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퇴근길. 지하철 안에서 책 장을 넘기다 보면 나의 문장들이 종이 위로 걷다가 춤추기 시작할 때가 있다.
나는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 전까지 많은 책을 읽었다고 할 수는 없다. 중고등학교와 대학 때는 좀 읽었다 해도 사회에 나오면서 책과 친하게 지내지 않았다. 틈나면 술과 친구, 그리고 연애에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결혼 후에도 책을 접할 기회는 자주 갖지 않았다. 생각해 보면 대학을 졸업한 이후로 책을 가까이 하기 시작한 것은 50이 넘어 공무원 시험에 도전하고 나서부터였을 것이다.
공무원이 되고 6년이 지난 지난해부터 나는 독서와 늘 같이한다. 그것은 글쓰기를 시작했기 때문일 것이다. 독서를 하다 보면 글쓰기에 대한 목마름을 부른다. 어떤 글은 그냥 나오고 어떤 글은 책을 읽다가 일순 문장들이 나의 머릿속에서 튀어나와 춤추기 시작한다. 그러면 읽던 책은 옆구리에 두거나 옆 좌석에 두고 자판을 두드리기 시작한다. 나만의 창작물을 토해내기 위해 간절하게 써 내려간다. 그리고 거리를 걷다가 공원 길을 산책하다가 문장들이 모이고 허공에서 수정의 덧칠을 거치다가 다시 모이고 흩어지고를 반복한다.
책의 종류는 많다. 고전부터 에세이까지. 나는 다독보다는 선독을 하는 편이다. 아무리 평가가 좋다고 해도 예술적 가치가 있다 해도. 마음에 닿는 것을 골라 읽는 편이다. 마음이 가지 않은 책을 붙들고 굳이 시간을 허비하려고 하지 않는다. 세상에는 엄청난 독서의 양을 자랑하는 작가들도 있고 안 그런 이도 있을 것이다. 분명한 것은 글쓰기를 잘하기 위해서는 부지런히 읽는 것이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읽되 소화를 해야 한다는 것도 쓰면서 알아간다. 한 번 읽고 남는 것이 없다고 느끼든 많은 책을 읽고서도 필력이 늘지 않든, 그것은 어쩌면 읽었던 책을 완전히 나의 것으로 소화하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아니면 나와 맞지 않는 책을 억지로 읽었던지. 나는 다는 아니지만 어떤 책을 읽으면 다시 읽고 또 읽으면서 전체적인 맥락을 살핀다. 책 속의 행간 사이로 들어가 나를 발견하기도 하며, 글로서든 머릿속으로든 전체적인 스토리를 요약해 보기도 한다. 그것은 음식을 섭취한 후에 소화의 과정을 거치고 배설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내 안에서 사유의 과정을 거침으로써 또 다른 나만의 창작물이 밖으로 나오니까.
문장들이 춤을 추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