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에 전주에 아내와 다녀왔습니다. 아내는 딸과 가본 적이 있지만 저는 초행길이었습니다. 도착하자마자 전주 하면 먹야야 한다고 알려진 비빔밥을 먹으러 갔습니다. 우리가 도착한 곳은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식당이었습니다. 아내는 육회비빔밥을 저는 돌솥비빔밥을 주문했습니다. 한 수저 해보니 제가 사는 인근 식당에서 먹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아 아내에게 물었습니다.
어때?
응. 뭐. 그냥...
식당을 나와 한옥마을을 가는 택시를 타려다가 소화도 시킬 겸 걸었습니다. 잠시 가니 저만치 버스 정류장이 보여 아내가 버스를 타고 가보는 것은 어떠냐고 하더군요. 저는 그곳에서 발걸음을 멈추고 버스 안내표시판을 보는데 몇 번을 타야 할지 도통 모르겠더군요. 그래서 주위를 보니 세 분의 현지 아주머니들이 보여 한 분에게 물었습니다.
실례합니다. 한옥마을 가려면 몇 번을 타야 할까요?
1001번이 갑니다.
네. 감사합니다.
잠시 후 아내가 그분에게 말합니다.
여기 분들은 주로 어디에 가서 드세요?
서울에서 오셨어요?
일산에서 왔어요. 오다가 비빔밥을 먹었는데.....
그러셨구나. 우리는 비빔밥 안 먹어요.
세 분은 약속이라도 한 듯 동시에 웃으면서 예전처럼 맛있는 곳이 없다고 하더군요.
그럼 먹거리 좋은 데가 어디일까요?라고 아내가 다시 묻자 한 분이 자신의 핸드폰을 꺼내 사진을 보여주며 걸쭉하게 말씀하시더군요.
이곳에 가보세요. 막걸리를 주문하면 안주거리가 푸짐하게 나옵니다. 얼마 전에 친구들과 갔는데 아주 배 터져라고 나옵디다. 다 먹지도 못하고 나왔어요.
아.... 네.... 감사합니다.
잠시 후에 1001번의 버스가 다가오자 우리는 그들에게 "감사합니다."라고 말하며 버스에 올랐습니다.
사람마다 입 맛이 다르듯 다양한 사람들 틈으로 보이는 차장 너머의 거리를 뒤로 하고....
뒷 이야기는 다음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