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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칼럼] "인생이 흔들릴 때 자연 앞에 서라"

by 길엽

흔들리는 인생, 자연이 주는 답


인생은 때로 예측할 수 없는 폭풍우처럼 우리를 휘몰아친다. 갑작스러운 실직, 소중한 사람과의 이별, 건강의 적신호, 꿈의 좌절... 이런 순간들 앞에서 우리는 마치 망망대해에 떠 있는 작은 배처럼 무력감을 느낀다. 어디로 가야 할지,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는 막막함이 가슴을 짓누른다.


그럴 때면 도시의 소음과 번잡함을 벗어나 거대한 자연 앞에 서보라. 높은 산꼭대기든, 끝없이 펼쳐진 바다든, 광활한 초원이든 상관없다. 중요한 것은 인간의 인위적인 것들이 시야에서 사라지고, 오직 자연의 원시적 모습만이 눈앞에 펼쳐지는 그 순간이다.


완벽한 고요의 공간에서 우리는 비로소 자신의 내면과 마주하게 된다. 도시에서는 끊임없이 울려대는 차량 소음, 사람들의 대화 소리, 기계음들이 우리의 생각을 방해한다. 하지만 자연의 고요 속에서는 오직 자신의 숨소리와 심장박동만이 들릴 뿐이다. 이 고요함은 단순히 소음의 부재가 아니라, 마음의 평온을 되찾을 수 있는 신성한 공간이다.


끝없이 펼쳐진 지평선은 우리에게 무한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지금 당장의 문제가 아무리 크고 복잡해 보여도, 저 넓은 세상 앞에서는 작은 점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지평선은 끝이 있는 듯하면서도 실제로는 끝이 없다. 우리의 인생도 마찬가지다. 지금은 막다른 길처럼 보여도, 조금만 더 나아가면 새로운 길이 보이고, 새로운 가능성이 열린다.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하늘 아래 서 있으면, 세상이 얼마나 광대하고 아름다운지를 실감하게 된다. 하늘의 청명함은 우리 마음속에 쌓인 탁한 생각들을 씻어준다. 복잡하게 얽힌 걱정과 불안들이 하늘의 청명함 앞에서 서서히 정리되기 시작한다. 마치 구름이 걷히고 맑은 하늘이 드러나듯, 우리 마음속에서도 혼란이 가라앉고 명확함이 찾아온다.


자연은 우리에게 겸손함을 가르쳐준다. 우뚝 솟은 산봉우리 앞에서, 광활한 바다 앞에서 우리는 자신이 얼마나 작은 존재인지를 깨닫는다. 하지만 이것은 우리를 위축시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자유롭게 해준다. 내가 안고 있던 문제가 세상의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나 하나의 실수나 실패가 모든 것을 망가뜨리지는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된다.


거대한 자연 앞에 서면 시간의 흐름에 대한 새로운 관점도 얻게 된다. 수천 년을 버텨온 거대한 나무, 수백만 년에 걸쳐 형성된 산맥, 끝없이 반복되는 파도의 리듬... 이 모든 것들이 우리에게 말해준다. 지금의 고통도 시간이 지나면 흘러갈 것이라고, 인생의 계절은 반드시 바뀐다고 말이다.


자연의 순환을 보면서 우리는 인생의 리듬을 이해하게 된다. 봄이 있으면 겨울도 있고, 낮이 있으면 밤도 있듯이, 우리 인생에도 기쁨과 슬픔, 성공과 실패, 만남과 이별이 반복된다. 지금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면, 그것은 겨울을 보내고 있는 것일 뿐이다. 반드시 봄이 올 것이고, 새로운 희망이 싹틀 것이다.


자연은 또한 인내의 가치를 보여준다. 씨앗이 땅에 심어져서 나무가 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강물이 바위를 깎아 계곡을 만드는 것도 수많은 세월이 걸린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것들은 견고하고 아름답다. 우리 인생의 문제들도 하루아침에 해결되지 않는다. 하지만 꾸준히 노력하고 인내한다면, 반드시 길이 보일 것이다.


고요한 자연 속에서 우리는 진정한 자신을 만나게 된다. 사회적 역할, 타인의 시선, 물질적 욕망 등에 가려져 있던 본연의 모습을 발견한다. 무엇이 정말로 중요한지, 무엇이 행복의 원천인지를 깨닫게 된다. 복잡하게만 보였던 인생이 사실은 단순한 진리들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자연은 우리에게 받아들임의 지혜도 가르쳐준다. 비가 올 때는 비를 받아들이고, 바람이 불 때는 바람에 몸을 맡긴다. 저항하지 않고 순응할 때 오히려 더 강해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인생의 시련도 마찬가지다. 피할 수 없다면 맞서지 말고 받아들여보자. 그 안에서도 배울 것이 있고, 성장할 기회가 있다.


거대한 자연 앞에서 보내는 시간은 우리에게 새로운 에너지를 준다. 도시의 인공적인 빛이 아닌 자연의 빛, 기계음이 아닌 자연의 소리, 콘크리트가 아닌 흙과 나무의 질감... 이 모든 것들이 우리의 감각을 깨우고 생명력을 충전시켜준다.


인생이 흔들릴 때, 답을 찾기 위해 복잡한 이론이나 철학을 찾아 헤맬 필요가 없다. 그저 거대한 자연 앞에 서서 고요히 서 있어보자. 끝없는 지평선이 보여주는 가능성을, 맑은 하늘이 주는 평온함을, 자연이 가르쳐주는 지혜를 느껴보자. 그 속에서 우리는 흔들리지 않는 중심을 찾게 될 것이고, 다시 일어설 힘을 얻게 될 것이다.


자연은 언제나 그 자리에 있다. 우리가 힘들 때나 기쁠 때나, 변하지 않고 그 자리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인생의 폭풍우가 몰아칠 때, 거대한 자연이라는 피난처로 돌아가자. 그곳에서 우리는 진정한 평안과 지혜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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