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에 갔던 날 안국역에 내려 세운상가까지 걸었다. 가다가 한 건물 화장실에 들어갔더니 누군가 마시고 간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남자 소변기 위 선반에 있는 것을 본 순간 이 세상에 버려진 아이들이 생각나 그들에게 나의 간절한 마음을 실어 보냈다.
저를 왜 버리셨나요.
마저 드시지요.
이렇게 그냥 남기고 가시면 어쩌라고요.
그럼 누가 당신을 대신하여 저를 온몸으로 사랑해 줄까요.
이제 저는 누가 데리러 올까요.
당신이 그냥 가버리셨으니 어찌합니까.
전 혼자 어디에도 못 가는 거 아시잖아요.
그러니 여기 이대로 있을게요.
당신이 올 때까지.
저를 왜 버리셨나요.
당신과 함께 할 수 있게 하시지요.
왜 그냥 가셨나요.
당신은 나의 사랑인 것을 아시잖아요.
온몸 바쳐 당신을 사랑할 텐데
이렇게 떠나시면 어떡하나요.
내 사랑은 이제 줄 곳이 없어져 버리고
난 당신이 안 오시면 다시 버려지겠지요.
당신이 오시길 기다릴게요.
따뜻한 당신의 사랑을 기다릴게요.
잊지 말고 다시 오세요.
당신을 사랑합니다.
자신을 사랑하는 이가 타인도 사랑할 줄 알 것이다. 그래서 자신을 사랑하는 노력은 중요하다.
사진: 김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