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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곤 May 04. 2024

사랑의 온도

오늘 한 신문에 어떤 유명 원로배우의 사연이 올라와 있었다. 그녀는 혼자 생활하는 것이 외롭다고 하면서 아들의 집에 들어가 같이 살고 싶은데 아들은 원치 않은 것 같다고, 그러면서 자식들이 자신을 돈으로만 보는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다. 한 방송에 나와 집에 있을 때는 불을 끄고 산다고 했던 그녀는 재테크로 많은 부를 이룬 것으로도 유명하다.


장모님은 가끔 아내에게 이렇게 말씀한다.

“내가 너희들을 어떻게 키웠는데, 좋은 것만 먹이고 입히고 정말 남부럽지 않게 키웠다.”

그러면 아내는 집에 같이 살던 가정부 언니의 손에 자라 엄마의 정을 제대로 느껴보지 못했다면서 웃으며 이렇게 말한다.

“그러면 뭐 하냐고, 사랑으로 키웠어야지.”

그러자 장모님은 다시 이렇게 말씀한다.

“아니, 그게 사랑이지. 사랑이 없으면 그렇게 할 수 있나.”

경제적으로 윤택했던 시절,  자식 사랑도 돈으로 대신할 수 있었다고 여기셨는지도 모를 장모님의 시간. 그러나 아내는 그 시간을  사랑으로 기억하지 못하는 것일까.


평소 방에서 자주 소등하고 계시는 장모님의 모습에 “불 좀 고 계세요. 어머니.” 라며 잔소리하는 내가 오늘 본 신문 속 유명배우의 사연을 읽고 아내에게 이렇게 했다.

“그분이 불을 끄면서 생활하는 등 알뜰하지만, 자식들은 얼마나 불편할까. 같이 생활한다면.”

그러자 아내는 이렇게 말했다. “그렇지. 사랑도 내가 만족하는 것이 아닌, 상대방이 만족하는 사랑을 하는 것이 진정한 사랑이 아닐까 싶어”



그렇다. 사랑이란 내가 만족하는 것이 아닌 상대방이 만족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싶다. 그 온도의 경계선이 어디인지는 각자 다 다르겠지만.


아내는 그래도 엄마의 사랑으로 여기까지 왔으니 그 마음에 감사하며,  우리 부부가 오랫동안 모시고 살며 보내는 사랑에 장모님 행복하다고 이렇게 말씀하셔서 감사하다고 했다.


"나는 너무 감사하고 행복해, 딸과 자네가 같이 옆에 있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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