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은 누군지 가물. 짐작은 간다. 요즘 두 아이가 부쩍 애교.초4, 초3. 둘이 친하다. 자매 아니다. 학원 다니면서 친해졌다고.둘 중 초4다. 아이들도 안다. 나는 이름 기억 못 한다고 말했다. 몇 백 명이라서. 그리고 나이 들면 이름 잘 못 외운다고. 서운해 말라고.
여아가 남아보다 훨씬 살갑다. 초로, 초딩이 친구 삼은 지 일 년 넘었다. 초3 아이 부모가 나를 잘 안다. 아이 전에 친구의 부가 내 막내동생 친구라고. 자연스레 나에 대해 알게 된 거. 아이와 친구로 지내는 거. 이젠 부모들 대개 다 알 거. 아이와 함께 오면 웃음 활짝. 내가 아이를 아끼는 거 알기에. 아주 어쩌다. 애들이 반말하고 버릇 없네요. 십중팔구 뜨내기. 아파트 단지 주민 아니다. 아, 아닙니다. 이거 보세요. 아이들과 친구로 지내는 거예요. 읽고는 아, 그렇구나. 재밌어요.
위 초3 아이. 친구와 찰떡같이 붙어다니더니 친구가 안 보인다. 그리고 남친 생겼다고 자랑. 션찮은지 다시 혼자 몇 달. 한 살 언니와 친구된 거. 말을 서로 놓는다. 시균아 습관 때문일까? 내가 먼저 진작 각각 친구였는데 최근 둘이 친구됐으니까 셋이 친구. 그래서 자연스레 둘이 반말일까?
다른 친구들 전화 거의 매일
시균아, 봄이 언제 와?
일주일에 한 번 가. 이번 주에 데려갈게
봄이는 키우는 말티즈
그러자. 고마워
시균아, 누가 아이스크림 봉지 뜯었어
시균아, 통장 이체하면 안 될까
시균아, 시균아, 시균아
가게에서
시균아, 나 오늘 수학 시험 망쳤어
시균아, 담배 또 피면 친구 끊을 거야
시균아, 담배 끊어. 나 대학생일 때까지 살아야 해
시균아, 이거 다른 데서 싸게 팔아
시균아, 시균아, 시균아
문화지만 엄격 지나치다. 말부터 존대로 상하가 확연하니 근본적으로 친구 되기 어렵다. 작지만 큰 시도. 나이 따지지 않고 이름 부르며 친구 되기. 해보니 너무 좋다. 이 나이에 누가 나를 반길까. 가게 가면 얼굴 보고, 집이면 전화 주고. 아이들도 신나 해. 할배와 친구되는 신기한 경험. 어떤 아이는 다른 아이를 화상으로 연결해 준다. 발 다쳐서 못 나간다고. 이런 귀한 친구가 몇 백 명이나.
고교친구는 몇 안 되어 더욱 귀하다. 온라인 더구나 작가인 고교생은 유일하다.이름 알면 좋지만, 작가명만으로도 나는 넘넘 행복하다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