기


취미 생활이나 기타 여러 이유로 일과 삶의 균형을 지켜야 하는 동기를 만들었나요? 이제 빨리 퇴근을 하고 취미 생활을 즐기고 싶은데, 항상 잔업으로 야근하는 분들을 위해 효과적으로 시간관리를 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일을 할 때 집중하는 것입니다. 공부와 마찬가지로 정해진 시간 내에 집중해서 일을 끝내야 남은 시간 동안 원하는 것을 하면서 보낼 수 있습니다. 저는 야구선수 시절, 동료 선수들이 잠깐 쉬거나 간식을 먹는 동안에도 연습에만 집중을 했습니다. 덕분에 누구보다 빠르게 목표량을 채웠고, 저녁 시간을 자유롭게 보낼 수 있었습니다. 연습 시간에는 열심히 운동을 하고, 저녁 시간에는 친구들을 만나 스트레스를 푸니 다음 날 다른 동료 선수들보다 상쾌한 기분으로 연습에 임할 수 있었습니다. 운동과 여가 시간을 적절히 분배해 효율성을 높였던 거죠. 

집중하시는 것이 어려운 분들을 위해 노하우를 알려드리겠습니다. 노량진 고시생들이 사용하는 방법에서 착안한 것인데, 꽤 효율적입니다. 먼저 휴대폰의 타이머 기능을 켜서, 하루 동안 진짜 일을 하는 시간만 측정해보는 겁니다. 커피를 마시며 동료와 잡담하거나 화장실에 가는 시간 등은 Stop 버튼을 눌러 시간이 측정되지 않도록 하세요. 일주일 정도 시간을 측정해보면, 실질적으로 일하는 시간이 얼마나 되는지 알 수 있습니다.


아마 생각보다 사무실에 있는 시간에 비해 일하는 시간이 길지 않아 놀랄 수도 있습니다. 언제 시간을 허비하는지 파악을 하고 그 시간을 압축적으로 사용하면 퇴근 시간을 앞당길 수 있으니, 결과적으로 워라밸을 보장받을 수 있게 되겠습니다.


넷, 하루 단위로 스케줄 짜기


업무 시간을 압축적으로 사용하게 됐다면, 이제 스케줄 관리를 통해 업무량을 파악하고 잘 분배하는 법도 알아두셔야 합니다. 예를 들어 매주 화요일, 목요일마다 헬스장에 가기로 마음먹었다면, 이 날에는 야근을 하지 않도록 미리 업무를 당겨서 진행해야겠죠.


가장 쉬운 방법은 하루를 시작할 때 오늘 해야 하는 일을 스케줄링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한 주, 한 달 단위로도 큰 그림을 그리면서 일정을 체크해야 합니다. 많은 분들이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실천하지 않고 있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할 일을 쭉 정리해보는 것과 그때그때 생각나는 대로 일을 처리하는 것은 정말 큰 차이가 있습니다! 

하루 동안 해야 할 일을 잘 정리하려면 아날로그스럽지만 메모지를 사용하면 좋습니다. 간편하기도 하고 한눈에 스케줄링이 가능하거든요. 아침에 출근하자마자 오늘 하루 처리해야 할 일들을 메모지에 한 장 한 장 적고 그 메모지들을 모니터 옆에 붙여두세요. 각각의 과업을 마친 후에 메모지를 떼어 버리면, 앞으로 남은 업무는 무엇인지 한눈에 알 수 있어 업무 속도를 조절할 수 있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외근이 잦기 때문에 휴대폰 어플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눌러서 확인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출근 시간에 오늘 뭘 해야 하는 지를 입력해두고 생각날 때마다 들여다보려고 합니다. 여러분들도 나름대로의 방법을 찾아 꼭 하루, 일주일, 한 달 단위로 스케줄링하는 습관을 들이도록 하세요!


마지막으로 말씀드릴 것은 ‘적당히 벌고 아주 잘 사는 삶’을 위해 연봉을 조금 포기했거나, 새로운 취미 생활을 즐기기 위해 저축을 줄였다면 재정관리는 더욱 꼼꼼하게 하셔야 한다는 것입니다. 일과 삶의 균형뿐만 아니라 수입과 지출의 균형도 꼭 지키면서 밸런스 있는 삶을 향유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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