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단추를 풀었다

한결같은 사람

by 김곤

날씨가 따뜻해졌다. 계절의 순환이 가파르다. 얼마 전까지 사람들도 날씨도 두꺼운 옷을 입었었다. 며칠 전부터 사무실 근처 개천가 산책길에 벚꽃이 만개했다. 청정지역의 혜택인지 온난화의 역습인지 모를 일이다. 닫혀있던 하늘의 단추가 열린 것임에는 분명하다.

"와우. 너무 예쁘다."

내가 말했다

"하하하. 주무관님 귀여우세요."

동료가 말했다. 나이에 걸맞지 않은 천진스러운 모습에 웃겼던 모양이다.

벚꽃이 피기 시작한 날 동료와 나눈 대화다.

사무실 근처 산책로에 만개한 벚꽃

"오늘 너무 춥게 입고 나오신 것은 아니에요?"

내가 동료에게 물었다.

"카디건을 걸치려고 했는데 더울 것 같아서 그냥 나왔더니 조금 쌀쌀합니다."

아침저녁으로 변덕스러운 날씨 때문에 일어나는 일상 속 모습이다.


'お天気や(오텐끼야)'


변덕쟁이를 일컫는 일본말이다. 이랬다 저랬다 변덕을 부리는 사람 앞에서는 어찌할 도리가 없다. 어디에 장단을 맞추어야 할지 난감하다. 한결같은 사람이 좋은 이유다. 동료들과 점심을 마치고 산책을 하면서 길가의 나무를 보고 내가 말했다.

"나무를 안아본 적 있으세요?"

"아니요"

"저는 가끔 집 앞 공원에 가면 나무를 안곤 합니다. 나무의 따뜻한 온기를 느껴서 좋습니다. 나무는 변함없어요. 어딜 가지도 않고 늘 거기에 있어 좋고요."

사무실 근처 공원 벤치 앞에 핀 벚꽃

한결같은 사람을 만나기가 어렵다. 자신의 이익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깊은 대화도 쉽지 않다. 개천에 흐르던 물줄기가 옅어졌다. 물 아래 숨어있던 모래알들이 속살을 드러낸다. 천둥오리가 벌거벗은 모래살 위에 살포시 앉아있다.


하늘이 단추를 푸니 꽃들도 개울 속 모래도 자신들의 모습을 보인다. 그러나 지금의 아름다움은 잠시다. 무더운 날이 오고 찬바람이 불며 하얀 눈이 내리는 과정에서 그들은 자신들의 모습을 감춘다.


우리도 닫혀있던 마음의 단추를 풀어보는 것은 어떨까. 잠갔다 풀었다를 반복하지 않고 한결같으면 좋겠다. 금세 시들어버리지 않는 마음 꽃을 피우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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