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어 힐난에 대하여

글이란ㅡ작가

by 가매기삼거리에서

신조어 비난은 게으름이다.


인문학적, 철학적 정의에 정답은 없다.

어학사전조차도.

거기에 작가의 역할과 기회가 공존한다.

맘에 안 들거든 직접 하시라.

라고

'사람다운 셋'에서 말한 바 있다


정의가 그러할진대 표현은 말해 무엇하리


현실은?


진부한 것 투성이

이를테면

요원의 불길처럼

너른 들판에 불길 번지는 거 본 사람?

들은 사람?

양양 속초간 바람은 양간지풍이라 하고 오늘날 봄철마다 거센 산불

테레비 유튜브 화면에 활활

해서

양간지풍에 산불처럼

줄여서 양간의 산불처럼

대체어 만들어 쓰고 있다

들판의 불길은 언제적 붙은 거고

도대체 언제껏 타오를 것인가




ㅡㅡㅡ




단어는 어떨까?


바야흐로 신조어 전성시대

웃프다, 오나전...어느새 고전이 되었다

살아남기도 사어로 진행하기도

초성 놀이

ㅇ, ㅋㅋ, ㅊㅋㅊㅋ...확대 중 가속 중

첫 글자만 따서 붙이는 합성어 헤아리기 어렵다


신조어가 아름다운 우리말을 해친다는 주장이 꾸준하다

신문 칼럼에서 기자가, 기고 작자가

독보 독창적인 한글의 과학적 기능을 SNS 스마트폰 시대에 맞게 적극 활용하는 걸 힐난하다니

첫 글자, 초성 등 신조어를 시대에 맞게 만들어 쓴다고 우리말 아름다움에 금 긋는 거 아니다

보태는 거고 죽을 건 죽고 살 건 산다

말이란 게 원래 그런 거

세계 공용어 영어 하고 싶어도 못 하고

14억 인구 중국어는 스맛폰 자판에 넣지조차 못 해 편법. 그마저 못 다

우리말 신조어 창의를 칭찬, 독려는 못 할망정




ㅡㅡㅡ




신조어 힐난은 기득권 집착이요, 새로움 거부요, 본질은 게으름이다. 속도를 못 따르거나 쫒기를 포기하는

창의를 칭찬, 독려는 못 할 망정 심지어 세종대왕이 무덤에서 깨어나 개탄할 거라며 으름장


글쎄다

제발 깨어나셨으면

한탄은커녕 덩실덩실 춤을 추실 거

오, 드디어 나의 한글이 시대를 만났노라고

민초, 어린 학생까지 한글의 특성을 제대로 알고 응용까지 한다고


나랏 말쌈이 듕귁에 달아 서로 사맛디 아니할 내 이를 어엿비 너겨 백성을 위해 새 말을 맹가노니 ㅡ훈민정음ㅡ


오늘에 이르러 백성 스스로 새말을 맹글고 있지 아니한가

궁극의 초성으로!

초딩이!

그 사이 새말은 또 얼마나 많았는가




ㅡㅡㅡ




철학적 정의야 전유물 아니나 참 거짓 놀이하는 철학가 몫이라고 양보 좀 하더라도

작가야말로 새 표현, 새말 짓는 게 본업 아닌가

멋진 표현, 멋진 말은 고전, 명작에만 있는 것 아니다

인터넷 시대라 종이 책, 전자 책만도 아니다

작가의 글 한 줄, 한마디가 귀를 뚫고 스맛폰 통해 널리 퍼지기를

영생하기를



ㅡㅡㅡ



조어는 작가의 역할이자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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