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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매기삼거리에서 Jul 25. 2020

(사랑) 꼬북이와 젖꼭지

더불어 행복 실전 - 행복은 지금 이 순간


 -- 장가들고 처가 식구들과 가장 행복한 순간. 이리 터놓고 다 함께 깔깔 웃은 건 처음이다. --




일본 여행.


스기노이호텔서 일류 뷔페 먹고 이어서 최상 온천.

나와서 장모님, 처남, 처남댁, 처제, 아내, 나 여섯이 함께 휴게실 소파에 널브러져 쉬면서 콜라로 갈증을 푼다. 장인 어르신은 뷔페서 2.7리터 소주를 반주로 드셔서 객실서 주무시고.

입이 심심해 꼬북이 과자 한 봉을 뜯는다. 맛보며, 봉지를 들어 보며 한 마디씩 내뱉는다.



"일제 꼬북이네." "

"우리나라 꼬북이와 똑같이 생겼다."

"꼬북이와 맛도 같네."

우리가 꼬북이, 꼬북이 하니까 장모님이,


"그게 머라고? 젖꼭지?"

순간 다 함께 웃음이 빵 터진다.


"젖꼭지, 젖꼭지래."
"꼬북이가 젖꼭지래."

떼 웃음이 잦아들만할 때 누가 "젖꼭지" 하면 빵, 다시 "젖꼭지" 하면 또 빵.
첨엔 그냥 웃다가 꼬북이와 젖꼭지를 생각할수록 더 웃기니 허리를 제치고 그다음은 배를 접고 웃는다.

한참 다른 얘기하다 누가 또 "젖꼭지" 하면 빵, 다시 "젖꼭지" 하면 또 빵

이런 식이다.
빵빵 빵빵...
30여분 걸쳐 열댓 번 다 함께 웃음이 터진다.

장모님도 사위와 자식들이 다 함께 웃음꽃 활짝 피니 너그러운 마음으로 덩달아 즐거워하시고.

장가들고 처가 식구들과 가장 행복한 순간.
이리 터놓고 다 함께 깔깔 웃은 건 처음이다.

마음속으론 장모님이 많이 늙으셨구나 서글펐지만 터진 웃음을 막을 길은 없었다.

결혼 25년 만에 처가와 첫 해외여행이었다.
아내와도.


2018. 06.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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