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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매기삼거리에서 Jan 08. 2020

2단계 - 웃자

혼자 하는 행복 전 학습 8단계

          

웃자

활짝 웃자

오늘이 가장 행복할 때 아니겠는가   

   

웃자

그냥 웃자

웃지 않는데 행복이 찾아오겠는가  

  

울자

실컷 울자

어제가 가장 슬플 때 아니었는가    


울자

그냥 울자

울지 않는데 슬픔이 가시겠는가   

 

참자

꾸욱 참자

화내본들 무엇이 나아지겠는가  

  

참자

그냥 참자

원망한들 누가 곁에 남아있겠는가  

  

돌아보면 잠깐이고

내다보면 한참인데

심각해서 무에 그리 좋겠는가    


그저 잠시 다녀가는 삶이지 않겠는가

그나마 숨이 있어 웃고 울고 참을 수 있으니

이거야말로 행복이지 않겠는가 

   


2017. 07. 11




이날부터 우그러진 상 펴고 입 벌려 이빨 보이며 활짝 웃기로 작정. ㅎㅎㅎㅎ







-- 학습 목표


1. 입 한껏 벌리고 고개 젖히고 웃는다. 혼자 10초가량. 누가 보면 미친 사람처럼.  

2. 이 순간 이후로 누구를 만나든, 사진을 찍든 늘 이가 보이게 활짝 웃는다.




-- 학습 요령



1. 지금 활짝 웃지 못할 원인이 지금 웃지 않으면 해소되는가 생각해 본다.

2. 언제부터 활짝 웃을 건가 생각해 본다.




-- 본문 해설


13일 후. 치킨집 주방 창가에 서서 도마 위에 닭을 손질하고 있었어요. 머리에 번개가 내리쳤나 불현듯 이런 생각이 들었지요. 어, 내가 왜 이렇게 심각하게 살지? 웃어본 게 도대체 언제야? 명랑 쾌활 긍정의 아이콘이었던 내가? 이렇게 걱정만 하다가 어느 날 죽는 거야? 결혼해 가족 부양의 의무를 다하느라, 사업에 한 번 대실패 해 빚더미에 짓눌려서, 빚과 이자 갚느라 웃음을 점차 그러다 완전히 잃었던 겁니다.


근데 지금은? 우선 건강은? 중풍, 당뇨병 가족력으로 아버지 50세에, 3남 3녀 형제자매 중 다섯이 40세 넘어 쓰러지거나 치료 중인데 나만 아직 사지 멀쩡해 걸어 다니고 치매 없어 정신 온전하고. 가족은? 어머니는? 사랑 독식한 장남으로서 효도 제대로 못하고 아버지를 잃어서 어머니라도 모시고 살려고 25년 전 고향 내려왔고, 결혼해 며느리, 떡두꺼비 손자 둘 보고 다 함께 행복하게 살다 2년 전 보내드렸고. 아내는 말 많은 내 얘기 잘 들어주고, 아들 둘 잘 자라 장성했고. 집은? 아파트 있고. 상가 건물 2층짜리 조그만 거지만 있고, 수입차. 싼 맛에 맨날 중고 똥차들만 몰다가 잘 나갈 때 생애 최초로 산 새 차였지만 지금은 주행거리 20만 키로가 넘어 경차 반밖에 안 되는 시세지만. 내 건물서 하는 치킨집 직업 있고. 그러니까 대충 중산층. 현재 가진 걸 건. 아. 집. 상. 차. 직 일곱 자로 축약해 외워 다니기로 했습니다. 즉 건강, 아내와 아들 둘, 집, 상가, 차, 직업. 돈 욕심나면 단칼에 자르려고요.


내가 없거나 부족한 건? 돈이네. 빚은 다 갚았고. 그렇지만 필요하지. 생활비 좀 부족하고, 학비도 보태야 하고, 아들 둘 장가도 보내야 하고, 노후도 대비해야 하고, 차도 수리비가 부담되니 새 차로 바꾸면 좋고. 헌데 웃지 않으면 돈이 해결되는 거야? 나이가 벌써 57세 환갑이 다가오는데? 아님 웃으면 돈을 못 버는 거야? 나머지 생도 화난 얼굴, 경계의 눈으로 우거지상 하고 살아야 하는 거야? 이건 아니지.


하하하하. 일부러 입 한껏 벌리고 고개 젖히고 호탕하게 웃어보았습니다. 누가 보면 미친 사람처럼요. 이날부터 우그러진 상 펴고 입 벌려 이빨 보이며 활짝 웃기로 작정했습니다. 웃는 게 돈이 드나요? 품이 드나요? 나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도 덩달아 기분 좋아지고요. 나이 들어서 일부러 웃지 않으면 웃을 일이 아예 없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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