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가매기삼거리에서 Apr 19. 2024

1월 12일인 이유

109인 대학 신입생 납치 사건-5화


사단 신병교육대. 130여 명 중대 단위로 훈련. 그중 넷만 강원도. 춘천, 원주, 태백, 고성 각 1명. 그외 훈련병 전부 다 경상도. 악화는 양화를 구축한다는 말은 언어에도 통한다. 표준말은 사투리에 먹히니까. 원주는 경기도 여주에 접했다. 거의 표준말이라서 강세가 없다. 경상 병력에 섞여 5주 훈련 마치고 나니 내 말투가 고저가 있는 경상도 사투리로 바뀐다. 의식 않았는데 저절로. 어머니, 동생이 면회 왔을 때, 1년 후 휴가 나왔을 때도 여전히 경상도 억양. 팔자에 없이 반 경상도 사람.


입영통지서. 입대일자 1월 12일. 춘천 103보충대. 일주일 전에 통지서 받는다. 신검은 없었다. 그전에 대학은 나를 직권 휴학 처리. 내가 자발적으로 휴학계 내지 않았으니 강제 휴학. 휴학이면 자동 군 입대.


왜 하필이면 입영일이 1월 12일일까? 급하게 일주일 전에 통지했을까?


방학이었던 거. 학기 중에 강제 휴학, 강제 징집이면 틀림없이 전국 학생

반정부 데모로 확산. 강제 징집 무효 가처분 소송. 해서 쥐도 새도 모르게 납치해 군에 보내기로 전두환 군사 정권이 음모해 실행한 거. 1월 7일경 입영통지서 수령. 시간을 안 주려고, 방학 중 모든 걸 끝내려고 일주일 후가 입영일. 서두르다 보니 강원도 넷만 따로 훈련할 수 없기에 정상으로 소집한 경상도 병력에 급하게 끼워넣은 거. 문무대 109인 강제 징집 사건. 109인 절대 다수 입대일이 같은 1월이나 2월. 즉 방학 중 강제 휴학, 강제 징집이었다.


일명 '문무대 109인 강제 징집 사건'. 강제 징집이라는 말로는 진실과 거리가 있다. 어딘가 모르게 정당한 거도 같은 뉘앙스. 본질은 전두환이 징집을 가장해 평범한 대학생들을 강제로 납치해 군 병영에 가두고 감시, 학대한 희대의 납치 사건이다. 허니 '109인 대학 신입생 납치 사건'이 맞다. 109인 외에도 납치로 고려대 80학번 김두황 외 6인이 군에서 의문사 했다. 총 300여 명이 납치 되어 군 복무 기간은 물론 생애 트라우마를 겪고 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