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이 이사를 왔네요

제발 춥게 해 주세요!

by 김곤

오전에 집을 나섰다. 화창한 날씨였다. 아파트 단지를 나와 상가 사잇길을 걸어가고 있었다. 우연히 고개를 들고 본 파란 하늘이다. 구름들이 어릴 적 보았던, 겨우내 꽁꽁 얼어있던 바다 위 얼음들이 기지개를 펴듯 갈라서는 모습을 연출하고 있었다. 지구 온난화로 북극의 빙산이 녹아 흐르고 흘러 우리 동네까지 이사를 온 듯했다.



하늘에 얼음바다가 열렸다. 파란 하늘이 바다로 변했다. 얼음판에서 썰매 탔던 어린 시절이 생각이 난다.


가서 썰매 좀 타볼까?

어? 근데 얼음들이 갈라져 있다.

왜 저렇게 됐을까? 북극에서 여기까지 오느라 땀을 많이 흘려서 그런가 보네.


"어휴! 여긴 왜 이리 더워요?"

와우! 하늘에 달린 얼음이 말을 한다.


"어휴! 더워."

"저리 좀 비켜! 더워 죽겠어."

"나도 덥다."


한 몸이었던 얼음들이 갈라지기 시작한다.


"어! 어! 어! 어쩌지?"


얼음들이 운다...


뚝! 뚝! 뚝!


와우! 얼음들이 눈물을 흘리네!


.....


사진: 김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