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가매기 삼거리에서 Mar 16. 2020

한국은 일본보다 선진국이다

코로나 1차 위기 - 2월 신천지 이후

ㅡ1990년



회사 입사 후 2년만에 해외 첫 출장 일본. 공항 도착. 리무진 타고 창으로 도로를 내다본다. 차선이 여럿이라 무척 넓다. 각종 도로 표지판과 안전 설치물들이 오밀조밀 아기자기. 동경서 여장을 풀고 택시를 탄다. 친절하다. 서두르지 않고 난폭 운전 안 한다. 시내를 걸어다니니 바닥이 호텔 로비만큼 깔끔하다. 담배꽁초가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 확연히 다르다. 한국은 개발도상국, 일본은 선진국 맞다.



ㅡ2017년. 27년 후



처가 가족과 일본 여행. 후쿠오까 공항 도착. 리무진 타고 창으로 도로를 본다. 어랏, 한국과 같네. 아니다. 우리는 새로 한 게 많아 더 쾌적하다. 시내 모텔도, 벳부 일류 호텔도 인테리어가 우리가 훨 낫다. 대도시  대로변 바로 뒤는 검게 삭은 부로꾸 담장이 여즉 그대로. 도시의 이면도로든 시골이든 주택가는 판자 갈이도 안 해 거무죽죽 귀신 나올 거 같은 2층 목조 건물이 어디가나 줄러리. 아하, 잃어버린 20년 일본이라더니 맞네. 우리가 어떤 건 많이 따라잡았구나. 



ㅡ2019년 작년 여름 



아베는 세계 일등이자 한국 간판 기업인 삼성전자의 반도체 세척제 3품목을 전격 수출 금지하였다. 급소를 고르고 골라서 송곳으로 쿡 쑤신거다. 손잡이 부분이 닿도록 꾹 눌러서. 샘도 나고, 한국 한 수 아래인 걸 인정하라고, 항복하라고. 웬걸 달랑 피 몇 방울 흘리고 몇 달만에 완전 회복. 게다가 전화위복. 여타 일소재의 국산화에 박차를 가한다. 일 기업만 작살난다. 닭 쫒던 개 멀뚱멀뚱 지붕 쳐다보기. 그뿐인가? 거대 조선, 생활 가전도 진즉에 꺾었고 케이팝 열풍 문화까지. 아, 우리가 일부는 한 수 위구나. 



ㅡ2020년 3월 16일. 코로나19



한국은 31번 환자를 기점으로 확진자가 급증한다. 정부는 의심이 조금이라도 가는 사람은 죄다 검사하고, 확진자 동선 문자 서비스 등 모든 정보를 공개한다.  국민은 전국과 지역의 상황을 손바닥처럼 훤히 읽고 각자 알아서 처신한다. 사회적 거리 두기 등 예방에 적극 동참한다. 3주만에 확진자 수 급감 변곡점.

아메리카 퍼스트 트럼프가 애써 인정하지 않다가 급해지니 우리 따라서 드리이브 쓰루 검사한다. 합리적인 독일은 벌써 도입했다. 프랑스 대통령이 직접 전화해서 도움을 청한다. 그런 나라로는 대여섯 번째다. 질병관리본부는 자문 요청이 여러 통로로 각국에서 쇄도. 세계 언론은 하루가 멀다하고 한국을 배워야 한다며 입이 마르도록 칭찬한다.

일본은 37.5도 고열이 4속해야 검사해 준다. 그걸 충촉해도 의사가 폐렴이라고 인정해야 한다. 아주 매우 대단히 까다롭다. 중간에 해열제 먹고 하루라도 열이 내리면 다시 다음날부터 4일 연속 고열이 돼야한다. 그래서 검사 비율이 우리나라의 5%밖에 안 된다. 그 정도면 무증상자든 증상자든 충분히 이미 다 퍼뜨린 뒤다. 그래놓고 인구당 확진자 비율이 일본이 제일 낮다고 자랑질이다. 시험 문제를 풀지 않고 틀린 게 없다고 우기는 것처럼.  

일본은 감염자가 감염된 걸 확인도 안 하고, 그러니 통제도 못 한다. 그러니 증상이 있어도 제멋대로 돌아다닌다. 16일 NHK 보도에 따르면 광역자치단체인 오사카부 청사 직원인 60대 남성은 발열, 기침에도 11일간 계속 출근했다. 마스크도 안 쓰고. 오사카부는 청사를 폐쇄하지 않기로 한다. 교토통신에 따르면 지바현 거주 20대 보육사는 지난달 27일 발열이 있었지만 이달 7일 감염이 확인될 때까지 4일간 열차를 타고 도쿄의 보육원으로 출근했다. 심지어 군마현에서는 70대 남성 의사가 열과 기침 등의 증상이 나타난 후에도 1주일 넘게 외래 환자를 진료하거나 왕진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14일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ㅡ연합뉴스 3월 16일 기사. 기침, 발열에도 출근, 진료..일본 코로나19 대응 '구멍'ㅡ 구멍이 아니라 일본 전역이 이런 식이니 배양 접시다.

그렇게 방치한 지  달째. 확진자 수가 중국이 200명에서 11일만에 1만 명 50배, 유럽이 일주일 사이 10배 폭증했다. 한달이면 4주, 10배×10배×10배×10배=1만 배다. 100명이 감염되고 한달 지났으면 ×10,000=100만명이 이미 감염된 거다. 일주일 후면  또 10배 1천만 명. 반만 잡아도 50만, 500만. 이러고도 올림픽한다고 우긴다. 아무리 찍어 눌러도 머잖아 폭발한다. 후쿠시마 원전처럼. 아무리 꽁꽁 숨겨도 전년 대비 3월, 4월 사망자 수 통계보면 드러난다.  


그런데도 오늘 마이니치 신문의 일본 유권자를 대상으로 한 전화 여론조사에 따르면 '일 정부 코로나19 대응 엇갈린 반응...긍정 평가 49% 부정 평가 45%'란다. 또한 다른 보도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한국의 드라이브 쓰루가 부정확하다며 비판하고 확진은 의사가 대면 진찰해야만 하기에 도입 의향이 없단다.

아베 바보 아녀? 국민 천치 아녀? 일본 민주주의 맞어? 헌법에 국민의 생명과 안전 보장 조항이 있기는 한겨?

오늘날 일본은 한국보다 후진국이다. 한국이 선진국이란 걸 이번에 처음 알았다.

자랑스럽다.





후기



일본이 이해가는 면이 없지는 않다. 올림픽은 전세계인을 초대한 잔치니까. 경제에 큰 도움되니까. 취소되면 수십 조원 어마어마한 손해 보니까. 코로나19가 이렇게 전파력이 강한 줄 아무도 몰랐으니까.


아베는 한국이 엄청 미울 거다. 중국은 헤멨는데 한국은 꺼떡없다. 거기다 한국은 새로운 표준을 제시한다.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은 물론 세계가 칭송하고 배우려한다. 한국 사례만 없다면 핑곗거리 찾을 수 있는데.    


다른 나라는 우리 경험을 전수해 도와주고 싶다. 일본은 깨소금이다. 남의 불행이 행복으로 느껴진다. 왜일까? 독도가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지만 않아도 이러지는 않는다.


아무리 그래도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우선이다. 늦빠. 늦었다고 생각될 때가 빠른 때다.  




2020. 03. 16

이전 01화 세상을 바꾸는 코로나 바이러스 19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