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고털이범은 조상님 선물

도난 관리

by 가매기삼거리에서

어제 추석날


새벽 5시 스맛폰

돈이 안 나와요

1,000원 지폐가 투출구에 걸렸나?

가보니 지폐 누름쇠가 키오스크 밖에

어랏, 오른쪽 열쇠 구멍 보니 쑤신 흔적

키를 넣어도 안 열린다

2호점은 아내 것

용돈 쓰라고 차려준 거

아내가 내게 전화해 알린 거

어떡하냐고


오, 드디어 금고가 털렸다

신난다

조상님께서 추석 선물

신나? 선물? 너 미첬니?



ㅡㅡㅡ



99% 잡힌다

CCTV 열 대. 평당 1대꼴

게다가 위에서 뒤에서 정면에서

500만 화소. 손톱에 매니큐어 색까지


합의금

반성 여부, 죄질에 따라 극과 극

자수하면 선처

자수 안 하면 경찰 신고

처벌 경감 받으려면 합의서 필요


99.9%는 좀도둑

키오스크 즉 금고털이라니!

이건 무조건 100만 원 단위



ㅡㅡㅡ



CCTV 한 대는 동작 감지

손님, 인적 드문 새벽 시간 추정

금방 범인 색출

역시나 새벽 01시 40분

1분만에 따고 털고 도주

능숙하다. 한 번 솜씨 아니다


1.100원 비닐봉지 챙긴다

2.주머니서 가위 꺼낸다

3.키오스크 열쇠 구멍에 넣고 양손으로 돌리고 후비고

4.문 오픈

5.잔돈용 1,000원 지폐 뭉치, 매상, 잔돈용 100원 동전을 비닐에 담는다

6.문 닫고

7.도어 밖으로 도주


의문 하나

열쇠로도 쉽지 않은데. 구멍에 넣어 돌리고 위로 당기고 그다음 90도 회전해야 열리는데. 쉽게 열거나 따지 못 하게

범인이 구조를 아는 거

쓱싹쓱싹 거침없이 금새 터는 거 보니 상습범



ㅡㅡㅡ



열쇠 수리공이 빠르다

30년 거래

72세. 나보다 강산 변하는 세월 위

경찰 순찰차 도착. 지구대가 한참 멀어서지 게을러서 아니다

손대지 말란다. 감식반 온다고

엥, 감식반?

지문 채취한다고

엥, 이런 건 처음

수십 건 절도범 색출했어도 CCTV 녹화면 증거 충분한데? 아하, 금고털이는 죄가 크지. 게다가 01시 야밤

경찰 CCTV 확인

그중 도어 밖

공범이 있군

엥, 어디요?

구석이요. 킥보드 움직이잖아요

자세히 보니 화면 구석에 킥보드 탄 사람 하나

밖에서 망 보고 안에서 턴 겁니다

노련하시네요. 경찰이 다르시네요


가만, 그럼 공범 추가

도구 준비한 금고털이니까 특수절도,

공범이니까 특수 절도, 야간 가중 처벌

이거 대박일세

게다가 상습범 뻔할 뻔 자

초대박

까딱하면 감방행

처음엔 좀도둑이 이러다 평생 감방 사는 거

죄가 클수록 합의금 커진다

그래봤자 백 만 단위지만

아이스크림 하나 600원짜리, 만 원만 사도 VIP인 아이스크림 할인점에서 백 만이 어디여



ㅡㅡㅡ



시간 반쯤 후

감식반 2명

한 명은 젊은 여자. 이삽십 대

세상에

무인 아이스크림 할인점에 감식반이 뜨다니

추석날 아침부터 금고털이범 별일이더니 별별일일세

테레비서나 보던 것을

시신 감식하느라 늦었다고

들었습니다. 명절날 이른 아침부터 수고 많으십니다. 안 오셔도 되는데

닦았나요, 어디 손 댔죠?

감식반 오는 줄 모르고 닦았어요. 물건 흐트러뜨리고 지저분해서 장사해야 해서요

괜찮습니다

이거 천 원권 지폐 누름쇠 판은 지문 찍혔을 거예요. 확실히 손으로 잡아서 밖으로 꺼냈고 닦지 않았어요. 그외는 아내와 제 지문도 있을 겁니다.

테레비대로다. 붓으로 검은 가루인가 키오스크에 손댈 만한 곳 여기저기. 흔적 뚜렷

역시 지문이 없네요

필요로 하는 지문이 원형인가 뭐랬는데 지문 찍을 때 그 부위 말하는 거

지폐 누름쇠 가져갔다가 돌려준다며

비닐봉지에 소중히 담는다

아참, DNA 채취하느라 면봉도 쓰더라

나, 아내 것도 면봉으로 입안 긁고

명절날 초아침부터 고생하는 거 보아 협조했다. 이 사건 범인 것 구분하는 용도로만 쓰고 자료 안 남긴다고

신기한 경험들


놀랍다

자랑스럽다

세계가 부러워하는 우리나라 치안

즉각 떠서 즉시 처리

완벽하게 범인 못 빠져나가게

예방 효과 절로



ㅡㅡㅡ



문제가 하나 있었으니...

범인이 중딩 2학년쯤


물론 보호자 있을 거

학생 두발, 안경 깔끔하고 차림새 멀쩡하니 기본은 있을 거

14세까지 촉법소년이든 15세 이상 미성년자든, 처분이든 처벌이든 당연히 있고 죄질 또한 나쁘니 약할 수는 없을 거고

헌데 중딩이라니

이걸 어쩌나



ㅡㅡㅡ



돈 목적에 이러는 거 아니다


3월에 초6 남 절도범

아이스크림 1,200원 한 개 절도

범행 장면 보니 상습

게다가 잡힐 거 대비해 훔친 거 다시 넣는 시늉의 지능까지

500만 화소라 구분하지 200만 화소로는 어림없다

고의, 상습에 지능

이런 건 내가 다룰 수준 아니기에

경찰 신고

부가 합의 원해 아이와 함께 상담

역시나 상습. 자백 3회에 총 1만 원

이번에 뜯어고치지려면 엄하게 다루어야 한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합의금 100만 원. 뇌에 콱 숫자를 심어줘야 한다. 절도 무지하게 밑지는 장사라는 거.

이러면 부모는 십중팔구 캐쎄라쎄라 배 째라

헌데 내겠단다

엥, 진짜?

진짜다

저녁에 100만 원 입금

다음날 전화해 통장 번호 받아서 90만 원 환불

왜 이러시냐고

아이 눈물 뚝뚝. 다시는 안 그러겠다. 합의금도 훔친 거 약 100배니까 숫자 머리에 박혔을 거다. 부친도 아이 도벽 뜯어 고치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보이셨으니 이런 거액 필요없다. 대신 당분간 환불은 비밀로 하자. 아이를 위해서



ㅡㅡㅡ



금고털이라니

공범에 야간 범행에 상습 확실시까지

어제 새벽 킥보드 타고 둘이서 주변 무인매장 돌며 털었을 확율도


초6은 촉법소년, 이 녀석은 미성년자일 거고


어쩌나

고민 좀 해야것다

합의금 얼마가 적당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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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난 사건 같으나 무인 매장 주인이 한 건 CCTV 범행 장면 찾는데 10분이 전부인 셈

나머진 다 경찰이 한 거. 열쇠 수리공은 고치고

현찰이야 거액 되것나

아이스크림 간식이 주력. 그나마 카드 곌제가 8할

나, 아내는 추석날 이른 아침에 테레비서만 보던 신기한 구경에 재미가 난다

더욱이 머잖아 명절 보너스까지

최악. 부모가 뒤로 자빠져 합의 원치 않아 봤자 그만킁 자식이 벌 더 받으면 그뿐


내가 차카게 사니까 조상님께서 추석 선물하셨나 보다ㅎㅎㅎ




♤ 자체 통계


1,000명 중 1명 극소수 절도

그외 절대 다수는 선량

그마저 좀도둑


이런 키오스크 털이범은 백만 명당 하나쯤일 거. 아무 생각 없으니까.

무 생각 즉 묻지 마가 무서운 건데 무인이라 지 혼자서 하는 거야 주인 위험할 일 없다



♤ 절도 합의금 2,000배


브런치 글

다음 포탈에서 검색해 보시라

뽑혀서 카카오 메인 화면인지 어딘지 걸어놓아 조회수 4만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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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통지서


피해 금액 법정 진술이나 피해 내역 서신 보내면 형사 판결문에 피해 배상 넣어준단다. 민사소송 따로 안 해도 효력있단다


피해 구제 신청 안 했다. 중학생 둘. 형사 법정에 서고 처분 받는 거면 죄값 받는다 치기로. 몇 십 만 원. 위자료까지면 백만 원 수준. 적지 않지만 학생 상대라 마음 편치 않다. 바른 길 가기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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