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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길엽 May 07. 2023

2023. 5.5(금) 밤 히로시마 세라쵸
공연단 만남

2023 조선통신사 축제에 참가하기 위해 멀리 히로시마 세라쵸에서 부산을 찾아준 공연팀과 부산 사람들이 만났습니다. 코로나로 4년만에 축제가 재개되었지만 행사 기간 3일 내내 비가 오는 바람에 안타깝게도 야외 행사가 전면 중지되어 오랜 시간 연습한 보람이 사라져서 안타까웠지요. 


4년 전에 당시도 5월 초에 부산에서 이렇게 만나고 그해 11월에 우리가 히로시마를 찾아갔습니다. 부산에서 금요일 밤배를 타고 출발하여 밤새 달리고 아침에 시모노세키 항에 도착하였습니다. 시모노세키에서 10여 년 간 현지 시민들 대상으로 한국어 교실을 운영하며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널리 알리고 계시는 강선혜 선생님의 학생들과 3시간 정도 만났습니다. 함께 간 우리 공연 팀이 시모노세키 가라토 광장에서 운집한 현지 시민들 앞에 '아리랑'을 비롯한 우리 전통음악을 보여 주었고, 그쪽에서도 현지 전통 대북 공연을 시연하였습니다. 


그리고 양국 시민들 120 명이 섞여 도시락을 함께 먹으면서 교류회를 하였습니다. 한국어를 배우고 있는 분이라 3시간이 짧았습니다. 한 줄은 한국 분들, 그리고 맞은 편엔 일본 분들이 나란히 앉아 끝없이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시간 가는 줄 몰랐습니다. 테이블마다 한국어를 가르치는 사람, 배우는 사람이 섞여 숱한 말들이 떠다녔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끝나고 아쉬움 속에 전세 버스에 올라 본격적으로 히로시마 세라쵸로 향했습니다. 그렇게 3시간을 달려 히로시마 시에 도착하고 다시 1시간 30분을 달려 산골 마을 세라쵸 世羅町에 도착하였습니다. 그 마을이 생기고 외부에서 40명 가까이 단체 방문객은 처음이라고 하였습니다. 그렇게 만난 지 4년 만에 이번엔 부산에서 만났습니다. 


모미지렌과 한일우호의 시간 - YouTube


5월 5일 금요일 오전에도 파도가 심해 후쿠오카-부산 '퀸비틀호'가 조건부 출항하여 부산에 무사히 올 수 있을까 가슴을 졸였습니다. 계속 국제전화로 현지 상황을 확인하면서 그렇게 부산항에 입항하였습니다. 입항하자마자 다음 날 행사가 전면 중지되었다는 연락을 받아 망연자실하였습니다. 그래도 우리 모임 회원들과 저녁 식사교류회가 약속이 되어 있었기에 공연복을 입고 불편하지만 참석하였습니다. 


참석자 전원에게 드리는 선물 "쑥떡"입니다. 참석자들이 정말 좋아하셨습니다. 

세라쵸 정장, 우리로 말하면 읍장 정도가 된다고 합니다. 오쿠다 상의 축사

양국 시민들이 고루 고루 섞여 앉도록 자리를 배치하였습니다. 

공연단 단장님 감사 인사

건배

당일 생일을 맞으신 공연팀 여성께 전체가 합창하여 생일 축하 노래와 꽃다발, 케익을 선물


우천으로 공연을 하지 못한 아쉬움을 달래드리고자 인근 라이브 카페로 자리를 옮겨 공연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 일본 청년 둘은 사촌지간입니다. 제 평생 한국에서 함께 노래를 부를 기회가 있을 줄 몰랐답니다. 한 사람은 도쿄, 또 한 사람은 오사카에 살고 있는데 골든 위크를 맞아 이번에 부산에 왔지요.

마지막 날 돌아가는 것도 쉽지 않았습니다. 퀸비틀이 결항하여 부산-후쿠오카 항공을 이용해야 하는데 표가 없다네요. 그래서 긴급히 각자 인터넷으로 저가항공을 예약하여 겨우 겨우 표를 마련해서 5월 7일 일요일 오후 2시 비행기로 후쿠오카로 출발했습니다. 그곳에서 다시 전세버스를 타고 5시간을 달려야 도착하니 참으로 머나먼 여정이지요. 그래도 12년 연속으로 이 행사에 초청이 된 공연단이라 그 오가는 길이 익숙하다고는 합니다만 안타까운 마음 가득합니다. 하기야 부산으로 올 때는 현지에서 새벽 2시에 출발한다고 하니까 오는 여정도 만만치 않지요. 오는 가을 11월 셋째 토요일 단풍이 절정에 이를 즈음에 우리가 방문하기도 잠정 약속하였습니다. 그렇게 양측 시민들 간에 정이 쌓여 가는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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