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 징집 아니고 납치 사건
109인 대학 신입생 납치 사건-6화
납치니까 못 견뎠던 거. 두려웠던 거. 억울했던 거. 납치 주범을 사살하고 자살하려 했던 거. 자대서도 부적응자였던 거. 집단 구타로 병원에 입원했던 거. 의병 제대하려 했던 거. 이도 저도 안 되니까 어쩔수없이 포기하고 전역을 기다렸던 거. 자살이든 의병 제대이든 전역이든 내겐 납치로부터 탈출이었던 거. 직권 휴학 시킨 대학이 공범이었던 거. 복학해 대학 총장실 다 때려부쉈던 거. 트라우마로 환갑 넘어서도 꿈을 꾸는 거.
납치라고 정의하니 다 설명된다. 강제 징집이라는 표현은 부족하다. 납치가 실상 실질. 징집이란 게 본래 강제성을 가지기에 강제+징집은 납치가 부분 정당한 듯 보이는 일면.
군영은 납치범에게 납치 장소로는 더할 나위 없이 매력인 곳. 인신 구속해서 사회로부터 격리. 30개월 즉 2년 반. 구타, 보안대의 감시와 통제. 운동권 대학생이나 반독재 인사는 체포해 경찰, 남영동 밀실에서 고문해 감옥에 가둔다. 병신 되기도 죽기도. 폭력배거나 아니어도 문신이 있는 자는 잡아다 삼청교육대에 잡아가서 조팬다. 병신 되거도 죽기도. 그게 아닌 갓 대학 신입생은 강제 징집해 군영에 가두어 팬다. 병신 되기도 죽기도. 세 경우의 공통점. 납치, 구타, 부상 또는 사망, 감시와 통제. 광주에서 민중을 집단 살해한 군부가 못할 건 없다.
이리 보건대 자칭 '문무대 109인 강제 징집 사건'은 '109인 대학 신입생 납치 사건'으로 재 명명할 필요. 문무대 아니라 납치가 핵심어. 강제 징집 아니라 납치가 실제 행위. 문무대건 다른 어디건, 무슨 사유건 전두환은 군사 독재 정권에 저항하거나 또는 반항할 거 같은 싹으로 판단되면 자라기 전에 싹둑 자른다. 아직은 어린 대학 신입생을 군영에다 납치해 가두고 감시하고 학대했던 것. 정치와 무관한 학생들까지. 문무대 109인 뿐 아니라 당시 다른 사유의 강제 징집도 납치 한 단어로 명확히 설명된다. 합법, 정상적인 징집과 확연히 구분.
정의
'109인 대학 신입생 납치 사건'이란 군사 쿠데타로 정권을 찬탈한 독재자 전두환이 법에 없이 신성한 국방의 의무를 악용해 선량한 대학 신입생을 강제로 군영에 30개월 가두고, 감시하고 학대한 희대의 납치 사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